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BS '왕과나'의 김재형 PD(왼쪽)와 MBC '이산'의 이병훈 PD
대한민국 '사극의 연출의 대가'로 꼽히는 이병훈 PD(63)와 김재형 PD(71)가 올 하반기 마침내 3번째 맞대결을 펼친다.
두 사람은 시청률 50%가 넘는 히트 사극만도 여러 작품 남긴 덕에 자의와 관계없이 연출 드라마가 같은 시가에 전파를 탈 때마다, '거장들의 맞대결'에 방송 관계자들 및 시청자들의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이번에도 마찬가지다. 김재형 PD는 오는 27일 첫 방송될 '환관' 김처선의 일대기를 다룰 50부작 사극 '왕과나'로 시청자들과 만남을 가지며, 9월17일부터는 이병훈 PD가 연출을 맡은 조선의 왕 '정조'의 인간적인 모습을 그릴 60부작 드라마 '이산'이 전파를 탄다.
올 하반기 월화 드라마의 왕좌를 차지하기 위해 피할 수 없는 대결을 펼쳐야하는 상황에 직면한 것이다.
이병훈 PD와 김재형 PD는 지난 2002년 당시 각각 MBC '상도'와 SBS '여인천하'로 본격적인 첫 맞대결을 펼쳤고, 결국 '여인천하'의 시청률 우세 속에 경쟁을 마쳤다. 하지만 지난 2003년에는 '대장금'의 이병훈 PD가 '왕의 여자'의 김재형 PD에 시청률 면에서 '우세승'을 거뒀다.
하지만 두 거장의 맞대결을 시청률로만 판정 짓기에는 무리가 따른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두 PD 모두 그동안 각기 다른 연출 스타일을 선보이며, 시청률을 떠나 작품성 면에서 높은 완성도를 보여줬기 때문이다.
올해로 방송 경력 37년째인 이병훈 PD는 연출 스타일이나 현장에서 '부드러움'을 추구하는 연출가로 정평이 자자하다. 이는 '허준' 및 '대장금'에서도 잘 드러났다. 연기자들이 작품 속에서 딱딱한 사극 말투가 아닌 현대식 말투를 사용케 하고, 주인공들의 인간적인 면을 주로 다룬 점 등이 이를 방증하고 있다. 이PD는 '이산'에서도 '왕' 정조가 아닌 인간 '정조'의 모습을 주로 그릴 예정이다.
이에 비해 김재형 PD는 카리스마 넘치는 연출가라 할 수 있다. 지난 62년 '국토만리'를 통해 TV 사극 시대를 연 김PD는 전작인 '용의 눈물' 등을 통해 주로 선 굵은 연출력을 선보였다. 촬영 현장에서도 김PD의 카리스마는 대단하는 평가다. 김PD는 고희가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왕과나' 촬영 현장에서 여전히 '파워' 넘치는 모습을 선보이며 연기자와 제작진을 앞장서서 독려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번에 방영될 '왕과나'에서 김PD가 주인공인 '환관' 김처선을 과연 어떻게 그려낼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도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