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왼쪽부터 '열한번째 엄마', '우리동네'>
오는 29일 나란히 개봉하는 두 영화 속에 90년대를 풍미했던 두 가수의 노래가 중요한 테마곡으로 삽입돼 눈길을 끌고 있다.
김혜수 주연의 '열한번째 엄마'와 오만석 류덕환 주연의 '우리동네'에 각각 이승철의 '무정'과 이문세의 '사랑이 지나가면'이 주요 테마로 사용된 것이다.
'열한번째 엄마'에서 이승철의 '무정'은 삶에 지친 '막장인생' 김혜수가 즐겨듣는 노래로 시종 흐른다. '참 많이 힘들어요/잠든 그댈 떠나가기가/단 하루도 참아내지 못한 채/이렇게 난 슬피 울고 있죠'라는 노랫말이 극중 김혜수의 처지와 놀랍도록 닮아 있다.
'열한번째 엄마'의 김진성 감독은 "우연히 라디오에서 나온 '무정'을 듣고 우리 영화와 많은 부분이 닮아 사용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우리동네'에 삽인된 '사랑이 지나가면'은 더욱 직접적으로 인용된다. 극중 한 여자가 '사랑이 지나가면'을 '이문세풍'으로 부르지 않는다며 "기교만 있지, 순수함이 없다"며 오만석이 살인을 저지른다. 또 다른 '살인마' 류덕환 역시 수시로 '사랑이 지나가면'을 불러 음산한 분위기를 풍긴다.
제작사측은 "'사랑이 지나가면'이 옛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노래라 과거의 인연이 닿는 사람들의 이야기인 영화와 잘 맞아 선택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영화에 기성곡이 삽인된 것은 어제오늘일은 아니다. '공동경비구역 JSA'에서 '이등병의 편지'가, '살인의 추억'에서 '우울한 편지' 등이 사용돼 영화에 분위기를 더했다. '미녀는 괴로워'에서도 '마리아'가 새롭게 재탄생돼 큰 인기를 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