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말말말로 재구성한 대한민국영화대상] "이 상을 대신 전하겠다"

전형화 기자  |  2007.12.01 22:39


1일 오후 6시50분 서울 세종문화회관에서 열린 제6회 대한민국 영화대상 시상식에는 참석한 배우들의 화려한 면면 만큼 재미있는 말들이 쏟아졌다.


그런 한 편으로 17개 본상 시상 부문에서 모두 7개 부문 수상자들이 불참해 빈축을 사기도 했다. 수상자를 대신해 상을 받은 각 작품의 감독과 프로듀서 등은 "이 상을(수상자에게)잘 전해주겠다"고 말해야 했다.

이날 무대에 등장한 말들로 시상식을 재구성했다.


▶"안성기 선배가 나랑 할 때보다 더 잘하면 안되는데 라고 문자를 보냈다."(송윤아)=이날 단독 MC를 맡은 송윤아가 지난해까지 함께 시상식을 진행한 안성기가 이번에는 못온다며.

▶"주진모가 왔으면 당장 연락해라."(송윤아)=송윤아가 동료들이 단독MC를 맡았다고 하자 응원한다며 보내준 문자를 소개하던 중 조혜련이 보냈다며.


▶"'밀양'은 답은 없고 질문만 가득한 시험지 같은 영화."(전도연)=이날 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이 최우수작품상을 수상한 '밀양'을 소개하며.

▶"아버지가 이병헌이나 조인성 선배를 더 좋아한다."(진구)=촬영상 시상을 위해 무대에 오른 진구가 촬영감독인 아버지와 작품을 하고 싶은데 아직 자신보다 이병헌이나 조인성을 더 좋아하는 것 같다면서.

▶"흥행이 안돼 마음 고생했는데 이 상으로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이명세 감독)='M'의 홍경표 촬영감독이 촬영상을 수상하자 대리 수상자로 나선 이명세 감독이 수상 소감을 대신하면서.

▶"시나리오는 속옷 같다."(현영)=각본/각색상 시상자로 나온 현영이 시나리오는 몸통이요, 뼈대이며, 속옷이다고 말하며. 아무리 겉옷을 갖춰입어도 이상한 속옷을 입으면 맵시가 안 난다는 독특한 설명을 곁들여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세 번째 시나리오가 잘 안 써지는데 잘 참아주고 있는 아내에게 감사하다."(최동훈 감독)='타짜'로 각색상을 수상한 최동훈 감독이 '시나리오가 잘 써지기 위해서는 아내와 싸워서는 안된다. 왜냐하면 다음날 아침 식탁에서 시나리오를 써야 하기 때문이다'라는 격언을 소개하면서.

▶"설경구는 시나리오는 안 외우고 스태프 이름을 먼저 외운다."(송윤아)=스태프들의 고마움을 소개하면서. 송강호는 스태프들에게 꽃등심을 사줬으며, 설경구는 시나리오 대신 스태프 이름을 외운다며. 이어 송윤아는 스태프들이 설경구가 시나리오를 안 외워서 결국 골탕을 먹인다고 농담을 곁들였다.

▶"사람은 오래 살고 볼 일이다. 시상을 하게 되다니."(심형래 감독)=단편영화상 시상을 맡은 심형래 감독이 그 동안 영화제에도 못 왔는데 시상까지 하게 됐다며. 심 감독은 오늘 상을 못 받아도 좋다고 말하기도 했다. 하지만 기술부문상에서 '디 워'가 수상하자 '눈물이 나려는데 울면 눈물 마케팅이랄까봐 못울겠다"고 너스레를 떨다가 결국 눈시울을 붉혔다.

▶"'M'은 내게는 'Map'의 M이요, 'Me'의 'M'이었다."(이연희)=작품상 후보에 오른 'M'을 소개하면서 'M'에는 여러 가지 뜻이 담겨있지만 특히 내게는 이런 의미를 가지고 있다면서.

▶"영화배우 얼굴에 침을 뱉으면 되는 건가요."(김구라)=이윤석과 함께 '구라 어워즈'를 진행하러 나와 특유의 독설을 내뱉으며. 김구라는 전도연에게 이창동 감독이 장관 출신 감독이라 들이받지도 못한다고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너무 잘하지 말고 살살 좀 했으면 좋겠다."(송강호)=신인남우상 시상자로 나온 송강호가 신인들에게 조언을 해달라는 부탁을 받자.

▶"아침에 일어나면 '섯다'를 했고, 하루의 마무리는 '블랙잭'을 했다."(조승우)=작품상 후보에 오른 '타짜'를 설명하던 중 영화 촬영 일화를 소개하며.

▶"저를 보면서 금연해달라."(유현목 감독)=공로상을 수상한 유현목 감독이 영화 제작 환경이 안 좋아서 속상할 때마다 담배를 피웠더니 그 결과 지난해 뇌경색으로 쓰러져 1년간 투병을 했다면서.

▶"방송 사고가 날 줄 알았다."(송윤아)=2부 오프닝 무대에서 박진영과 함께 춤을 춘 송윤아가 재빨리 가발을 벗고 드레스를 갈아입고 나오다 길을 잃어버렸다면서.

▶"편집 대상을 고교 후배인 박철민에게 넘겼다."(이한위)=편집상 시상자로 나선 이한위가 자신이 예전부터 편집을 많이 당했는데 이제 박철민에게 그 자리를 넘겼다면서. 이한위는 박철민이 '누가 그녀와 잤을까'에서 알몸으로 연기를 펼쳤는데 통째로 잘렸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하지만 이한위는 그래도 편집 작업은 위대하다고 덧붙여 객석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영화를 하면서 처음 받는 상이라 너무 긴장되고 떨린다."(성지루)=조연상을 수상한 성지루가 3년간 병상에 누워있는 아버지와 같은 시간 함께 하고 있는 어머니에게 모든 영광을 돌린다며.

▶"길게 이야기하고 싶지만 무대에 서면 급성 위경련이 생긴다."(조인성)=남우주연상 시상자로 나선 조인성이 방송 시간이 얼마 남지 않자 급하게 후보를 소개하면서.

▶"이창동 감독님, 송강호 오빠와 기쁨을 함께 하게 돼 더욱 기쁘다."(전도연)=여우주연상을 수상한 전도연이 이창동 감독이 감독상과 최우수작품상을, 송강호가 남우주연상을 수상하자.

▶"이 상을 대신 잘 전달해 주겠다."(대리 수상자들)=신인감독상과 촬영상, 미술상, 신인여우상과 음악상, 편집상과 여자 조연상까지 대리수상자가 무대에 올라 상을 받으면서 이날 가장 많이 밝힌 소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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