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병훈PD의 '사극 3단 논법', 이번에도 통할까

길혜성 기자  |  2007.09.19 17:08


'사극의 대가' 이병훈 PD의 신작인 MBC 60부작 사극 '이산'이 17, 18일 1, 2회를 방송하며 마침내 그 베일을 벗었다.


조선 22대 왕 정조의 인간적인 면을 담을 '이산' 1, 2회에서는 어린 정조(박지빈 분)과 그의 평생의 연인이 되는 어린 송연(이한나 분), 그리고 정조를 언제나 옆에서 보좌할 호위무사가 될 어린 대수(권오민 분) 등의 운명적 만남을 주로 그렸다. 박지빈 등 아역 탤런트들의 인상적인 연기가 화제를 모았던 것도 이때문이다.

이와 함께 '대장금', '허준', '상도' 등 전작에서 이병훈 PD가 마치 공식처럼 선보였던, 이 PD만의 '3가지 개성'이 이번 작품에서도 어김없이 담겨 있어 관심을 끈다.


'사극에서의 현대 말투 사용', '매회 중요 에피소드 내포', '인물 중심의 극 전개' 등이 바로 그것이다.

올해로 방송 경력 38년차를 맞이하는 이 PD는 시청률 50%를 넘겼던 자신의 대표작인 '허준'과 '대장금' 등에서 등장 인물들에 고어체가 하닌 현대식 말투와 억양을 사용케 했다.


연기자들이 현대적 말투를 씀으로써 사극이 줄 수 있는 딱딱함을 조금이나마 해소하고자 했던 것. 이 PD만의 이러한 전략은 사극인 '대장금', '허준' 등에 젊은 시청자들까지 몰리는데 적지 않은 영향을 미쳤다.

'이산' 역시 1, 2회에서 아역들뿐 아니라 성인 연기자들도 현대식 말투를 사용, 시청자들의 '작품으로의 몰입'을 보다 쉽게했다는 분석을 이끌어 내고 있다.

이 PD는 이러한 현대식 말투를 기본으로, 각회 마다 중심이 되는 에피소드를 삽입해 한회 한회 마치 단편 드라마를 보는 듯한 느낌을 갖게 하는 데에도 중점을 두고 있다.

이는 이 PD의 '대장금', '허준' 등이 6개월 이상 방영됐음에도 불구하고 시청자들에 지루함을 주지 않고 시청률 50%를 넘기며 지속적으로 사랑을 받는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는 평가다.

'이산' 역시 1회 방송분에서 어린 정조, 어린 송연, 어린 대수 등의 궁궐 안에서의 운명적 만남을, 그리고 2회때는 이들이 궁궐 밖으로 나간 뒤 고생을 하는 모습을 주로 담았다.

이와 관련, '대장금'의 조연출을 맡았고 현재 '이산'을 이 PD와 공동 연출하고 있는 김근홍 PD는 "이병훈 PD께서는 보통 한주 2회씩 중심이 되는 한 에피소드를 집중적으로 소개한다"며 "나중에는 이 에피소드들이 하나로 뭉쳐 극을 최종적으로 완성하게 된다"고 설명했다.

김PD는 "이는 단편극을 보는 듯한 즐거움을 주는 것은 물론 극 전체의 완성도와 재미 또한 높이는 요인 중 하나가 되고 있다"며 "'이산'도 이와 같은 형식으로 전개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현대식 말투 사용과 각회 마다 중요 에피소드 삽입하는 방식으로 시청자들에 가까이 다가간 이 PD는 최종적으로 '인물'에 초점을 맞춰 극을 진행한다.

'대장금'과 '허준'을 통해 각각 장금과 허준이라는 입지적인 인물들의 성공 스토리를 선보였고, '이산' 역시 정조의 업적 보다는 '이산'이란 이름을 가진 정조의 인간적인 면에 초점을 맞춰 그려내겠다고 선언한 것도 이러한 이유에 기인한다.

이는 이 PD의 사극들이 재미와 함께 교훈적인 면에서도 결코 떨어지지 않는, 즉 온가족이 함께 볼수 있는 작품으로 인정받고 있는 데에도 한 몫을 하고 있다.

'이산'은 1~2회에서 시청률 15%를 밑돌며, 이 PD의 흥행 전작들보다는 낮은 시청률을 보였다. 이 PD의 사극 '3단 논법'이 이번에도 시청자들에게 어필할 지 여부에 관심이 쏠리는 이유도 바로 여기에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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