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 부족 사태에 TV를 떠났던 옛 MC들이 속속 복귀하고 있다.
개그맨 출신 김국진, 김진수, 김경민 등이 대표적으로, 최근 지상파 방송사에 화려하게 컴백했다. 이미 지난 봄 개편 즈음에도 MC계 지각변동으로 인해 이휘재, 남희석, 이경규, 이영자 등이 주요 예능 프로그램 MC로 컴백해 안착한 데 이어 지난 세기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던 30, 40대들이 대거 TV를 재점령했다.
올 봄부터 슬슬 기지개를 편 김국진은 인기 프로그램들인 MBC '황금어장'의 '라디오스타'와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동안클럽' 코너에 전격 투입됐다. 케이블신규채널 MBC에브리원의 '네버엔딩쇼'의 단독 MC도 맡았다.
연기자로 전환하는 듯 했던 김국진은 다시 MC로 활동하며, 지난 추석연휴 파일럿으로 방송된 KBS2 '사이다'의 진행을 맡아 친정인 KBS에도 오랜만에 얼굴을 비쳤다.
김진수도 SBS 교양 프로그램 '천인야화'의 MC로 1년여 만에 TV에 컴백했다. 연기자로, 뮤지컬과 연극 기획자로 활동하느라 진행자로서의 모습이 뜸했던 김진수는 뮤지컬배우 출신 박해미와 공동 MC로 활동하게 됐다.
개그맨 김경민도 2001년 방송된 SBS '호기심천국' 이후 6년만에 지상파 방송에 복귀했다. SBS '이경규 김용만의 라인업'으로 돌아온 그는 "오랫만에 돌아와 감이 떨어진다"는 '구박'을 받으면서도 꾸준한 웃음을 안기고 있다.
이러한 옛 MC들의 재기에 대해 방송계에서는 전반적으로 예능 프로그램의 수가 늘어나면서 진행자에 대한 수요가 늘었기 때문이라고 분석한다. 또 진행 능력이 검증되지 않은 신인에게 프로그램을 맡기기 보다는 소위 '안전빵'을 선택하는 경우가 낫다는 것이다.
SBS 예능팀의 한 책임프로듀서는 "예능 프로그램의 수가 늘어나고 '무한도전' 류의 캐릭터에 의존하는 코너의 유행으로 진행 능력이 보장된 MC를 기용해야하는 경우가 많아졌다"며 "강호동, 유재석, 신동엽, 김용만 등 MC계 빅4의 캐스팅이 점점 어려워지면서 '꺼진 불씨도 다시 살려보자'는 취지로 예전에 활동하던 MC를 다시 찾게 되는 경우가 있다"고 말했다.
또다른 예능 PD도 "예전 예능 프로에는 야외에서 진행되는 작은 코너들이 많아, 신인들이 MC로서의 자질을 키워나갈 수 있는 풍토가 마련돼 있었다. 그러나 점차 스튜디오에서 패널과 게스트를 다수 출연시키는 프로들이 늘다보니 프로 전반을 진행하는 훈련을 할 기회가 없어 차세대 MC가 등장하지 않고 있다"며 지난 세기 활동하던 MC들의 컴백 이유를 짚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