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권택 감독이 영화감독들이 뽑은 '감독 중의 감독'으로 선정돼 "등짝이 오싹하다"며 기쁨을 표현했다.
임권택 감독은 21일 오후 서울 청담동 DCM에서 열린 제10회 디렉터스 컷 시상식에서 '디렉터 오브 디렉터스'에 꼽혔다. 이 상은 디렉티스 컷 시상식이 10주년을 맞아 영화감독들이 한국영화계 가장 훌륭한 감독을 선정한다는 의미로 수여하는 상이다.
올해 100번째 영화 '천년학'을 연출한 임권택 감독은 이날 시상자인 홍상수 감독이 이름을 호명하자 처음에는 자신이 불린 줄 모르고 자리에 앉아 있었다. 이에 주위에서 모든 감독들과 참석자들이 기립박수를 치자 비로서 자신이 수상자라는 사실을 알게 돼 무대 위로 걸어 나갔다.
임권택 감독은 "예전에는 해외 영화제에서 상이라도 탈까 기웃거리면 한국영화에 대한 관심이 전혀 없었다"면서 "하지만 요즘에는 어떤 감독은 지금 무엇을 하고 있냐고 물을 만큼 한국영화의 위상이 높아졌다"고 말했다.
이어 임권택 감독은 "그럴 때마다 등짝이 오싹해지는 것을 느낀다"면서 "더 좋은 영화를 만들기 위해 노력하겠다"고 소감을 밝혔다.
임 감독의 이 같은 소감에 디렉티스 컷 시상식을 주최한 이현승 감독이 디렉터스 뷰파인더를 부상으로 전달하면서 "언제까지나 임 감독님이 영화를 찍으시라는 뜻에서 마련한 것"이라고 말하자 후배 감독들의 박수갈채가 또 다시 터져나왔다.
한편 이날 시상식에는 '밀양'의 이창동 감독이 올해의 감독상을, 전도연과 송강호가 각각 올해의 연기자상을 수상했다. 장근석과 황보라는 신인연기자상을, '기담'의 정가형제는 신인감독상을 받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