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못된 사랑'의 권상우, 이요원, 김성수. ⓒ임성균 기자=tjdrbs23@
권상우 주연의 KBS 2TV 새 월화드라마 '못된 사랑'(극본 이유진·연출 권계홍)이 3일 첫 방송을 앞두고 있다. 정통 멜로와 톱스타 권상우·이요원, '불새'의 이유진 작가 등을 내세운 '얼렁뚱땅 흥신소', '아이엠 샘', '한성별곡-정', '꽃 찾으러 왔단다' 등을 거쳐오며 어느 새 반년 가까이 시청률 한자릿수를 면하지 못한 KBS 월화드라마의 승부수다.
MBC '이산'과 SBS '왕과 나'가 버티고 있는 월화드라마는 사실 빈 틈이 많지 않은 승부처다. 이미 '이산'과 '왕과 나'를 합쳐 40% 가까운 시청률이 나오고 있어 새로운 시청자들을 찾기가 쉽지 않다. 사극의 특성상 고정된 시청층을 빼내오기가 역시 쉽지 않을 전망이다. 종영한 '얼렁뚱땅 흥신소'는 탄탄한 구성과 출연진의 맞춤연기에도 불구하고 3∼4%의 저조한 시청률에서 벗어나지 못한 바 있다.
그러나 너무 많은 사극들이 한꺼번에 방영되고 있다는 점이 '못된 사랑'에게 오히려 유리하다는 의견도 있다. KBS는 '못된 사랑'이 오랜만에 찾아온 정통 멜로라는 점과 멜로물로 입지를 다져 온 톱스타 권상우의 존재를 부각시킨다는 전략이다. 이들은 "사랑이야기를 선호하는 젊은 여성들과, 드라마의 주 타켓층인 30∼40대 여성의 선택 폭이 좁아졌다"며 "새로운 장르에 대한 기대감과 설렘을 갖고 있다"고 긍정적인 전망을 내놨다.
쌀쌀한 겨울에는 정통 멜로가 강세를 보이기 마련이라는 점도 기대감을 더한다. 30%를 넘나드는 시청률을 기록한 '미안하다 사랑한다', '발리에서 생긴 일' 모두가 겨울에 방송해 높은 인기를 얻었다. 신선한 멜로물 '불새'를 선보였던 이유진 작가의 필력도 관심이 간다. 권상우 스스로는 자신의 출세작인 '천국의 계단'이 '못된 사랑'과 같은 12월 3일 첫 방송을 시작했다며 기대를 드러낸 바 있다.
멜로드라마를 통해 입지를 다져 온 권상우가 오랜만의 새 드라마에서 자신의 존재감을 입증할 수 있을지도 관심거리다. 그는 정통 멜로였던 전작 '슬픈연가'가 별다른 반응을 얻지 못하고 끝난 바 있어 당시의 실패를 설욕해야 한다. 권상우의 각오는 남달라 보인다. 톱스타로서는 드물게 아침 토크쇼에 출연, 속내를 털어놓으며 주부 시청자들에게 다가가려 한 점이 이를 방증한다.
KBS 드라마 관계자는 "기대가 큰 것은 사실이지만, 사극과의 승부가 쉽지 않다는 것을 왜 모르겠냐"며 "'못된 사랑'이 시청률 10%의 벽을 넘어주는 것이 일단의 목표"라고 조심스런 기대를 나타냈다. 과연 권상우의 멜로는 사극을 잠재울 수 있을까. 12월의 첫 월요일 밤 그 첫 승부가 벌어진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