레게듀오 스토니스컹크가 최근 4집을 발표했다. 오른쪽이 빌보드 4위까지 오른 스컬. ⓒ홍봉진 인턴기자
지난 4일 발매된 레게듀오 스토니스컹크 4집 트랙리스트를 훑다보면 ‘S-Kush 무시하니’가 눈에 먼저 들어온다. 이 노래는 굳이 들어보지 않아도, 에스쿠시(본명 김병훈)의 설명을 듣지 않아도 느낌이 딱 왔다. 동료 멤버 스컬(본명 조성진)이 혼자 미국 빌보드차트의 높은 순위에 오른데 대한 주위의 억측들을 물리치고 싶은 에스쿠시의 마음이란 것을.
“맞아요. 스컬이 미국에 있는 동안 한국에 있으면서 겪은 스트레스를 담은 곡이죠. 난 가만 있는데, 난 괜찮은데, 왜 자꾸 사람들이 저를 불쌍하게 보는지 모르겠어요.”(에스쿠시)
스컬이 미국에서 맹활약하는 동안 한국에 있던 에스쿠시는 만나는 사람마다 ‘서운하지 않느냐’는 질문을 너무 많이 받아 스트레스가 이만저만이 아니었던 것이다.
“스토니스컹크가 국제적인 이름이 돼 너무 자랑스러워요. 스컬은 쉽게 생기지 않는 기회를 잘 잡았죠. 사람들은 스컬이 빌보드에 올랐다는 것만 알지 그 이면에 힘들었던 과정은 전혀 몰라요. 생면부지의 땅, 위험한 곳, 모든 게 서툴고 낯선 곳에서 좋은 결과를 얻어 나도 너무 행복했어요. 그런데 만나는 사람마다 스컬 이야기…. 난 아무렇지도 않은데….”
에스쿠시는 그래도 ‘S-Kush 무시하니’가 알려진 후 홈페이지에는 ‘에스쿠시 무시 안할게’라는 글이 많이 올라와 웃음을 짓곤 한다고.
스컬은 자신도 낯선 이국생활이 힘들어 ‘때려치우고’ 싶은 마음이 생겨났지만, 참고 이겨냈다고 한다. 그러면서 차츰 클럽가에서 인정을 받기 시작했다. 빌보드에 오르면서 자신에게 언론의 관심이 쏟아지자 에스쿠시에게 미안한 마음이 들기 시작했다고 한다.
스컬이 “에스쿠시에게 상당히 미안했던 것은 사실”이라고 고백하자 에스쿠시는 “원래 스컬이 잘 챙겨주지 않는 스타일인데, 이번엔 미안한지 선물도 사다주고 잘 챙겨주더라. 후드 티셔츠를 사달라고 했더니 신발까지 사주고. 하지만 스컬은 미안해 할 필요 없었다. 본인이 열심히 노력해서 얻은 결과인데”라고 웃었다.
에스쿠시가 한국에 남은 자의 스트레스를 ‘S-Kush 무시하니’에 풀어냈다면, 스컬은 ‘LA스토리’를 통해 떠나있는 자의 힘들었던 미국생활과 그걸 이겨낸 보람을 동시에 담았다.
“이제 미국 가는거냐? 한국에서는 안하는 거냐? 스컬 혼자 하냐? 그럼 에스쿠시는 뭐하냐? 이런 말들이 많았어요. 그런데 이번 앨범이 나와서 그런 말들이 쑥 들어갔죠. 앞으로도 스토니스컹크는 헤어짐 없이 계속 이렇게 한국과 미국에서 음반을 낼 겁니다.”(스컬)
4집을 발표한 레게 듀오 스토니스컹크 ⓒ홍봉진 인턴기자
스컬은 빌보드 차트 4위에 올랐지만 ‘잘 되긴 했는데, 아직 멀었다’고 겸손해 했다.
“아직 샴페인을 터트릴 수는 없어요. 아직 많이 부족하고 올라갈 길이 많아요. 아직 국내에서도 더 올라가야할 길이 많은데요. 성공이란 말은 더더욱 아닙니다. 이제 한 단계 올라섰을 뿐이에요.”
스토니스컹크는 애초 이번 앨범 ‘More Fyah’에 대해 대대적인 홍보활동은 계획하지 않았다고 한다. 스컬이 머라이어 캐리와 영화 출연이 약속돼 있고, 미국 앨범 작업도 있어 ‘굵고 짧은’ 음반활동을 벌일 예정이다.
타이틀곡은 ‘자장가’로 슬픈 기타 선율과 신나는 레게톤 드럼이 오묘하게 조화를 이루고 있다. 에스쿠시가 잠을 자다 문득 ‘자장가’란 단어가 떠올랐고, 스컬이 이를 노래 제목으로 썼다.
‘홍등’은 에스쿠시가 어느 날 홍등가 여성의 삶을 다룬 TV다큐멘터리를 보고 만든 곡으로, 에스쿠시가 1절에서 홍등가 여성을 사랑하는 남자의 입장에서 노래했고, 스컬이 2절에서 그 여성의 입장에서 화답하는 내용이다.
‘카지노’는 카지노에서 베팅을 하듯, 사랑에 운명을 걸었고, 음악에 인생을 걸었다는 내용이다. ‘Irie Jamaica’는 2005년 자메이카에서 뮤직비디오를 촬영하며 겪었던 일을 추억하며 만들었다. 이번엔 원타임의 테디가 ‘행복해요’의 편곡을 맡았고, ‘Fired up’에서 랩 피처링을 맡았다.
스토니스컹크는 이번 앨범을 통해 더욱 깊어진 레게 솔을 퍼트린다는 각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