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육신' 남북한 이질감 못 넘고 종영

김현록 기자  |  2007.11.01 23:29


북한조선중앙TV가 제작한 KBS 방송 80주년 드라마 '사육신'이 1일 종영했다. 북한에서 제작된 장편 드라마가 한국에서 방송된 것은 처음. 그러나 뜨거운 관심 속에 시작한 '사육신'은 거듭된 시청률 추락 속에 세간의 관심에서도 점점 멀어져가며 이날 24부 대단원의 막을 내렸다.


이날 방송에서는 결국 수양대군의 편에 선 신숙주 등이 뜻을 꺾지 않다 결국 죽음을 앞두게 된 박팽년과 성삼문 등 훗날 사육신으로 불리게 된 이들을 설득하지만 결국 뜻을 꺾지 않고 형장으로 끌려가게 되는 과정이 그려졌다. 훗날 역사는 이들을 충신으로 기억했다는 내레이션과 제작 과정을 보여주는 메이킹 필름이 드라마의 마지막을 장식했다.

북한 방송사가 한국 방송사의 주문을 받아 최초로 제작된 드라마 '사육신'은 그 방송사적 의미에도 불구하고 저조한 시청률과 시청자들의 무관심 속에 외로운 마지막을 맞았다. 첫회 7.3%의 시청률로 시작했으나 시청률은 1.9%까지 곤두박질 쳤다.(TNS미디어코리아 집계) 이는 2000년 이후 방송된 공중파 드라마 가운데 가장 낮은 기록이다.


시청률이 낮아도 소수의 열광적 팬을 거느리는 마니아 드라마가 있다. 그러나 '사육신'은 극히 일부의 시청자들에게만 반응을 얻어냈을 뿐이다. 드라마가 종영할 때까지 드라마 게시판에 올라온 글 전체가 채 1800건이 되지 않는다는 것이 이를 입증한다.

국내 시청자들이 북한드라마의 이질감을 끝내 극복하지 못했다는 점이 가장 큰 이유로 꼽힌다. 국내 시청자들에게는 낯설기만 한 배우들이 출연하는 북한산 드라마의 수목 미니시리즈 시간대 편성은 처음부터 모험이었다. HD급 고품질 화면에 익숙한 국내 시청자들은 떨어지는 화질과 더빙으로 처리된 음향을 견디지 못했다. 선과 악으로 모든 인물을 가르는 이분법적 구성 역시 세련미와는 거리가 멀었다.


'사육신'은 지난 24일 '10·24 자유언론실천선언 33주년 기념식'에서 통일 언론상을 받았다. 남북 방송 교류에 기여한 업적을 높이 평가받았기 때문이다. 그러나 남북한 드라마 합작의 가능성을 점쳐보려 했던 '사육신'은 시청률과 시청자 반응에서 기대 이하의 성적을 거두는 데 그쳤다. 이 결과가 앞으로의 남북 방송 합작에 어떤 영향을 끼치게 될 지는 조금 더 시간을 두고 지켜봐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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