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집결호’의 펑 샤오강 감독이 한국 영화인들에 대한 깊은 고마움을 표시하며 중국에서의 영화 작업을 적극적으로 돕겠다는 뜻을 밝혔다. 부산국제영화제의 목표 중 하나인 아시아영화인들의 연대에 대한 지지를 밝힌 것이다.
4일 오후 3시30분 부산 해운대 메가박스에서 열린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개막작 ‘집결호’ 기자간담회에서 펑 샤오강 감독은 "'집결호'에 '태극기 휘날리며' 스태프들이 참여해 할리우드에 못지않은 전쟁영화를 만들 수 있었다"고 말했다.
‘집결호’에는 '태극기 휘날리며'의 정도안 특수효과 감독을 비롯해 특수분장 업체 메이지의 신재호 대표 등 한국 스태프 25명이 참여했다.
펑 샤오강 감독은 "이번 '집결호' 뿐만 아니라 전작인 '야연'에도 강제규 감독을 비롯한 많은 한국영화인들이 도움을 줬다. 그들이 중국에서 영화를 제작한다면 적극적으로 도울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펑 감독은 "'집결호'에 참여한 한국 스태프들은 이미 오우삼 감독의 '적벽'에 참여하고 있을 뿐 아니라 중국에 이미 지사를 세웠다. 너무 많은 영화 의뢰가 몰리지 않을까 걱정될 정도"라며 웃었다.
펑 감독은 "중국에서 가장 추울 때 가장 춥다는 동북지역에서 4개월 동안 촬영하면서 한국 스태프들은 불평 한 마디 없었다"면서 "그들을 보면서 아시아에 이렇게 훌륭한 영화인이 있다는 사실이 자랑스러웠다"고 말했다.
이날 기자간담회에는 펑 샤오강 감독을 비롯해 김동호 부산국제영화제 집행위원장과 프로듀서 왕 종레이, 배우 장 한위, 덩 챠오, 탕 옌, 위안 원캉 등이 참석했다.
펑 샤오강은 ‘갑방을방’으로 중국에 설날 개봉 영화라는 장르를 만든 감독으로 국내에는 ‘야연’으로 알려졌다.
‘집결호’는 48년 중국의 인민군과 국민당이 격전을 벌였던 회해전투를 배경으로 연대장의 퇴각 호령(집결호)이 울릴 때까지 고지를 사수하라는 명령을 받은 중대의 중대장 꾸즈띠가 전쟁이 끝난 뒤 실종으로 처리된 부하들의 희생을 입증하려는 노력을 담은 영화.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에서 한국의 MK픽쳐스와 160억원의 한중 합작 계획이 발표돼 부산과 인연을 맺었다. 중국에서는 12월20일 개봉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