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트남 처녀' 하이옌 "한국인 역할도 맡고 싶어"

예산(충남)=김현록 기자,   |  2007.09.29 10:00


베트남 출신 귀화 외국인 연기자 하 황 하이옌이 언젠가 베트남 처녀를 넘어 한국인 역할을 맡아 연기하고 싶다는 포부를 밝혔다.


지난 28일 충남 예산군 대흥면에서 열린 KBS 1TV 새 전원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극본 유윤경·연출 신창석)의 제작고사에 참석한 하이옌은 "지금은 한국말을 잘 하지 못해 베트남 사람 역할을 맡지만 나중에는 좋은 한국인 역할을 하고 싶다"고 말했다.

이번 작품에서 한국 농촌으로 시집온 베트남 처녀 하이옌 역을 맡아 자신의 이름 그대로 연기를 펼치게 된 하이옌은 연기 데뷔작인 KBS 2TV '꽃찾으러 왔단다'에서도 한국 사람과 결혼한 베트남 처녀 역할을 맡은 바 있다.


2년 전 귀화해 하지은이라는 한국 이름도 갖고 있지만 이국적 외모와 유창하지 못한 한국어 실력 때문에 아직은 한국인 연기가 무리라는 하이옌은 "한국인으로 출연할 수 있을 만큼 더 노력해서 한국어를 배우겠다"고 강조했다.

하이옌은 연이어 맡은 이 같은 역할을 통해 한국인과 결혼한 베트남 여성에 대한 잘못된 편견을 바꾸고 싶다는 소망도 함께 내비쳤다.


연예인으로 데뷔하기 전 KBS 2TV '미녀들의 수다'에 출연할 당시에도 '베트남 처녀와 결혼하세요'라는 현수막 등에 대한 불만을 내비친 바 있는 하이옌은 "결혼에 돈이 오간다는 이야기를 많이 들었다. 베트남 여자들이 집이 가난해서 돈 때문에 온다는 소식에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그는 "일부의 이야기일 수 있지만 돈을 위해서만 결혼하는 것이 아니다. 그렇지 않은 좋은 사람들도 얼마든지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번 작품을 통해서 베트남 사람이 갖고 있는 착하고 귀엽고 순수한 느낌을 보여주고 싶다"고 강조했다.

'산너머 남촌에는'은 다음달 17년 만에 종영을 앞둔 KBS 농촌드라마 '대추나무 사랑걸렸네'의 후속작으로 농촌에 뿌리 내리고 사는 사람들의 현실을 따뜻하게 그리면서 외국인 신부 등 현대 농촌의 변화된 모습을 함께 담을 예정이다. 다음달 24일 첫 방송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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