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한도전', 신선한 소재가 필요해

길혜성 기자  |  2007.10.21 14:28


지상파 3사의 여러 오락 프로그램 중 단연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MBC '무한도전'. 유재석, 박명수, 정준하, 정형돈, 노홍철, 하하 등 여섯 멤버가 함께 한 '무한도전'은 20일 방송에서 '아빠 수업 편'과 '신입 사원 면접 편'을 내보내며 24.7%(이하 TNS미디어코리아 전국집계 기준)의 시청률을 기록, 자체 최고였던 지난 9월 29일의 '일본 특집 편'(25.5%)에 불과 0.8%포인트 모자란 수치를 나타내며 여전한 인기를 과시했다.


또한 '무한도전'은 20일 방송분에서 다음회 '예고편'을 통해 '무한도전' 만의 특징을 여실히 보여주기도 했다. 바로 '하인즈 워드' 없이 '하인즈 워드' 편을 촬영, 완성한 것.

북미미식축구리그(NFL)의 한국계 스타인 하인즈 워드(피츠버그 스틸러스)는 당초 지난 14일 오후 3박 4일 간의 일정으로 한국을 방문, '무한도전' 촬영에도 나설 예정이었다.


하지만 지난 9월 말 프란시스코 포티나이너스 전에서 상대 선수와의 충돌로 무릎을 다쳐 재활치료를 받아오던 워드에게 소속팀 코칭스태프가 부상 악화를 염려해 시즌 후 방한을 적극 권유했고, 이로 인해 워드는 부득이하게 한국 방문을 시즌이 끝난 뒤로 연기했다.

이 때문에 '무한도전'팀도 계획된 촬영 일정에 차질을 빚게 됐다. 하지만 '무한도전'팀은 거구의 정준하를 하인즈 워드로 분장시킨 뒤 멤버들과 함께 아주머니들을 상대로 '무 쟁탈전'을 펼치게 하는 등 하인즈 워드 없는 '하인즈 워드 특집 편'을 완성하는 '발상의 전환'을 선보였다.


여기에는 '무한도전'이 형식과 내용에 관한 한 획일화된 컨셉트를 갖고 않지 있다는 점이 결정적인 역할을 했다. '무한도전'은 여섯 멤버의 캐릭터는 확실히 정해져 있지만, '리얼 버라이어티쇼'를 추구하는 까닭에 형식과 내용에 있어서는 항상 자유로울 수 있다.

여섯 멤버들이 '무한도전'을 통해 드라마도 찍고, 패션쇼도 펼쳤으며, 가요제를 열 수 있었던 것도 이러한 배경에 기인한다. '무한도전'이 자유로운 형식으로 진행되는 점은 스태프뿐 아니라 김연아, 티에리 앙리, 에밀리아넨코 효도르, 이영애, 김태희, 최지우 등 스포츠 및 연예계 스타들의 출연도 언제든지 가능케 하고 있다.

주인공인 하인즈 워드 없이 '하인즈 워드 편'을 완성할 수 있었던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 가능하다.

하지만 '무한도전'의 특징이자 최대 강점으로 평가 받고 있는 형식과 소재의 자유로움은 분명 '양면성'도 갖고 있다.

소재가 진부하거나 혹은 신선한 소재일지라도 영상으로 매끄럽게 그려내지 못했을 경우 시청자들로부터 여지없이 "산만하다" "지루하다" 등의 혹평을 받게 되며, 비판의 강도 역시 정형화된 컨셉트를 갖고 있는 여타 오락 프로그램들 보다 훨씬 강하게 나타난다. 20일 방영된 여섯 멤버들의 육아 일기를 담은 '아빠 특집 편'도 그 한 예라 할 수 있다.

또한 여섯 멤버들의 캐릭터가 확실해지면서, 캐릭터 의존도가 점점 강해지고 있다는 점에도 주목할 필요가 있다. '무한도전' 여섯 멤버 각각의 캐릭터에 시청자들이 재미를 느끼면서 몇몇 신선했던 소재들까지도 여섯 멤버의 캐릭터에 묻혀, 단지 캐릭터를 더욱 부각시키기 위한 소재로 인식됐다는 점은 '무한도전' 멤버들과 제작진도 되짚어 볼 만할 필요가 있다는 평가다.

캐릭터 의존도가 점점 강해질수록, 캐릭터 대한 싫증의 속도 역시 빨라질 가능성이 크다. 갈수록 확실해지고 있는 여섯 멤버의 캐릭터에 휩쓸리지 않고, 이 캐릭터들과 조화를 이룰만한 '강력하고도 신선한 소재'가 더욱 절실히 요구되고 있는 것도 바로 이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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