싸이 재입대 판결, 병무청은 어떤 평가?

싸이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가수 싸이(본명 박재상)가 서울행정법원의 '병무청의 현역병입영통지처분은 적법하다'는 판결로 인해 현역입대 가능성이 커졌다.

서울행정법원은 지난 12일 오전 10시 싸이가 병무청을 상대로 제기한 산업기능요원 복무 만료 처분 취소 소송 선고공판에서 원고패소 판결을 내렸다.


재판부는 이날 "싸이의 산업기능요원 편입과 관련해 원고의 숙부가 지정업체의 장에게 부정한 청탁을 하고 금품을 교부했다는 처분사유는 인정할 수 없지만, 2004년 6월23일부터 의무종사기간 만료시까지 정당한 이유없이 일과 중 아무런 업무를 부여받지 않는 등 편입당시 지정업체의 해당분야 업무에 종사하지 않았던 점은 인정되므로, 이를 이유로 한 이 사건 복무취소만료처분 취소, 산업기능요원편입취소처분 및 이에 기한 현역병입영통지처분은 모두 적법하다"고 판시했다.

이 판결에 따라 싸이는 현역병으로의 재입대가 불가피해졌다.


그러나 이번 사건을 계기로 병무청의 행정은 어떻게 평가해야 하느냐에 대한 의문은 끊임없이 제기되고 있다.

싸이는 연예인이라는 특수한 신분으로 많은 관심 속에 지난 2002년 12월부터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를 시작했고, 병무청은 1년에 4~5차례 싸이의 업무에 대해 실태를 조사를 했다.


당시 부실 근무 의혹을 제기한 언론 보도에 따라 병무청은 실태조사를 강화해 수 차례에 걸쳐 싸이가 일하고 있는 현장을 불시에 찾아 조사를 벌였지만, 모두 이상 없다고 판정하고 한 차례의 경고 조치도 없이 2005년 11월, 35개월 간 복무한 싸이에게 전역을 명했다.

하지만 뒤늦게 지난 5월 서울동부지검이 대대적인 병역특례비리 수사를 벌였고, 산업기능요원 편입과정에 금품거래가 있었을 것이라는 검찰조사와 지정근무 미종사 등의 혐의로 병무청에 행정처분을 권했고, 병무청은 검찰의 행정처분에 따라 싸이에게 현역병 재입대를 통보했다.

싸이가 불복을 하고 행정소송을 제기했지만, 이번 서울행정법원의 판결로 인해 싸이는 예비군 훈련을 두 차례나 받았음에도 불구하고 또 다시 20개월간 다시 군복무를 해야 한다. 더욱이 신병교육훈련도 다시 받아야 한다. 이미 산업기능요원으로 35개월을 대체복무한 터라 모두 55개월을 군복무를 하는 셈이다.


최근 쌍둥이 딸을 얻은 싸이에게 너무 과한 처분이 아니냐는 지적이 나오는 대목이다.

이에 대해 싸이측 변호인은 병무청의 관리감독 책임과, 행정법원의 판결 이전에 이미 입대영장을 발부한 성급한 결정에 이의를 제기하고 있다.

싸이 측 변호인은 "병무청은 싸이가 산업기능요원으로 복무할 당시 성실히 관리 감독 하지 않은 것으로 무엇을 얻는 것인가? 자신들의 책임과 직무를 성실하게 수행했나를 생각해보고 관리 체계의 재점검과 보완에 대한 반성은 없이, 행여 한 개인의 문제로 덮으려는 우를 범하지 않을까 걱정이 앞선다"고 우려를 나타냈다.

아울러 "그러나 이러한 우려에도 불구하고 병무청은 판결일 전인 지난 12월 5일, 싸이에게 12월 17일 현역병으로 입대하라는 통지서를 보냈다. 선고일(12월12일) 이후에 통보를 해야 함에도 불구하고 병무청이 사건의 승소를 미리 예상하고 일을 처리한 것이다. 이는 위법요소가 있을 수 있다. 무엇이 이토록 병무청으로 하여금 행정착오를 일으키게 하는지 국가 행정을 신뢰해야 하는 모든 국민에게 밝혀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