배우 손태영 ⓒ김병관 기자
하얀 치아를 드러내며 웃는다. 느긋해 보일 만큼 평온해 보인다. 배우 손태영(27). 순백의 순수한 미소를 지닌 탓일까. 지난 2000년 미스코리아 대회를 통해 대중에 얼굴을 알리고 연예계 데뷔를 한 손태영은 그동안 청순가련형의 미인을 연기해왔다.
그러던 지난 해. 손태영은 자신의 연기활동에 스펙트럼을 넓히는 작품을 만났다. 영화 '경의선'이 그 것. '경의선'을 통해 손태영은 관계자들의 호평을 이끌어냈다. 손태영 스스로도 만족하고 공감하는 대목이다.
성장된 연기력을 인정받았다면 이번에는 캐릭터의 변신도 시도했다. 방송중인 KBS 2TV 월화미니시리즈 '아이엠 샘'(극본 이진매ㆍ연출 김정규)을 통해서다.
순수한 미소와 커다란 눈망울에서 또로록 흘렸던 눈물 대신 다소 엉뚱해서 코믹스러움까지 느껴지는 귀여운 캐릭터를 연기한다. 최근 손태영을 만났다. 손태영은 이 작품에 대해 연기생활의 '터닝포인트'를 만났다고 반색했다.
"그동안 코믹연기 너무 해보고 싶었어요. 그런데 오디션을 통해 만나는 감독님들 마다 '넌 코미디에 어울리지 않아'라는 대답만 하셨죠. 사실 정말 힘들었어요. 제게도 이제 그 기회가 찾아온 것 같아요. 촬영장이 즐겁고 기쁘게 느껴져요. 그리고 연기에 대한 자신감도 많이 생겼어요."
배우 손태영 ⓒ김병관 기자
엄밀히 말하면 '아이엠 샘'에서 손태영은 실질적인 주인공은 아니다. 하지만 자신감 있는 답이 되돌아왔다.
"주인공이요? 중요하지 않아요. 조연이든 주연이든 내가 연기해서 잘할 수 있고, 보는 사람이 편안하게 볼수 있고, 재미와 감동을 줄 수 있다면 상관없어요. 강수연 선배님의 경우 영화 '한반도'에서 단 한장면 등장하셨지만 그 포스는 정말 대단했어요. 작품 속 비중보다는 어떤 역할을 맡아 연기하느냐가 중요한 것 같아요."
사실 손태영은 데뷔이후 지난해까지 연기력이 외모에 미치지 못한다는 일부의 지적을 끊임없이 받아 온 배우 중 한명이었다.
뿐만 아니라 사생활 침해로까지 비춰질 만큼 개인적인 일들이 많은 사람들의 입에 오르내렸다. 그 역시 사람인데 왜 힘들지 않았을까. 하지만 손태영은 여유 있는 웃음을 지어 보였다. '경의선'이후 연기논란을 잠재우며 호평까지 이끌어 낸 탓이었을까.
"시간이 약인 것 같아요. 사실 이유없는 야유에는 속상하죠. 너무 속상했었어요. 하지만 얼마 전부턴가 아무렇지도 않더라구요. 세월이 가면 모든게 상처도 치유되고 무뎌지는 것 같아요."
연기의 성숙과 더불어 내면까지 성숙해진 그다.
배우 손태영 ⓒ김병관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