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즉시공 시즌2'
올해 상반기 한국영화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잇따른 '공습'으로 관객을 빼앗겼다.
지난 봄 시즌 '스파이더맨3'를 시작으로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 '슈렉3', '트랜스포머', '다이하드4' 등에 이르기까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위력은 대단했다.
급기야 한국영화는 상반기 전년대비 관객수가 무려 30% 이상 줄어들었고 점유율 역시 41.7%로 최근 6년 동안 가장 저조한 수치를 기록했다. 반면 미국영화의 점유율은 10.3% 오른 50.8%로 뛰어올랐다.(이상 영화진흥위원회 자료)
또 올해 상반기 최다 개봉관을 확보했던 '캐리비안의 해적:세상의 끝에서'의 경우, 스크린 점유율은 전국 51%, 서울 65%로 2006년 말 314개 극장을 기준으로 할 때 모든 극장의 3개관에서 상영할 수 있는 규모였다.
CJ CGV의 자료 역시 '스파이더맨3', '캐리비안의해적-세상의 끝에서', '슈렉3', '300', '박물관이 살아있다' 등 5편의 할리우드 영화가 상반기 전체 관객의 27.9%를 차지했다고 적었다.
이 같은 위력 속에서 전국 200만 관객을 돌파한 한국영화는 4편에 불과했고 한국영화계는 침체 분위기 속으로 빠져들었다.
'세븐데이즈'
이제 연말을 향해 달려가고 있는 극장가에서 또 한 번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맞붙는다.
오는 14일 개봉하는 영화 '베오울프'를 시작으로 29일 '히트맨', 12월13일 '나는 전설이다', 12월18일 '황금나침반' 그리고 12월19일 '내셔널 트레져:비밀의 책' 등의 블록버스터들이 잇따라 한국 극장가를 찾는다.
한국영화는 14일 '스카우트'를 비롯해 '마을금고연쇄습격사건'(15일), '세븐데이즈'(15일). '열한번째 엄마'(29일), '우리동네'(29일) 등이 11월 관객과 만난다. 12월에는 '싸움'과 '색즉시공 시즌2'가 13일, '용의주도 미스신'이 19일, '가면'이 27일 각각 개봉한다.
특히 각급 학교 방학 및 성탄절, 연말연시 흥행을 노리는 12월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한국영화와 박빙의 승부를 냈던 계절. 지난 20001년 '반지의 제왕-반지원정대'와 '해피포터와 마법사의 돌'이 이 시즌 개봉해 관객몰이에 성공했고 외화 블록버스터들은 이 시기를 또 하나의 흥행 승부처로 여겨왔다.
이에 맞서 '실미도', '태극기 휘날리며' 등 대작을 중심으로 한 한국영화의 기세 역시 꺾이지 않았고 한국영화와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를 중심으로 한 외화의 흥행 경쟁에 관객은 신났다.
'싸움'
하지만 현재 양상은 이전과는 좀 다르다.
CJ CGV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월 극장 관객수는 947만여명으로 지난 9월에 비해 19.4%나 줄었다. 지난해 10월에 비해서는 무려 33%나 낮아진 수치이기도 하다.
그 만큼 비수기가 길어지고 있으며 이 같은 분위기가 급반전될 가능성은 그리 크지 않은 것으로 극장가와 영화계는 내다보고 있다. 이처럼 전체 파이의 규모가 작아짐에 따라 각 영화들이 얻을 수 있는 몫도 줄어들 수밖에 없다는 분석이다.
스크린쿼터 축소와 위축된 투자 분위기, 관객의 감소, 각 영화를 둘러싼 끊임없는 논란 등 한국영화는 가뜩이나 침체된 상황에 놓여 있다.
그래서 한국영화계는 이달 중순부터 시작되는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의 공세 양상에 주목하고 있다. 겨울 시즌, 추워진 극장가에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에 맞서는 한국영화에 관객이 얼마나 시선을 줄 지 주목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