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색, 계' 탕웨이 "비와 연기하고파"(인터뷰)

윤여수 기자  |  2007.12.19 09:30


삶과 죽음의 절벽 앞에서 드러나는 처연하고도 두려움 가득한 눈빛. 운명적이어서 가장 치명적인 사랑에 빠져드는 한 여인이 겪는 아픔은 그 눈빛으로 인해 더욱 깊고도 긴 여운을 남긴다.


영화 '색, 계'의 왕 차이즈 역을 통해 배우 탕웨이는 신예답지 않은 명민하고 과감한 연기력을 과시하며 일약 세계적인 스타덤에 올랐다. 이미 버라이어티지가 그를 올해 10대 유망 배우로 선정했고 세계 4대 영화박람회 가운데 하나인 시네아시아가 올해의 아시아 스타로 탕웨이를 꼽았다. 미국 인디펜던트 스피리트 어워드에서 탕웨이는 안젤리나 졸리, 시에나 밀러 등과 함께 여우주연상 후보로 이름을 올렸고 대만 금마장 신인배우상을 거머쥐기도 했다.

양조위와 펼친 격렬하고도 파격적인 정사신만으로도 화제를 모았던 그는 이제 '색, 계'를 뒤로 하고, "하늘 높이 날아올랐"던 올해를 보내며 새로운 도약을 모색하고 있다.


그런 탕웨이가 스타뉴스와 이메일 인터뷰를 가졌다. 지난 11일 '색, 계'의 수입사 마스엔터테인먼트와 홍보대행사 올댓시네마의 도움을 얻어 이뤄진 이번 인터뷰 답변은 정확히 일주일 만에 날아왔다. 차기작과 관련한 일부 질문에는 입을 다물었지만 탕웨이는 가장 성의있는 답변으로 인터뷰에 응했고 한국 팬들에게도 새해 인사를 전해왔다.



다음은 탕웨이와 나눈 이메일 인터뷰 일문일답이다.


-배우로서 보낸 올 한해를 정리한다면.

▶올해 저는 하늘 높이 날아 올랐어요. 영화 홍보를 위해 여러 나라를 다니고, 많은 사람들과 문화를 만났던 것은 정말 큰 수확이죠. '진정한 연기자'라는 제 자신의 목표에 한 걸음 더 다가갔다고 생각해요. 그 밖에 올해 제가 했던 일이 아버지와 어머니께 큰 기쁨을 드려서 저도 너무 기분이 좋아요.

-영화 '색, 계'로 얻은 것이 있다면.


▶'색, 계'를 촬영한 8개월 동안 정말 많은 것을 배웠습니다. 우리가 어떤 일을 하든 한결같이 차근차근 성실하게 해나가야만 스스로의 목표에 점점 가까이 다가갈 수 있게 되는 거죠. 이번 역할을 맡으면서 평소 저 역시도 자각하지 못했던 또 하나의 제 모습이 표출됐어요. 이를테면 좀더 섬세한 면이나 (평소보다)더 여성스럽고 더욱 부드럽고 상냥함이죠. 전 원래 (지금껏)굉장히 중성적이고 활동적인 스타일을 즐겼어요. 치마는 가끔 입고 말이죠. 그래서 가족들과 친구들은 모두 제가 남자아이 같은 느낌이라고들 말해요. 하지만 왕 치아즈를 연기하고 나서부터 제 스스로가 여성스러워지고 있다고 느껴요. 아버지도 제가 여성스러워졌다고 말씀하세요. 요즘은 가끔씩 제가 치마를 입은 모습이 좋기도 해요. 이런 저의 변화가 좋아요.

-색, 계'가 남긴 강렬한 이미지가 대중에게 오래도록 각인될 듯한데 이에 대한 부담감은 없나.

▶부담을 많이 갖지는 않아요. 전 이제 막 연기자의 길로 들어섰기 때문에 성실한 자세로 앞으로 맡은 배역마다 좋은 연기를 하기 위해 노력할 거예요. 여러분들이 제 연기를 좋아해주셨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한국에서 '색, 계'는 젊은 관객들 특히 여성 관객층은 물론 30대 이상 중장년층의 지지를 얻고 있습니다. '색, 계'의 어떤 이야기가 여성 관객층의 공감을 얻고 있을까.

