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밀양' 美아카데미서도 통할까..후보선정 가능성은?

윤여수 기자  |  2007.09.12 10:18


이창동 감독의 영화 '밀양'이 내년도 미국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 부문 한국 출품작으로 선정됐다.

한국영화는 그 동안 매년 한국 출품작을 선정해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 부문 후보작 선정에 도전해왔고 이창동 감독은 지난 2002년 '오아시스' 이후 또 다시 아카데미상 후보작 선정을 노리게 됐다.


과연 그 가능성은 얼마나 될까.

◇"휴먼드라마를 주목하라"


영진위는 "작품 자체의 질을 놓고 등수를 매기는 방식의 평가를 수행하기보다는 아카데미 영화상의 취향에 적합한 작품을 선정하는 방향으로 논의를 진행하자는 것이 심사위원들의 공통된 의견이었다"고 밝혔다.

심사위원들은 '밀양'이 "가장 아카데미에 근접한 영화"라는 데 "합의했다"고 설명했다.


또 '밀양'은 "한 여성이 운명과 맞서거나 혹은 순응하는 이 이야기는 휴먼스토리라는 코드로도 읽힐 수 있고 여배우의 연기를 가장 중요한 감정적 포인트로 표출할 수 있는 여지가 있다"면서 "이런 점이 세 작품 중에서 보수적인 아카데미에 가장 근접한 장점이 될 수 있지 않을까 하는 희망 섞인 판단에 동의"했다고 영진위는 말했다.

이와 함께 지난해 영진위는 "외국어 영화상 심사경향이 아카데미의 일반적 성격-평균연령 60대의 투표인단이 '안전하고 마음을 따뜻하게 해주며, 삶을 긍정적인 시선으로 보게 하고, 기분이 좋아지는 요소로 가득찬 작품'을 암묵적으로 선호하는 경향, 특히 사회적 이슈를 양념처럼 살짝 첨가해 주인공이 역경을 이겨내는 등의 휴먼드라마에 대한 애착-에서 크게 벗어나지 않는다"고 분석한 바 있다.

실제로 최근 10년 동안 수상작들 가운데 "가족, 여성, 어린이, 역사, 휴먼드라마를 다룬 작품이 많다"고 영진위는 설명했다.

이 같은 관점에서 '밀양'은 보편적인 휴먼드라마로서 비칠 가능성이 크다.

영화 '밀양'은 삶의 유일한 희망이었던 아이를 무참하게 잃은 뒤 종교를 위안으로 삼지만 이 마저도 자신을 '배신'하는 비극적인 일상을 살아가는 여인의 이야기. 지난 5월 한국 개봉 당시 영화 안팎의 여러 가지 조건상 마케팅 포인트를 '멜로영화'로 포장했지만 '밀양'은 삶의 비극성과 그 사이에 피어나는 작은 희망에 관한 영화로 읽힐 만하다.

◇"미국시장을 노린다"

미국 아카데미상 후보 선정 혹은 수상 가능성을 높게 하는 데에는 미국을 비롯한 북미 지역에 영화를 선보이는 것도 영향을 미친다.

영진위는 "미국의 유수 배급사들이 배급한 작품들이 수상 기회를 많이 갖는다. 이들 배급사의 영향력이나 아카데미를 전후한 미국 배급 상황이 심사 때 주요 고려사항이다"고 설명한다.

이에 따라 영진위는 아카데미상 후보작 선정을 위한 한국 출품작 신청 서류에 미국 배급 계획서, 해외 세일즈 업체 및 미국 등 해외 배급사와 맺은 계약서, 최근 5년 이내 해외 세일즈 업체의 미국 판매 실적이 담긴 서류 등을 포함시키고 있다.

또 이 서류들 가운데에는 신청작의 감독이 제작한 작품 중 최근 5년 이내 해외영화제 수상 및 미국 개봉 증빙자료도 들어간다.

현재 '밀양'이 미국을 비롯한 북미 지역에 판매됐다는 소식은 들리지 않는다.

하지만 지난 6일 막을 연 북미 지역 최대 영화제인 토론토 국제영화제에서 관객을 만나고 있다.

또 뉴욕영화제, LA영화제 등 미주 지역 주요 영화제에 잇따라 초청됐다.

◇칸의 힘, 아카데미까지?

지난 5월 제60회 칸 국제영화제 경쟁부문에 진출, 언론과 평단의 호평을 받았다는 점, 주연배우 전도연이 여우주연상을 수상했다는 점도 후보작 선정에 유리하게 작용할 가능성도 크다.

당시 '밀양'과 전도연은 각종 언론 지면을 통해 호평을 받았다.

전도연은 이후 세계적인 영화전문지 버라이어티가 선정한 '세계에서 가장 영향력 있는 여성 50인'(Women's Impact Report)에 꼽히기도 했다.

이에 따라 '밀양'은 세계적인 인지도를 그 만큼 높여놓은 셈이 됐고 이는 아카데미상 외국어영화 부문 후보작 선정에 영향을 끼칠 수도 있다.

물론 아카데미상은 '미국의 영화상'에 불과하며 그 보수적인 측면에서 비판을 받고 있는 측면도 없지 않다.

하지만 한국영화의 북미 지역 시장 확장이란 측면에서 아카데미상 후보작에 이름을 올리는 것 혹은 수상까지 노리는 것을 폄하할 수만은 없는 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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