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라마가 길어진다..50~80부작이 '대세'

김태은 기자  |  2007.11.14 17:48
↑스타 작가인 문영남씨와 계약해 80부작으로 선보인 SBS 특별기획 \'조강지처클럽\' ↑스타 작가인 문영남씨와 계약해 80부작으로 선보인 SBS 특별기획 '조강지처클럽'


드라마가 길어지고 있다. 50부작 이상으로 기획되는 경우가 늘어나고 있다.

주말 밤 10시대 방송되는 SBS 특별기획 '조강지처클럽'은 80부를 예정으로 스타트했다. 특별기획이 보통 16~24부작으로 선보였던 것에 비하면 상당한 장기기획이다. 이에 앞서 주말 밤 9시대 방송되는 SBS 주말극장 '황금신부'도 50부에서 10회이상 연장해 방송될 계획이다. MBC도 주말 특별기획 '겨울새'를 50부작으로 편성했다.


다양한 변화를 꾀하고 있는 SBS 금요드라마도 50부작 이상으로 준비중이다. SBS 드라마팀 박영수 PD는 보통 20부 안팎 길이의 금요드라마를 내년 5월부터 장편으로 늘이라는 특명을 받았다.

이뿐 아니다. 보통 미니시리즈가 방송되는 평일 밤 시간대에도 50부작 드라마가 기획중이다. 내년 4월 MBC 방송예정인 '에덴의 동쪽'은 홍콩, 마카오, 중국, 일본 등 아시아 일대를 돌며 1960년대부터 2000년대까지를 배경으로 두 가족의 일대기를 담은 초대작이다. 해외 로케이션을 포함된 대형 드라마를 50부작으로 선보이는 것은 유례없다. 250억원의 제작비를 투입할 계획이다.


50부작 이상의 장편 드라마는 보통 일상의 소소한 이야기를 다뤄 매일 30분 이내로 선보이는 일일 연속극이나 주말 연속극에서 선호되던 방식이다. 스토리 자체가 웅장하고 방대한 역사극이나 시대극인 경우 방송사에서 '대하'라는 이름을 달고 장기 기획으로 준비해왔지만 이처럼 현대극까지 대거 6개월 이상 길어진 경우는 처음이다.

이 같은 이유에 대해 외주제작사 초록뱀미디어의 김광일 대표는 "좋은 배우나 작가를 캐스팅하기 어려워지면서 경쟁력있는 조합이 된 경우 길게 가고 싶어하는 것이 방송사의 속내"라며 "계속 드라마를 갈아끼우는 것보다 외형적으로도 광고수입이 안정적이다"고 말했다.


↑50부작으로 기획된 10회이상 연장하기로 한 SBS 주말극장 \'황금신부\' ↑50부작으로 기획된 10회이상 연장하기로 한 SBS 주말극장 '황금신부'


하지만 "드라마가 길어진다고 협찬이 늘어나는 것도 아니고, 24부작 이상 되는 드라마는 해외 판매에서도 별다른 장점이 없어 해외판권을 갖는 외주제작사에서는 이롭지만은 않다"고 덧붙였다.

또다른 외주제작사 로고스필름의 이장수 대표도 역시 '배우와 작가 수급의 어려움'과 '기획의 어려움' 이라는 사유를 꼽았다. "예전과 달리 마음에 맞는 연기자와 제작진이 금세 의기투합해 하나의 작품을 만들어내는 일이 어려워졌다"는 것이다.

애초 미니시리즈는 4부작을 의미하던 것. 점차 8부, 16부로 늘어나 32부작까지 선보이기에 이르렀다. 이제는 기획 연속극이나 사극을 포함한 대하드라마, 혹은 블록버스터급 물량투입을 하지 않으면 살아남기 힘들다


드라마가 대형, 장편화하는데는 고급스러워진 시청자들의 입맛을 맞추기 위한 것도 크다. 대작을 원하는 취향과 병행해 디테일과 리얼리티를 살리려면 길어질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SBS 구본근 드라마 총괄CP는 "폭발적인 인기를 끌었던 미니시리즈가 퇴조하고 시청자들이 선호하는 장르가 변화하고 있다. 확실한 컨셉트를 지니고 스타 캐스팅에 물량투입한 대작이 아니면 더 이상 시청자들의 눈길을 끌기 어려운 시대가 왔다"고 짚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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