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홍기원 기자 xanadu@
오우삼 감독의 파트너로 세계적인 명성을 날리고 있는 프로듀서 테렌스 창이 이병헌과 장동건, 정우성 등 한국배우들의 할리우드에서의 성공을 점쳤다.
테렌스 창은 '하드타켓'부터 '페이책'까지 오우삼 감독의 할리우드 프로젝트를 도맡아 14년 동안 할리우드에서 활동한 대표적인 아시아 프로듀서이다.
부산국제영화제 방문이 올해로 3번째인 테렌스 창은 올해 부산프로모션플랜(PPP)에 소림사를 찾는 게임보이들의 이야기를 담은 프로젝트를 들고 찾았다. 그는 이번 아시안필름마켓 기간 중 '첩혈쌍웅'의 리메이크를 발표해 화제를 모으기도 했다.
11일 부산 해운대 그랜드호텔에서 테렌스 창을 만났다.
-'첩혈쌍웅' 리메이크를 발표했는데 한국 배우가 주연을 맡는다고 했다. 진행상황은.
▶아직 작가도 시나리오도 없는 상태이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 이재한 감독이 연출을 맡는다는 것 정도가 결정됐다. 이제 시작이다. '내 머리 속의 지우개'에 출연한 정우성도 좋은 배우지만 아직 캐스팅이 된 것은 아무것도 없다.
-PPP와 올해 아시안필름마켓에서 신설된 코프로덕션에 대한 인상은.
▶PPP에서 이번에 내가 들고온 프로젝트에 많은 사람들이 관심을 보였다. 시놉시스를 돌렸고 좋은 아이디어들이 나왔다. 코프로덕션은 참가는 안했지만 잘됐다는 소리를 들었다.
-오우삼과 할리우드에 진출한지 오랜 시간이 지났다. 아시아 프로듀서와 감독이 할리우드에 진출할 경우 조언해 줄 것이 있다면.
▶아시아에서 영화를 만들 때는 감독의 자유가 많다. 하지만 할리우드에서는 스튜디오가 많은 부분을 콘트롤한다. 일단 시스템에 적응해야 한다. 회의에 가서 그들의 요구를 응할 수 있어야 한다. 오우삼도 처음에 이것 때문에 힘들어했다.
부산=홍기원 기자 xanadu@
-그렇다면 아시아 배우들이 진출할 때 필요한 것은.
▶무엇보다 영어가 중요하다. 할리우드에서 아시아 배우를 찾는 이유는 그 배우의 고국의 반응 때문이다. 미국에서 활동하는 아시아계 배우는 그런 효과를 낼 수 없다. 물론 영어를 잘해도 연기력이 없다면 문제가 있겠지만. 영어 대사 때문에 연기에 감정을 불어넣을 수 없어서 중국배우들도 고생을 많이 했다.
-합작 영화를 많이 준비하는데 합작영화를 제작할 때 어려운 점이 있다면.
▶예를 들어 한국와 일본, 중국이 참여했을 경우 일본에서는 한국감독이 만들면 자국 영화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중국에서는 일본 대사가 나와서 중국영화라고 하지 않고. 이런 점이 어렵다. 또한 언어 문제도 있다. 장동건이 출연한 '무극'도 톱스타가 나왔지만 흥행은 좋지 않았다. 이런 점이 머리를 아프게 한다.
-한미 합작영화 '크리스마스 카고'의 진행은 어느정도까지 이뤄지고 있나.
▶원래 하기로 했던 감독 두 명이 안한다고 해서 다른 감독을 찾고 있다. 북한에서 전투장면을 찍을 수 없기 때문에 뉴질랜드에서 눈덮힌 장면을 찍어야 한다. 그래서 일정이 늦어지고 있다.
-오우삼 감독과 준비 중인 '적벽'의 진행은.
▶두 달 정도 있으면 끝이 난다. 내용이 방대하기 때문에 1부와 2부로 나눠서 7월과 12월에 개봉할 계획이다.
-한국배우 중 할리우드 진출 가능성이 높은 배우를 꼽자면.
▶이병헌 정우성 장동건 비 등을 들 수 있다. 비는 가수로 시작해 잘모르지만 세 배우는 가능성이 대단하다. 잘생겼으며 연기력도 좋은 훌륭한 배우이기 때문이다. 성룡이나 주윤발은 늙었다.(웃음) 그들은 신선한 것을 원한다.
-할리우드에서 오래 활동을 했지만 아시아로 점차 활동 영역을 되돌리고 있는데.
▶앞서 말한 것처럼 할리우드에서는 자유롭지 못한 부분이 많다. 하고 싶지 않은 일도 해야하고. 아시아에서 내 마음을 끄는 프로젝트가 많이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