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경제연 "한국영화, 고속성장 끝 내리막길 시작"

향후 10년간 한국영화시장 성장률 3.6% 전망

송기용 기자  |  2007.11.05 15:43
한국 영화가 이미 성숙기에 진입해 과거 연평균 10%대의 고속성장은 끝났고 3%대의 구조적인 성장둔화에 직면할 것이라는 분석이 제기됐다. 따라서 개봉편수를 30% 이상 줄이는 등 공급을 조절하고 창의적인 작품 제작과 해외 직접 진출 등으로 활로를 찾아야 한다는 지적이다.


◇고사 위기의 한국 영화 = 5일 업계에 따르면 올 상반기 한국영화의 시장점유율은 전년대비 14.1%포인트 감소한 41.7%로 최근 6년간 가장 저조했다. '캐러비안의 해적' '스파이더맨3' 등 미국 영화가 상반기 흥행상위 5편중 4편을 차지할 정도로 헐리우드 대작이 시장을 휩쓸었다.

지난 8월 '디 워'와 '화려한 휴가'의 선전으로 9월 현재 한국 영화의 시장점유율은 51.1%로 상승했지만 지난해 63.9%에 못미친다. 게다가 한국 영화는 지난해 시장점유율이 사상 최고를 기록했지만 개봉한 108편중 20편만이 흑자를 기록했다. 투자수익률이 -20%로 총제작비 4422억원중 1000억원 가량의 손실이 발생한 것으로 추정된다.



전문가들은 한국 영화가 조폭,코미디 등 제한적 소재로 관객에서 신선한 충격을 주지 못했다며 창의성 부족을 최근 부진의 가장 큰 요인으로 꼽았다. 한류 침체 등으로 지난해 수출이 전년대비 68% 감소하는 등 해외진출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점과 온라인 불법유통의 범람도 영향을 미쳤다. 지난해 인터넷을 통한 온라인 불법유통 시장은 3697억원으로 전체 극장 매출의 40%에 해당한다.

◇한국 영화 고속성장 끝났다 =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한국영화의 위기와 진단' 보서에서 한국 영화가 겪는 진통을 시장 성숙화에 적응하는데 실패했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시장점유율 감소와 수익성 악화 등은 내수산업이 성숙기에 접어들어면서 겪는 일반적 현상이며, 한국 영화의 경우 공급과잉까지 겹쳐 위기가 증폭됐다는 것이다.


연구소에 따르면 지난해 한국 국민의 일인당 연간 영화관람 횟수는 3.13회로 △영국(2.9회) △독일(1.9회) △일본(1.33회)보다 많은 선진국 수준이다. 한국보다 높은 나라는 △미국(4.8회) △호주(4.60회) △프랑스(3.33회) 등 3개국에 불과하다. 자국 영화시장 점유율도 미국,인도를 제외하고 가장 높은 수준이다.


고정민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오는 2017년 일인당 연간 영화관람 횟수가 4.6회로 증가한다고 추정해도 향후 10년간 한국 영화의 연평균 성장률은 3.6%로 지난 10년간 성장률 13.2%에서 크게 하락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한국영화 거품 빼야 산다 = 향후 한국 영화산업의 기본 전략은 성장둔화에 적응하면서 신규시장을 창출하는 것이 돼야 한다는 조언이 지배적이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와관련, 공급조절 방안으로 제작편수와 제작비 조정을 수요확대방안으로는 △창의적인 작품 제작 △해외 직접진출 △신규비즈니스 모델 창출을 제시했다.

특히 국내시장 규모에 적합한 제작편수를 조정해 공급과잉을 막아야 한다며, 한국 영화시장에서 수익과 제작비가 일치하는 손익분기점상의 개봉편수를 72편으로 분석했다. 지난해 개봉편수가 102편이라는 점을 감안하면 30% 가량을 줄여야 한다는 것이다. 국내 시장규모에 맞게 배우들의 출연료 등도 현실화해 제작비를 재조정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고 수석연구원은 "비슷한 소재,장르에서 벗어나 새로운 시도와 다양한 장르의 영화제작이 필요하다며 '제2의 쉬리' 탄생이 절실하다"고 밝혔다.

또 불법다운로드 서비스의 유료화 등 온라인 사업에 직접 진입해 새로운 비즈니스 모델을 찾아야 하고 단순 수출에서 벗어나 현지진출,공동제작을 통한 해외 직접진출도 추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관련기사

<저작권자 © 스타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스타뉴스 단독

HOT ISSUE

스타 인터뷰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