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수' 김미려 "개그맨이라 우습다고? 스트레스 없다"

[★동영상] 가수 데뷔 싱글 'Meet Myself-MI RYEO' 발표

김원겸 기자  |  2007.11.12 17:34
김미려가 정식 음반을 내고 가수로 활동에 나선다. ⓒ최용민 기자 leebean@ 김미려가 정식 음반을 내고 가수로 활동에 나선다. ⓒ최용민 기자 leebean@


“가수는 어릴 적부터 꿈이었나요?” “아뇨, 그냥 음악을 좋아할 뿐인데요.”

“드라마 ‘왕과나’에 출연하는데, 배우로도 활동하나요?” “사실, 전 구체적이고 치밀하게 계획을 세워서 일하지는 않습니다.”


“그럼 개그에는 언제 복귀합니까?” “글쎄요, 아직 아무런 계획이 없어요.”

‘사모님’은 솔직했고, 내숭이 없었다. 충분히 예상할 수 있었던 ‘쉬운’ 질문에 적당한 모범답안으로 자신을 포장할 수도 있었겠지만 김미려는 처음 보는 기자에게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꺼내보였다. 벨벳드레스에 모피 숄을 걸치고 우아하게 말을 하지만 결국엔 푼수끼 넘치는 자아를 속일 수 없는 순박한 ‘사모님’처럼.


개그맨이 프로그램에선 자신을 망가뜨리고 비하시켜서 웃음을 주기도 하지만 김미려는 자신의 있는 그대로를 가식 없이 보여주면서 상대를 빨려들게 했다.

자신의 가수 도전기를 보여줬던 다큐멘터리 ‘미려는 괴로워’(Mnet)가 조작논란을 일으키고, 성형을 미화시킨다는 비판도 받았으면서도 결국 음반을 낸 것을 두고 ‘김미려에게 가수는 무엇인가. 그토록 이루고 싶었던 오랜 숙원이었나’고 물었다.


김미려의 대답은 단순했다. “가수의 꿈을 갖고 도전했다기보다 음악이 좋았을 뿐”이라고 했다. 어찌 보면 성의 없고 기막힌 대답이겠지만, 그건 김미려의 진심을 보여주는 방법이었다.

자신은 그저 음악이 좋았을 뿐이고, 가수는 자신이 ‘음악’을 표현하는 방법일 뿐이라 했다. 피아노는 수준급이고, 기타도 곧잘 치지만 궁극적으로는 가수보다는 악기 연습을 더 해서 밴드의 세션이 되고 싶다고 했다.

하지만 그는 우연히 가수가 된 것이 아니었다. 김미려는 음악이 좋아 낯선 서울을 찾았다. 전남 여수가 고향인 김미려는 초등학교 시절 꿈은 개그맨이었다지만 중고교 시절, X-재팬에 빠져 있었고, 록 음악에 심취했다. 음악을 하고 싶어 스무 살에 상경해 서울재즈아카데미에 들어갔다.


하지만 학원비가 필요해 아르바이트를 시작했고, 홍대의 한 주점에서 후배들과 술을 마시던 김태균을 우연히 보게 됐다. 사인을 받으러 갔다가 자신도 모르게 ‘저 개그맨의 꿈이 있는데 도전해보고 싶다’고 말하는 순간 김미려는 자신 안에 있던 또 다른 자아를 발견하게 됐다고.

김미려는 다시 김태균과 정찬우가 대표인 컬트 엔터테인먼트 사무실로 찾아가 계약해달라고 당돌하게 요구했다. 정찬우는 처음엔 ‘이걸 어디냐 쓰나’고 했지만 결국 ‘뭔가 할 거는 같다’며 계약서에 도장을 찍었다.



‘미려는 괴로워’를 촬영하는 동안에는 여자로서 민감하고 쑥스런 모습도 많이 보여야 했다. 보톡스 주사, 지방흡입 등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 것이 쉽지 않았다.

“보톡스를 처음 맞아봤는데 많이 아팠어요. 그리고 뱃살, 엉덩이가 노출되는 게 많이 신경 쓰였죠. 그래도 무엇보다 못 먹고 살 빼고 운동하는 게 제일 힘들었어요.”

이를 악물고 다이어트를 해 결국 12kg까지 감량했지만, 노래가 안될 만큼 힘도 빠지고, 목 상태도 안 좋아져 3kg를 다시 불렸다. 하지만 다시 성대결절로 위기를 맞기도 했다.

김미려의 가수데뷔 음반은 ‘Meet Myself’다. 가수라는 직업을 통해 자신을 다시 들여다보고자 제목을 그렇게 지었다. ‘나를 만나다’는 김미려가 추구하는 경쾌한 록 스타일이다. ‘가시’는 김형석이 애절한 사랑노래를 수록하자고 선물한 곡으로, 김미려의 가창력과 음색이 돋보인다. 하지만 김미려는 ‘가시’를 제일 부르기 힘들었던 노래로 꼽았다.

개그맨이 가수를 하면 ‘우습게’ 보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김미려는 이를 스트레스로 생각하지 않았다.

“스트레스라 생각하지 않아요. 내가 개그맨이기 때문이죠. 사람들은 절 노래로 칭찬하기도 하고, 개그로 칭찬도 해요. 그리고 이젠 ‘왕과나’로도 평가해주시더군요. 두루 보여지는게 나쁘지 않아요.”

김미려는 SBS 드라마 ‘왕과나’에 ‘탄실네’ 역으로 뒤늦게 합류해, 극이 다소 무겁게 흐르는 것에 유쾌한 웃음을 주는 임무를 맡았다. 이미 뮤지컬 ‘시스터 소울’에도 출연했기에 이제 남은 분야는 DJ와 MC다. 김미려는 “머릿속 이야기와 입으로 나오는 이야기가 좀 달라서 요즘 독서를 많이 한다”며 섣불리 도전하지 않고 차분히 진행하겠다고 한다.

김미려는 인생의 궁극적인 목표로 ‘돈 잘 벌어 효도하고 잘 사는 것’이라고 했다. ‘솔직녀’ 김미려는 그 목표를 이루기 위해 어떤 일이 주어지든 열심히 한다고 했다.

솔직하고 내숭 없는 그녀. 가수로서 포부를 말해달라고 하자 “100% 라이브 한다고 장담 못하지만, 목소리가 최악이 아닌 다음에는 꼭 라이브를 하겠다”고 했다. 솔직해서 더욱 믿음이 갔다.

가수로 변신한 김미려 ⓒ최용민 기자 leebean@ 가수로 변신한 김미려 ⓒ최용민 기자 leebea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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