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라보..' vs '즐거운 인생', 닮은꼴 영화 왜 나오나

전형화 기자  |  2007.08.31 10:50


직장인 밴드의 이야기를 다룬 두 영화가 일주일을 앞두고 나란히 개봉한다.

백윤식 임하룡 주연의 '브라보 마이 라이프'(감독 박영훈ㆍ제작 모프엔터테인먼트,미디어아지트)가 9월6일 개봉하는 데 이어 정진영 김윤석 주연의 '즐거운 인생'(감독 이준익ㆍ제작 영화사 아침, 타이거픽쳐스)가 13일 개봉하는 것.


두 영화는 위기의 중년들이 밴드를 결성해 삶의 탈출구를 찾는다는 공통된 소재를 가지고 있어 제작부터 비교가 됐다. 개봉 시기를 놓고 저울질을 했으며, 배급 역시 라이벌 사인 쇼박스와 CJ엔터테인먼트가 맞아 눈길을 끌었다.

영화계에서는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끼리 맞붙는 만큼 시너지 효과가 날 수도 있다는 낙관적 예측과 어느 한쪽에만 몰표가 쏟아질 것이라는 비관적인 예측이 상존하고 있다.


비슷한 소재를 다룬 영화들이 동시에 개봉하는 것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다.

멀리는 지난 61년 신상옥 감독 최은희 주연의 '성춘향'과 홍성기 감독 김지미 주연의 '춘향전'이 맞붙어 '성춘향'의 완승으로 끝났다.


80년대 비슷한 소재의 에로물이 범람했으며, 잠잠해지는 듯 했으나 소방수들의 우정을 그린 '리베라메'와 '싸이렌'이 개봉한 이래 비슷한 사례들이 줄을 잇고 있다. 여러 남녀의 사랑을 담은 '내 생애 가장 아름다운 일주일'과 '새드무비'도 비슷한 시기에 극장에 걸렸다.

특히 올해는 '아들' '날아라 허동구' '눈부신 날에' '마이파더' 등 아버지와 아들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줄줄이 개봉했다.

이런 현상은 비단 우리 영화계만 있는 것이 아니다. 할리우드에서도 혜성의 지구 충돌을 소재로 한 '딥 임펙트'와 '아마겟돈', '벅스 라이프'와 '개미'가 함께 개봉했다.


그렇다면 자칫 제 살 깎아먹기로 비출 수 있는 이런 현상은 왜 일어나는 걸까?

혹자는 충무로가 좁다보니 서로 소재를 이야기하다 아이템이 돌고돌 수 있다고 지적한다. 한 영화 제작자는 "생각하는 것도 비슷하고 트랜드를 다루는 것도 비슷하다보니 이런 현상이 나오는 것 같다"고 말했다.

하지만 영화들이 기획부터 제작까지 수년이 걸리고 각기 제작기간이 다르기 때문에 이런 추측은 맞지 않는다. '아들'의 장진 감독은 "영화 제작이 몇 년이 걸리는 데 같은 아이템을 공유하겠냐"며 일축했다.

다수의 영화 관계자들은 이런 현상에 대해 충무로 소재가 고갈됐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메이저 배급사의 관계자는 "소재가 한정되어 있다보니 비슷한 아이템이 돌고 돈다. 특히 사회적인 트랜드를 쫓는 기획 영화일 수록 그런 현상이 이는 것 같다"고 말했다. 결국 쓸만한 이야기가 적다보니 이런 현상이 생긴다는 뜻이다.

소재를 찾아 일본 소설 판권을 매점매석하는 붐이 일고 있는 충무로가 귀담아 들어야 할 부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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