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F실명제, 톱스타 빅모델의 특권!

김현록 기자  |  2007.09.12 17:27


최근의 CF들을 보고 있자면 은근히 부아가 치밀 지경이다. 본인 스스로도, 보는 사람으로도 잘생기고 아름다운 사실을 모를 리 없는 미남미녀 스타들이 속속 실명으로 등장해 미모를 과시하고 있기 때문이다.


아름답고 잘나가는 스타들이 '뭔가를 했다'는 광고 카피 자체가 소비자들을 자극하고 부추기는 경우도 허다하다. 이른바 스타들의 CF 실명제가 물을 만났다. CF 속 스타들은 새로운 설정을 선보이는 대신 자연인 자체로 등장해 실제와 허구를 묘하게 뒤섞는다.

최근의 대표적인 광고는 이효리, 성유리 등 여성그룹 핑클 출신 미녀들을 투톱으로 내세운 건강미용음료 '블랙빈 테라피'. 쟤는 저렇게 먹는데 어떻게 날씬하냐, 저렇게 못자는데 어떻게 피부가 좋냐는 부러움 섞인 시선에 대해 "운동하잖아", "관리 받잖아" 식으로 뻐기듯 대꾸하는 이효리와 성유리가 묘하게 보는 이들을 도발한다.


현대자동차 소나타 광고는 둘째가라면 서러운 미남배우 장동건을 자동차와 함께 등장시키고 곽경택 감독으로 하여금 "쥑이네"라는 외마디 감탄사를 내뱉게 한다. "세계가 반할 만하다"는 설명이 이어진다. 세계 시장에서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는 자동차와 잘생긴 한류스타 장동건을 엮는다는 기발한 설정에서 출발한 광고는 그 효과와 별개로 '장동건은 미남이다'는 사실을 꾸준히 자각하게 만든다.

청순한 미녀스타 문근영과 김태희, 이나영, 송혜교, 이영애 등도 예외가 아니다. 밝고 긍정적인 이미지를 갖고 있는 이들 미녀스타들은 유독 "문근영이", 혹은 "김태희가", "나영이는" 등으로 시작하는 카피로 시작하는 광고 출연작이 많다.


이니스프리는 최근 "문근영이 팩트를 바꿨다"는 새 광고를 선보였고, 송혜교는 "피부미인 혜교는 안다"는 설명으로 시작하는 건강음료 미초에서 앙큼한 매력을 과시했다. 김태희는 LG 싸이언 광고, 마티즈 광고 등에서 "김태희도 춤추게 한다", "태희의 복수" 등의 카피와 함께 등장했다. 파리바게트, LG화학 지인의 광고는 제목이 '나영이의 점심', '이영애의 지인'일 정도다.

LG애드의 한 관계자는 이에 대해 "이미 마련돼 있는 광고 기법이나 틀은 아니다. 모델 선호도가 높은 모델의 경우 소비자를 감정적으로 만들기 위한 보다 적극적인 표현 수단으로 실명을 언급하는 경우가 있다. 명사들을 등장시켜 신뢰도를 높일 때도 가능하다. 효과를 측정할 수는 없지만 선호도 높은 빅모델의 경우에 한해 가능한 방법이라고 본다"고 설명했다.

그러나 실명제 광고라고 장점만 있는 것은 아니다. 관계자는 "빅모델, 특히 선호도가 높은 경우에만 가능하지 무명모델이나 외국인은 쓸 수 없는 방식이다"며 "모델에 문제가 생겼을 경우 역효과도 크고 조심스런 부분이 많아 쉽게 쓸 수 있는 부분은 아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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