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8일 밤 대한민국 영화연기대상 홈페이지에 오른 SBS 생방송 취소 공지사항.
19일 파행으로 얼룩진 제1회 대한민국 영화연기대상이 우여곡절 끝에 개최됐다.
수상자들의 대거 불참과 생방송 전격 취소 등으로 대한민국 영화연기대상은 시작부터 몸살을 앓았다.
여기에는 일찌감치 수상자를 발표하면 배우들이 알아서 참석할 것이라고 판단한 영화제의 안이함과 더불어 당초 생방송을 할 것으로 알려진 SBS의 성의없음이 한 몫했다.
특히 SBS는 연기대상을 주최한 경주영상위원회로부터 중계료로 3억5000만원을 이미 받은 상태에서 아무런 책임을 맡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대개 방송사에서 영화 시상식을 비롯한 대형 행사를 중계할 경우 별도로 팀을 구성해 섭외를 담당하고 구성을 기획한다. SBS도 5년 방송 계약을 맺은 대종상의 경우 특별팀을 운영한다. 이렇게 각종 행사를 기획하며 쌓은 노하우와 지상파 방송사라는 간판이 주는 신뢰는 대단하다.
하지만 이번 대한민국 영화연기대상은 경주에서 열리는 데다 처음 열리는 영화 시상식이라 모든 면에서 미흡할 것이 불 보듯 뻔한 상태에서 SBS는 사전 특별한 역할을 하지 않았다.
이는 영화제 집행위원회가 섭외를 담당하며, 스타들이 많이 불참할 경우 방송을 하지 않는다는 조건으로 영화제와 SBS가 계약을 맺었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SBS는 상당수 배우들이 불참할 것이 확실해지자 생방송 취소 결정을 내렸고 녹화방송도 하지 않기로 결정했다.
이에 대한 최종 결정은 행사 하루 전날인 18일 오후 10시에서야 영화제 홈페이지에 공지됐다.
SBS는 이날 행사에 방송차량과 장비를 동원했지만 이는 시상식 녹화 테이프를 만들어 영화제측에 전달하는 이상의 역할은 하지 않을 전망이다. 현장에서 만난 SBS 관계자는 “녹화방송도 없으며 그냥 테이프를 전달하는 정도”라고 말했다.
이 관계자는 “처음부터 우려가 없지 않았다. 하지만 배우들이 오지 않은 데는 지자체가 운영하는 영화제여서 상금이 없다는 것도 한 몫을 한 것 같다”고 주장했다. 또 SBS의 책임에 대한 질문에 “대종상과 대한민국 영화연기대상은 다른 문제”라고 선을 그었다.
김갑의 대한민국영화연기대상 집행위원장은 이날 스타뉴스와 가진 인터뷰에서 “방송을 하지 않기로 해 SBS로부터 3억5000만원 중 세트비용이나 부대비용을 제외한 나머지분을 돌려받을 것”이라며 “섭외를 담당한 것도 집행위이여서 방송사는 큰 잘못이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SBS가 공익을 강조하는 지상파 방송사로서 지역의 문화발전을 위한다는 취지로 당초 영화제 중계를 하기로 결정했다면, 모든 면에서 미흡한 영화제측에 좀 더현실적인 도움을 줬어야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