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너머 남촌' PD "내가 못하면 농촌드라마 사라질까 절박"

예산(충남)=김현록 기자,   |  2007.09.29 10:00
사진=홍봉진 인턴기자 사진=홍봉진 인턴기자


"내가 못하면 농촌드라마가 영원히 사라질까봐, 절박한 마음입니다."

KBS 1TV 새 전원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의 연출을 맡은 신창석 PD가 마지막으로 남은 유일한 농촌드라마를 연출하게 된 심정을 털어놨다.


신창석 PD는 지난 28일 충남 예산군 대흥면에서 열린 '산너머 남촌에는'의 제작고사에 참석해 "현재 농촌드라마는 멸종상태나 다름없다. 이 작품이 마지막 농촌 드라마다. 농민의 수가 줄었고, 농촌드라마가 30∼40%의 시청률을 내는 대박 장르도 아니지 않나. 경제성 원칙에 따라 없어지고 있다"고 진단했다.

신 PD는 "하지만 농촌 드라마가 사라지면서 정겨운 과거도, 꿈도, 아련한 추억도 함께 사라지는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들 만큼 하다보니 사명감이 생겼다. 경제성이 부족한 농촌 드라마를 경제성 있게 만드는 것도 나의 목표 가운데 하나"라며 "내가 못하면 농촌 드라마가 영원히 사라질까 절박한 마음"이라고 말했다.


그 동안 '무인시대', '명성황후' 등을 연출하며 사극 PD로 명성을 날리던 그는 '황금사과'에 이어 '산너머 남촌에는'의 연출을 맡으면서 "사극 전문 PD에서 농촌 전문 PD가 됐다"고 너스레를 떨며 "넉넉한 포용의 드라마로 변화된 농촌의 모습을 그리고 싶다"는 포부를 전하기도 했다.

신 PD는 "'전원일기'가 20년을 넘게 방송됐고, '대추나무 사랑걸렸네'는 17년간 방송됐다. 하늘 아래 새로운 건 없다지만 농촌 드라마의 틀이 같아도 시대가 달라졌다. '코시안', 베트남 며느리, 외국인 노동자가 우리 농촌에 자리잡았고, 노인이 많지만 귀농 같은 새로움 움직임이 생겼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 같은 변화를 담아내면서 농촌의 아름다운 풍광, 인심좋은 사람들을 통해 빠르게만 살아가는 도시인들에게 '당신이 지금 가는 길이 옳은 지 과연 멈춰서 생각해 본 적이 있느냐'고 질문하려 한다. 마지막 농촌 드라마를 통해 한 모금의 녹차를 마시는 듯한 청량감과 넉넉함을 전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다음달 종영하는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의 후속작인 '산너머 남촌에는'은 종갓집에 들어간 신세대 며느리와 속 깊은 종부 시어머니, 국제결혼을 통해 등장한 베트남 새댁과 '코시안', 도시를 떠나 온 귀농 가족 등 다양한 농촌의 면면을 그려낼 예정이다.

반효정, 양금석, 이진우, 조은숙, 배도환, 하이옌, 홍일권, 정정아 등이 출연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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