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기영 "죽길 작정했더니 새롭게 '자아' 발견"

싱글 '미안했어요' 발표

김원겸 기자  |  2007.09.26 14:58
최근 싱글 \'미안했어요\'를 발표한 가수 박기영 ⓒ임성균 기자 tjdrbs23@ 최근 싱글 '미안했어요'를 발표한 가수 박기영 ⓒ임성균 기자 tjdrbs23@


‘카미노 데 산티아고’는 프랑스의 생 장 피드포르에서 스페인 북부도시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까지 약 830km에 이르는 성지순례의 길을 일컫는다.


박기영은 이 길을 꼬박 33일에 걸쳐 걸었다. 예수의 제자인 사도 야고보가 복음의 전파를 위해 걸은 ‘카미노 데 산티아고’는 9세기 로마교황청이 성지 순례길로 선포돼 12세기 유럽에서 가장 붐비는 길이었다. 하지만 16세기 종교개혁과 더불어 급속히 쇠퇴했다가 최근 들어 이 길을 찾는 사람들이 다시 늘고 있다고 한다.

박기영은 이 길을 걷는 데 목숨을 걸었다. 동반자가 1명 있었지만 함께 자신과 같은 여성이었으며, 평소에 산행을 자주하는 산악인도 아닌, 함께 노래하던 친구였다.


산티아고 데 콤포스텔라는 걸어서 피레네 산맥을 넘고 스페인 북부의 거친 산과 들, 고원 지대를 관통해야 다다를 수 있는 곳으로, 이 경로를 걷는 일은 일반인에겐 결코 쉽지 않다. 박기영도 여행 시작 이틀 만에 피레네산맥의 이상기후로 예정된 루트에 폭설이 내려 산 속에서 길을 잃어 치명적인 위험에 빠지기도 했다.

박기영이 이 길에 목숨을 건 까닭은 스스로에 대한 도전 끝에 귀중한 삶의 가치를 깨닫기 위해서였다.


“당시는 자아가 힘들었고 혼란스러웠던 질풍노도의 시기였죠. 나의 자아도 선혈이 낭자했었고. 800㎞를 넘게 걷는 동안 몸은 너무 힘들었지만 정신적으론 큰 만족을 얻었어요. 내 인생의 전환기가 됐죠.”

박기영은 카미노 데 산티아고의 의미를 되새기기 위해 힘든 과정에서도 매일 머리에 전구를 켜고 일기를 썼다. 이 일기는 조만간 책으로 발간될 예정이다.

가수 박기영 ⓒ임성균 기자 tjdrbs23@ 가수 박기영 ⓒ임성균 기자 tjdrbs23@


지난해 9월 6집을 냈던 박기영은 소속사를 옮기고 처음으로 싱글을 냈다. 앨범을 내고 싶었지만 성지순례를 다녀온 터라 시간적 여유가 없었다. 특히 카미노 데 산티아고에서 발견한 자아를 실천하고 싶은 욕심도 큰 탓에 서둘러 싱글을 발표했다.

“성지순례 후 마음이 넓어진 것 같다”는 박기영은 이번 싱글 타이틀곡 ‘미안했어요’에 대해 “데뷔곡인 ‘마지막 사랑’과 같이 대중적이면서도 작품성이 느껴진다”고 평가했다.

함께 수록된 ‘Camino’는 ‘좋은 순례가 되기를’이라고 인사하는 ‘부엔 카미노’를 줄여 만든 이름. 박기영은 이 곡에 성지순례를 통해 발견한 새로운 자아를 표현했다.

박기영은 이번 싱글에 심수봉의 ‘비나리’도 리메이크해 수록했다. 평소 심수봉을 존경했다는 박기영은 그의 공연은 빠짐없이 보러 간다며 경의를 표했다.

“순례에서 찾은 자아의 발견으로 눈빛이 깊어졌다는 말을 많이 들어요. 이번 음반활동에서는 방송활동도 열심히 해서 달라진 모습 보여드리고 싶어요.”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