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수연(왼쪽)과 전도연이 6일 오후6시 부산 해운대 피프 빌리지 빈폴 애비뉴에서 열린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무대에 함께 참석 1000여 관객 앞에서 대화의 시간을 가졌다. ⓒ사진=홍기원 기자
"영화는 나의 꿈이며 내 삶이다."
'월드스타'로 불리는 두 여배우는 그렇게 아름다운 꿈을 꾸고 있었다. "좋은 연기자, 70대가 되어서도 사랑받는 할머니 배우"를 꿈꾸며 이들은 여전히 "내 꿈과 목표를 향해 걸어가고 있다".
강수연과 전도연. 지난 1987년 베니스 국제영화제, 지난 5월 제60회 칸 국제영화제에서 각각 여우주연상을 거머쥐며 한국영화를 세계에 알린 이들은 그래서 지금, '월드스타'로 불린다.
두 사람이 제12회 부산국제영화제 오픈토크 무대에서 만남을 가진 6일 오후 부산 해운대 피프 빌리지 빈폴 애비뉴에 모여든 1000여 관객은 그런 두 스타에게 박수와 환호를 보내며 화답했다.
강수연은 이날 "좋은 영화를 많이 보면 늙지 않는다"는 말로 말문을 열었다.
그는 "부산국제영화제가 생겨나기 이전에 해외 영화제 등에 가면 외국 영화 관계자들이 묻곤 했다"고 회상했다.
'너희 나라에는 어떤 영화제가 있느냐?', '너희에게는 어떤 영화가 있으며 자국 영화를 제작하느냐?'는 질문이 그것이었다. '북한 사람이냐 아니면 남한 사람이냐?'는 질문까지 받기도 했다.
이 같은 '무지'의 상황 속에서 강수연은 영화 '씨받이'로 당당히 베니스 국제영화제 여우주연상을 거머쥐었고 한국영화는 그에 힘입어 어렵게 어렵게 이어온 해외 속 한국영화의 위상을 높였다.
강수연(왼쪽)과 전도연이 6일 오후 부산 해운대 피프 빌리지 빈폴 애비뉴에서 만나 1000여 관객과 함께 정겨운 대화를 나눴다. ⓒ사진=홍기원 기자
그리고 지난 5월.
칸 국제영화제에서 한국 배우로서는 처음으로 여우주연상을 거머쥔 '밀양'의 전도연은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높았다"고 말해 강수연에게 격세지감을 안겼다.
그는 "특히 감독들의 인지도가 높은 것 같았다"면서 "선배들이 계셨기에 가능했다"며 선배 강수연에 대한 예의를 표했다.
이처럼 세계 무대에서 한국영화와 한국 배우의 위상을 높인 두 '월드스타'는 관객들에게도 꿈을 전했고 희망을 북돋웠다.
전도연은 "뭔가를 열심히 한다면 그것이 길이고 꿈이다"고 말했고 강수연은 "가질 수 없을 만큼 큰 꿈을 꾸자"고 손을 내밀었다.
자신의 분야에서 더 이를 데 없을 듯한 성과를 일궈낸 두 스타에게도 그 같은 꿈은 있었고 그것은 "좋은 배우, 좋은 연기자가 되어 평생 꼽을 수 있는 영화"를 남기는 것이라고 이들은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