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민 leebean@>
장예원은 영화 '해피 에로 크리스마스'와 KBS 2TV 드라마 '낭랑 18세'로 가능성을 알렸다.
그는 연기자의 길을 걷기 위해 이리저리 기웃거리는 대신 저예산 독립영화에 출연해 배우로서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독립영화 '장마'에 출연해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았으며, 새로운 작품 역시 저예산 독립영화를 택했다.
쉬운 길은 아니지만 장예원은 그 길이 배우가 되기 위한 정도라 생각하며 남들이 알아주지 않아도 묵묵히 걷고 있다. 하지만 세상은 그를 얼짱 배구스타 김요한의 여자친구로만 기억하고 있다.
자신의 뜻과 다르게 이 같은 사실이 알려져 속상하기도 하련만 장예원은 개의치 않는 눈빛이었다.
장예원은 "남자친구도, 남자친구 팬들도 별로 신경쓰지 않는 것 같더라구요. 오히려 남친팬들은 제 미니홈페이지에 응원의 글을 남기기도 하던데요"라고 말했다.
인터넷을 떠들석하게 한 스캔들을 뒤로 하고 장예원이 차기작으로 선정한 작품은 제작비 5억원 미만인 독립영화 '감자심포니'였다.
'감자심포니'는 영월에서 초중고를 다닌 전용택 감독과, 그와 영월고 동창인 유양근씨가 프로듀서로, 또 유씨와 친구인 배우 유오성이 뜻을 모아 제작을 결심한 작품이다.
고교 시절 주먹으로 이름을 날리던 이백(이규회)이 학내 폭력서클과의 싸움에서 친구들을 구한다는 조건으로 고향을 떠났다가 20년 후에 다시 고향을 찾았는데 폭력서클의 두목(유오성)이 조폭이 돼 그 당시 친구들을 괴롭히고 있는 현실을 보고 복수를 한다는 내용이다.
장예원은 자신의 직업 때문에 이백과 이루어질 수 없는 사랑을 하는 콜걸 역을 맡았다.
장예원은 "처음에는 콜걸이 무슨 뜻인지 몰라 남자 스태프에게 물었다가 놀림을 받기도 했어요"라며 웃었다. 직업이 직업인 만큼 연기를 위해 담배를 배우고 당구도 배우고 춤과 노래까지 배워야 했다. 담배 피우는 것 빼고는 모든 게 신기하고 마냥 신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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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극중 키스신이 있는데 우리 영화에서 가장 중요한 장면이라며 유오성 선배를 비롯해 다들 구경 오셨더라구요. 유오성 선배가 '더 찐하게 해야지'라고 외치는 등 정말 언제나 촬영장이 즐거워요."
장예원은 '감자심포니' 오디션에 응했을 때 처음에는 전용택 감독이 이미지에 맞지 않는다고 해 한 번만 더 기회를 달라고 졸랐다. 기회가 올 지 안올 지 모르는 상태에서 장예원은 배역이 몸에 맞을 때까지 홀로 연습을 하고 또 했다. 그리고 마침내 장예원은 '감자심포니'에 참여하게 됐다.
장예원은 "돈에 휘둘리지 않고 모든 사람들이 단지 영화가 좋다는 이유만으로 참여하는 이런 분위기가 너무 좋아요"라며 "언제나 현장에서 늘 배우는 것 같아요"라고 말했다.
영화제에서 주로 상영되는 독립영화에 출연한다는 게 어쩌면 외로울 수도 있다. 아직까지 장예원은 그가 배우인 줄 모르고 길거리 캐스팅을 원하는 매니저들로부터 명함을 받곤 한다. 하지만 그는 지금이 결코 싫지 않다.
"책에서 읽었는데 미래를 상상할 때 안된다고 생각하면 뇌가 제일 먼저 그 생각을 받아들인다고 해요. 그래서 언제나 낙관하고 즐거운 상상을 하려 해요."
장예원의 즐거운 상상이 어떻게 스크린에 펼쳐질지, '감자심포니'는 내년 다양한 영화제를 통해 관객에게 선보일 예정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