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청자 눈물 뽑는 '오락프로'…진정성의 감동

김태은 기자  |  2007.12.20 10:40


예능 프로그램에서는 오락적인 요소가 필수불가결이다. 시청자들에게 순간적인 즐거움을 주기 위해 온갖 자극적인 수단이 동원된다. 심지어는 연출과 과장을 넘어선 거짓말까지 등장해 비난을 받는다.


이러한 가운데, '진정성'을 앞세운 예능 프로그램들이 시청자들의 호응을 얻고 있다. 가벼운 웃음, 오락거리가 난무하던 TV에서 시청자들이 진정으로 원했던 것이 무엇인가를 새삼 깨닫게 해주고 있다.

SBS '라인업'의 경우 6년만에 컴백한 개그맨 김경민의 안타까운 사연과 원유유출사고가 벌어진 태안에서 봉사활동을 벌이는 모습이 공감을 샀다. SBS '일요일이 좋다-사돈 처음뵙겠습니다'는 외국인 며느리들의 삶과 친정부모들과의 만남을 담아 감동에 목말랐던 시청자들의 마음을 촉촉히 적시고 있다.


'B급' 개그맨들을 주로 출연해 '리얼 휴먼 생계 버라이어티'를 표방하는 '라인업'은 지난달 17일 방송에서 김경민의 병고와 생활고, 동료들의 우정과 눈물을 진솔하게 보여줘 큰 반향을 일으켰다.

이날 트레이닝복 차림으로 단합대회를 하며 진솔한 대화를 나누던 중 김경민의 사연이 밝혀졌다. 25년간 친구로 지낸 MC 김용만이 "그동안 많이 힘들었지? 한참 어린 후배에게까지 손벌리는 속없는 사람처럼 돼버렸지만 그래야만 했던 네 심정이 어땠는지를 나는 안다"는 편지를 읽어내려 가자 김경민은 이내 눈물을 보였다.


당뇨를 앓았던 그는 "둘째딸이 15살이 될 때까지만 건강하게 살았으면 좋겠다. 꼭 잘돼서 '라인업' 식구들에게 은혜를 갚겠다"고 말해 TV 안팎을 눈물바다로 만들었다. 그의 절박하고 참된 마음이 고스란히 전달된 것.

'라인업'은 지난 15일 방송에서는 출연자 10명중 맏형 이경규의 주창으로 원유유출사고가 난 태안반도에서 봉사활동을 펼쳐 큰 반향을 일으키기도 했다. "시청률은 생각하지 말고 심각한 사태를 알려 시청자들의 참여를 촉구하자"는 진심이 통한 것이다.

'사돈 처음뵙겠습니다'는 베트남, 필리핀 등지에서 한국 농촌총각에게 시집온 이주 여성들의 삶과 이들의 시부모와 친정부모의 상견례를 꾸밈없이 보여주며 감동을 안기고 있다. 이 감동의 근원은 이들을 바라보는 정직하고 따뜻한 시선이다.


억지로 행복함을 꾸미지 않고, 술먹고 들어온 남편과 투닥투닥 싸우기도 하고 농사일과 집안일을 해가며 열심히 살아가는 모습을 가감없이 드러낸다. 물설고 낯선 곳으로 어린 나이에 시집와 고향과 부모에 대한 그리운 마음은 안타깝지만, 말이 통하지 않는 사돈끼리 손짓 발짓으로 애정표현을 하는 모습들이 훈훈하다. 웃음과 눈물이 어우러지는 페이소스가 시청자들을 TV앞으로 끌어모으고 있다.

한편 MBC는 감동이 담긴 '!느낌표', '쇼바이벌'을 선보여 각광받았으나 지난 11월 가을개편에서 폐지해 많은 시청자들이 아쉬워하고 있다.

'!느낌표'는 제3세계 어린이들과 오지의 어르신들을 찾아가 의료지원을 해주는 '글로벌 메디컬 프로젝트-산넘고! 물건너!', 시각장애인에게 개안수술과 각막기증을 해주는 '눈을 떠요',전국에 어린이도서관을 세우는 '책책책 책을 읽읍시다', 한국에서 일하는 아시아계 노동자와 고향 부모를 만나게 해줬던 '아시아! 아시아!' 등의 코너로 공익성과 감명을 남겼다.

또 '쇼바이벌'에서는 신인육성 서바이벌을 통해 신인 가수들의 꿈과 열정, 애환을 사실적으로 보여줘 픽션에서는 찾을 수 없는 감동을 전했다.

이들 프로그램의 부활을 요구하는 시청자들의 청원은 예능 프로그램이 나아갈 바를 시사한다. "진심은 통한다"는 말은 TV에서도 통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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