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민기자 leebean@
"그냥 평범한 일반인, 학생이었는데 하루 아침에 유명세를 타니 아직도 실감이 안나요."
지난 2일 경기 고양시 일산아람누리에서 열린 2007 아시아-퍼시픽 슈퍼모델선발대회에서 1위를 차지한 이현주(20). 모델이나 연예활동 경험없이 '대뜸' 출전한 대회에서 '덜컥' 1위에 올랐다.
동그란 눈매에 자그마한 얼굴, 175.6cm의 키, 33-24-35의 신체 사이즈, 육상선수를 하며 다져진 몸매까지 타고난 모델인 이현주는 이번 대회에 출전할 때까지 학교 생활에만 충실하던 대학생이었다. 경남 창원여고를 졸업하고 연세대 06학번으로 입학해 행정학을 전공하며 안정적인 공무원이 되려는 생각으로 행정고시를 준비해왔다.
"어려서부터 키가 유독 컸어요. 중학교 때부터 길거리 캐스팅도 당하고 주변에서 모델하라는 소리도 많이 들었는데, 그때는 그다지 관심이 없었어요. 해군이신 아버지도 엄하셔서 허락을 않으셨죠. 올해초 젊었을 때 한번 연예계에 도전해보고자 하는 생각이 들어서 모델 아카데미에 등록해 3개월간 교육을 받고 난 후 슈퍼모델 대회에 나가게 됐어요."
어머니의 든든한 후원으로 지난 5월 전국에서 1800여명이 지원한 슈퍼모델 한국 예선 서류심사를 거친 210명에 포함됐다. 1차에서 50명, 2차에서 32명이 걸러졌고 9월 20일 열린 한국 본선에서 8명이 최종 당선됐다.
"모델 경력도 없는데다가 프로필 사진도 전문 사진가가 찍은 것이 아닌 직접 찍은 것으로 원서에 붙였고 별다른 준비도 못해서 처음에는 서류심사에 된 것도 신기하기만 했어요. 관문을 통과할 때마다 얼떨떨하기만 하다가 점차 자신감이 생기더라구요. 최종 예선에서 32명 안에 들자 그때부터는 1위 자리도 은근히 욕심도 나구요."
연세대 원주캠퍼스 입학 후 '나서기 좋아하는 성격상', 기수단에 들어가 축제나 연고전에서 앞장서 율동으로 치어리더 역할을 했던 이현주는 그만큼 활달한 자신감이 매력적이다. 장기자랑 시간에도 따로 준비를 못했지만 막춤과 활짝 웃는 표정으로 심사위원들을 사로잡았다. 건강하고 신선한 이미지에 신세대다운 꾸밈없이 솔직한 말솜씨도 미소를 짓게 한다.
ⓒ최용민기자 leebean@
"긴 대회 기간 중 슬럼프에 빠졌을 때 타로카드 운세를 보러갔더니 대운이라고 하고 거북이가 집안으로 들어오는 길몽을 꿔서 기대도 했어요. 막상 중국, 태국, 일본에서 온 후보들과 함께 출전한 아시아-퍼시픽 본선대회에 나서는 중국 대표들의 신체조건이 너무 뛰어나고, 상대적으로 작은 키라 3위만 돼도 정말 다행이라고 생각했죠. 막상 1위로 불리고 보니 슈퍼모델다운 카리스마가 없어보이면 어떻게 하나 싶은 마음에 잔뜩 무게를 잡고 있느라 힘들었어요.(웃음)"
'귀엽다'는 말을 주로 들었던 지라 '1위스러운 척'하느라고 고생했다는 이현주는 아직도 "심사위원들이 왜 키도 작고 모델스럽지 않은 나를 1위로 뽑았을까" 부담스럽다며 갑작스러운 유명세에 대한 짐스러운 마음도 털어놨다. 하지만 곧 스무살 젊은이다운 패기로 미래에 대한 꿈을 펼쳐보였다.
"배울 점이 있는 사람은 본보기로 삼긴 하겠지만, 제가 후배들에게 그런 사람이 될 수 있었으면 좋겠어요. '이현주'라고 했을 때 기억에 남는 사람이 되고 싶어요. 쇼모델로도 성공하고 싶지만, 연기자, CF모델, MC 등 제가 닥치는 기회는 무조건 다 도전해보고 싶어요. 1위라는 기대를 저버리지 않도록 열심히 노력해 '슈퍼모델'의 명성을 드높일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