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크린 대박영화, 추석TV에서도 대박칠까?

김현록 기자  |  2007.09.19 16:05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영화 \'괴물\', \'타짜\',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미녀는 괴로워\'. 사진 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으로 영화 '괴물', '타짜',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 '미녀는 괴로워'.


최장 9일이라는 황금의 추석연휴. 고향찾기도 해외여행도 명절 연휴의 맛이라지만 방바닥을 뒹굴거리며 빈둥거리는 것도 많은 이들이 즐기는 은근히 달콤한 휴식법이다. 향긋한 제철 과일도 있고, 쫄깃한 송편도 있지만 뭐니뭔니해도 '방콕족'들의 가장 가까운 친구는 각 방송국의 명절 특선영화가 아닐까. 올해도 라인업이 화려하다.


스크린의 영화들이 브라운관으로 옮겨오기까지 약 1년이 걸리는 것을 감안하면 지난해의 히트작들이 올 추석 TV를 가득 메우리라는 것을 어렵지 않게 예상할 수 있다. 아니나다를까 영화계의 전반적인 어려움 속에서도 1000만, 700만의 관객을 동원했던 히트 영화들이 가득하다.

가장 눈길을 사로잡는 작품은 바로 1300만 관객을 돌파하며 한국영화 흥행사를 다시 쓴 초대형 히트작 '괴물'(KBS2 26일 밤 9시30분)이다. 한강에 등장한 정체불명의 괴물에게 딸을 납치당한 가족의 사투가 코믹하고도 절절하게 그려지는 '괴물'은 개봉 당시부터 평단의 호평과 관객의 호응을 동시에 받았다. KBS가 무려 12억원을 들여 '괴물'의 TV방영권을 사들였지만, 재방 등을 고려하면 결코 낭비가 아니었다고 자신할 만큼 화제의 작품이기도 하다.


지난해 추석의 승자였던 '타짜'(KBS2 24일 밤 9시30분) 역시 빼놓을 수 없는 다크호스다. 허영만 화백의 동명 원작만화를 스크린에 옮긴 '타짜'는 당시 700만 넘는 관객을 불러았다. 역시 명절 하면 빼놓을 수 없는 화투의 세계를 그렸다는 점도 매력을 높이는 요인. 그러나 19세관람가를 받은 작품이라 도박 장면과 노출신이 잘려나갈 것을 감안하면 다소 아쉬움이 남는다.

비록 수백만의 관객을 모으지는 못했지만 의미있는 작품이라 평가받았던 영화들도 이들 사이에 자리했다. 소년장사 오동구의 씨름 도전기 '천하장사 마돈나'(KBS2 25일 밤 9시30분), 뮤지컬영화 '삼거리극장'(KBS2 25일 낮 11시50분)등이 그들. 장진 감독의 '거룩한 계보'(KBS2 25일 밤 11시45분)나 이준기 주연의 '플라이 대디'(KBS2 24일 밤 12시5분) 등도 주목할 작품이다.


'괴물'과 '타짜'로 대표되는 KBS의 블록버스터 공세에 대응해 MBC는 가볍고 따뜻한 코믹 작품으로 진용을 꾸렸다. 김수로 주연의 '잔혹한 출근'(22일 밤 10시50분), 섹시코미디 '누가 그녀와 잤을까'(23일 밤 12시15분), 할아버지판 '마파도'인 '무도리'(25일 밤 11시55분)등이 대표적인 작품이다. 그러나 가장 공을 들인 것은 신작 코믹영화 두 편이다.

지난해 '타짜'와 맞붙었던 '가문 시리즈' 3탄 '가문의 부활'(25일 밤 9시45분)이 그중 하나. 명절은 성룡이라는 공식 대신 명절엔 조폭코미디란 말이 더 친숙한 요즘의 대표 명절 코미디다. 대모 김수미를 중심으로 똘똘 뭉친 조폭 가문의 김치사업 도전기를 코믹하게 그렸다. 과거 '타짜'와의 흥행 대결에서는 다소 뒤쳐지는 성적을 냈지만, 추석TV 시청률에서는 이를 뒤집을 수 있을지 관심거리다.

올 초 개봉했던 또하나의 코미디 영화 '김관장 대 김관장 대 김관장'(26일 밤 10시55분) 역시 시청자들의 선택을 기다린다. 동네 미녀를 두고 펼쳐지는 세 김관장들의 경쟁이 볼만하다. 앞서 소개한 '가문의 부활'에 이어 이제는 코미디 배우로 탄탄히 입지를 다진 신현준이 주연을 맡았다.


SBS는 추석을 맞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와 국산 대작영화를 동시에 선보이기로 했다. 이완 맥그리거와 스칼렛 요한슨의 '아일랜드'(22일 밤 9시55분), 톰 크루즈와 다코타 패닝의 '우주전쟁'(23일 밤 9시55분)가 SF를 책임진다면 '반지의 제왕3-왕의 귀환'(23일 밤 12시)이 판타지를 뒷받침하는 식이다. 명절손님 성룡의 'BB프로젝트'(25일 낮 1시40분) 역시 한 자리를 차지했다.

그러나 복병은 따로 있다. 주인공 김아중을 단번에 톱스타로 끌어올린 '미녀는 괴로워'(25일 밤 9시40분)가 먼저 시청자를 찾는다. 뚱녀 립싱크 가수의 미녀 가수 변신기를 그린 이 작품은 이미 700만 관객을 동원했던 화제의 영화다. 다른 화제의 영화 '중천'(27일 밤 11시5분)도 추석 연휴의 마지막을 장식한다. 정우성 김태희가 주연을 맡고 100억 이상을 들인 판타지 영화로 화제가 됐다.

비슷한 시기 개봉했던 두 영화의 흥행 성적은 크게 달랐다. '미녀는 괴로워'의 압승. 그러나 또다시 같은 방송사에서 추석 명절에 시청자들을 만나게 돼 지난 연말에 이어 추석 연휴에 이르기까지 자존심을 건 대결이 이어지게 됐다.

과연 스크린의 대박영화는 추석 TV에서도 대박을 칠까? 전국민의 히트 영화와 자존심 회복을 노리는 2인자들의 시청률 재경쟁도 추석 TV영화를 보는 또 하나의 즐거움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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