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리스마스 시즌, 외화 등쌀에 한국영화 설자리 줄어

전형화 기자  |  2007.12.19 09:29


대선 탓에 한층 크리스마스 분위기가 사라진 올 겨울, 한국영화들이 외화들의 공세에 설자리를 잃고 있다.

겨울방학의 시작에 더해 연인들의 데이트로 이어지는 크리스마스 시즌은 극장가가 반짝 특수를 노릴 수 있는 몇안되는 기회이다. 때문에 이 시즌을 노리고 야심차게 준비한 영화들이 속속 개봉한다.


올해도 한국영화들은 '색즉시공 시즌2'와 '싸움', '용의주도 미스신'과 '내사랑'이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마음이 한껏 들떠있는 관객들을 유혹하려 준비를 맞췄다.

하지만 전망이 그다지 밝지 않다. 영화의 재미와 완성도를 떠나 시작부터 불리한 고지에 섰다.


할리우드 블록버스터들이 크리스마스 대목을 노리고 속속 개봉하면서 스크린을 점령하다시피 했기 때문이다.

지난 12일 앞서 개봉한 '색즉시공 시즌2'와 '싸움'은 각각 420여개와 350여 스크린으로 시작해 그나마 출발은 나쁘지 않았다. 그러나 350여 스크린에서 개봉한 윌 스미스 주연의 '나는 전설이다'가 첫주 100만명에 육박한 관객을 불러모으면서 '색즉시공2'와 '싸움'의 스크린은 개봉 둘째주로 접어들면서 속속 줄어들었다.




여기에 더해 '황금나침반'과 '내셔널 트레져:비밀의 책'이 각각 400여 스크린을 확보하면서 이들과 함께 개봉하는 '용의주도 미스신'과 '내사랑'은 직격탄을 맞았다.

'나는 전설이다'와 '황금 나침반', '내셔널 트레져:비밀의 책'이 1200여 스크린을 장악하다보니 '용의주도 미스신'과 '내사랑'은 스크린을 잡기가 어려워 각각 230여 스크린을 확보하는 데 그쳤다.

'색즉시공2'와 '싸움', '용의주도 미스신'과 '내사랑' 등 한국영화들은 산술적으로 총 1950여 스크린에서 외화가 장악한 스크린수를 뺀 750여 스크린에서 아웅다웅 경쟁을 펼치게 됐다. 이 과정에서 '퐁당퐁당'(교차상영을 뜻하는 영화계 은어)으로 피해를 볼 영화도 상당할 것으로 예상된다.


크리스마스 시즌 개봉을 앞둔 한 한국영화 관계자는 "흥행 가능성이 큰 영화들이 많은 상영관을 확보하는 게 타당하다고 생각하면서도 경쟁 자체가 쉽지 않은 현 시스템에 한계를 느낀다"고 털어놨다.

올해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장악했던 5월부터 7월 사이 한국영화들은 설 자리가 없었다. 올 크리스마스 시즌 스크린 구도를 보면 이제 겨울도 안전지대는 아닌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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