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이 "정극변신에 목말랐다" 눈물 왈칵

김현록 기자  |  2007.11.10 09:39
배우 신이. ⓒ최용민 기자=leebean@ 배우 신이. ⓒ최용민 기자=leebean@


"웃기는 신이는 잊어주세요."

배우 신이가 2004년 SBS '발리에서 생긴 일' 이후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왔다.


9일 첫 방송된 케이블채널 OCN의 '직장연애사'를 통해서다.

그의 첫 드라마 주연작이라는 점에서, 3년 만의 TV 복귀작으로 잘 알려졌지만 정작 이 작품이 신이에게 의미있는 건 다른 이유에서다. '웃기는 여자' 신이가 없기 때문이다.


"이번엔 진짜 정극이예요. 상황이 웃길지는 몰라도 적어도 저는 웃기지 않아요. 그래서 스스로 더 기대가 돼요. 배우가 변하고 싶어도 한 번 이미지가 박히면 쉽지가 않아요. 모두들 그 특기를 어떻게 살려서 빼먹을까 생각하지, 모험을 하자고 하는 사람은 없거든요."

그러나 '남자셋 여자셋'을 집필했으며 '세친구' '연인들' 등을 통해 성인시트콤 장르를 개척한 베테랑 김성덕 작가는 신이에게 말했다. '너를 바꿔주고 싶다. 너의 새로운 면을 왜 사람들은 몰라주고 그저 이용만 하려 하느냐.' 그 말에 신이는 그만 왈칵 눈물을 쏟았다.


그 동안 신이는 늘 '웃기는 여자'였다. 유명세를 안긴 드라마 '발리에서 생긴 일'에서도, 영화 '색즉시공'과 '가문의 위기', '가문의 부활', '구세주'에서도 억척스럽고 남자 밝히는 웃기는 여자 역할이 주어졌다. 잘 하니까 맡겨진 것이고 연기가 좋아 계속했지만 웃고 있는 얼굴 만큼 마음이 편하지는 않았다.

"카메라 앞은 행복해요. 하지만 이건 아닌데, 내가 하고 싶은 게 이게 아닌데 하면서도 계속 연기를 하는 순간이 있었어요. 완전히 목이 말라 있을 때 제게 시원한 물 1리터를 안겨주신 셈이죠. 그 만큼 기회가 없었어요. 아마 노 개런티라고 해도 저는 기꺼이 출연했을 거예요."

배우 신이. ⓒ최용민 기자=leebean@ 배우 신이. ⓒ최용민 기자=leebean@


한 편이 독립된 이야기로 이뤄진 이번 8부작 드라마에서 신이는 4편의 주연을 맡아 4가지 다른 캐릭터로 분했다. 촬영 초반엔 자신 대신 웃겨줘야 하는 조연들이 왠지 답답했지만 곧 적응했다. 그의 걱정은 과연 '웃기는 여자' 신이에 익숙해진 다른 사람들도 '안웃기는 신이'가 낯설지는 않을까에까지 미쳤다.


"사실 조금 걱정도 돼요. 큰 욕심은 안부리려구요. 일반 시청자들도 좋아하시면 더 좋겠지만, 이른바 '선수'들이 보고 얘가 이렇게 변했구나 하고 느껴주셨으면 해요. 저런 모습도 괜찮네 하시면 더 좋구요. 스스로는 그런 변화 자체가 만족스러워요."

신이의 변신은 기대되지만 코미디의 기운에서 벗어난 그가 다소 아쉬운 것만은 사실. 그렇다고 실망할 필요는 없다. 오는 12월께 개봉 예정인 '색즉시공 시즌2'에서는 '웃기는 신이'가 여전히 등장한다. 그의 "마지막 의리"다.

"앞으로 좀 더 새로운 모습을 보여드리려고 해요. 아! 그리고 결혼을 하고 싶은데 그건 어떻게 될지 모르겠고, 육아 교육에도 관심 많은데 역시 어떻게 될 지 모르겠고. 이번 작품에서 옥주현씨와 섹시 대결을 벌인다고 하는데, 포스터 촬영 때 한 번 봤는데 대결은 무슨…. 그저 연기로 다른 우물들을 많이많이 파 보려고 합니다.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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