▶이 영화는 왕 치아즈의 감정이 어떻게 변해가는지를 보여주고 있기 때문에 여성 관객들의 마음을 더 울릴 수 있다고 생각해요. 나라와 민족을 불문하고 가장 기본적인 희로애락의 감정은 모두 같다고 생각해요. 사랑에 대한 갈망도 같을 거구요. 한국과 중국 두 나라간의 문화는 닮은 부분이 많이 있기 때문에 아마도 '색, 계'가 한국 여성 관객들을 매료시킨 게 아닐까 생각합니다. '색, 계'를 사랑해주시는 모든 한국 관객 여러분, 감사합니다!

-무엇보다 '색, 계' 속 격렬하고도 진한 러브신에 대한 부담이 컸을 터이다. 다음 작품에서도 이 같은 장면에 과감히 도전하실 의향이 있나.

▶좋은 대본과 역할이 주어지고 그 배역이 이 정도를 요구한다면 고려해 볼 거예요.

-'색, 계'의 마지막 장면에 처연한 눈빛으로 허공을 바라보는 장면이 등장한다. 당신이 실제 그였다면 어떤 감정을 가졌을까.

▶사실 영화 속에서 내 감정과 생각은 이미 왕 치아즈와 하나가 됐죠. 관객들이 '색, 계'를 보고 난 뒤 왕 치아즈에 대한 평가가 더욱 중요해요. 관객 한 분 한 분 모두 다른 생각을 갖고 계시기 때문에 이것 역시 '색, 계'의 매력이 아닌가 생각해요.

-'색, 계' 속에서 이선생(양조위)과 함께 그 동안 쌓아온 극중 사랑의 감정을 마침내 드러내는데.

▶두 사람은 전란의 시대에 만났고 그래서 더욱 진실한 감정이었을 거예요. 굉장히 힘들게 얻은 사랑이죠. 이선생의 사랑을 느낀 순간 잠재의식이 그녀를 움직이게 한 거죠.

-연출 전공자로서 이안 감독에 대한 느낌은.

▶감독님은 백과사전 같은 분이예요. 어떤 문제든지 감독님께 여쭤보면 언제나 답을 주시죠. 오랫동안 굉장히 고생을 하셨어요. 이 영화는 많은 시간을 완전히 감독님 한 분께서 지탱해왔어요. 모두들 그 만큼 감독님을 신임하고 의지했죠. 그렇기 때문에 영화를 촬영하면서 가장 고단하셨을 분도 감독님이세요. 감독님은 평소 생활에서는 온화하게 보이지만 사실 영화 촬영 중에는 완벽주의자이시죠. 매사 세밀한 부분에도 굉장히 엄격하게 요구하세요.

-'색, 계' 속 치파오 의상이 매우 잘 어울린다.

▶좋게 봐주셔서 감사하다.(웃음) 치파오는 모두 심사숙고 끝에 골라낸 것들이예요. 옷감도 아시아 각지의 유명한 곳에서 공수해와서 가장 정통한 치파오 재단사에게 부탁을 드렸습니다. 의상에 정말로 많은 공을 드렸어요. 영화 속 의상은 30, 40년대 옛 상하이 문화의 매력을 표현해냈다고 생각해요. 그래서 영화를 보시는 분들께서 그 당시 시대를 좀 더 쉽게 이해할 수 있었다고 생각합니다.



-공리, 장쯔이 등 세계적인 명성을 쌓은 배우들의 뒤를 이을 것이라는 전망이 있다. 해외 진출 계획은.

▶공리나 장쯔이 모두 너무나 뛰어나신 분들이라서 제가 그 분들처럼 될 수 있었으면 하는 바람이예요. 해외진출 계획은 회사(소속사)에서 추진하고 있어요.

-차기작 출연 계획은.

▶현재 몇 개의 시나리오를 고르고 있는데, 회사측이 총괄하는 거라 자세한 상황은 아직 잘 모르겠어요.

-한국의 대표적인 가수 겸 배우 정지훈(비)과 시네아시아 올해의 아시아 스타로 선정됐다. 향후 함께 연기하고 싶은 한국 배우가 있다면.

▶Rain은 정말 재능있는 연기자예요. 기회가 되면 꼭 작품을 함께 하고 싶어요.

-개인적이고 특별한 신년 계획이 있나.

▶새해에 아버지, 어머니를 모시고 여행을 가고 싶어요.

-한국 팬들에게 한 마디.

▶'색, 계'와 왕 치아즈를 많이 사랑해주시는 모든 분들께 진심으로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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