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구라 "그렇게 생겨먹은 걸 어쩌냐"(신년인터뷰)

윤여수 기자  |  2008.01.03 11:14
ⓒ사진=김병관 기자 ⓒ사진=김병관 기자


"미치겠다니까요."

새해 첫날의 일성치고는 좀 곤혹스럽다.


김구라는 "원래 그렇게 생겨먹은 걸 어떡하냐"면서도 자신에 대한 일반의 선입견과 오해가 영 불편하다는 표정을 드러냈다.

돌아보면, 그의 말은 또 다른 말을 낳았다. 말은 온전한 '말'로서 대중의 귀에 전달되지 않았다. 심지어 말은 '없는 말'까지 만들어냈다. '막말'에 '욕설'에 그의 말은 그렇게 논란을 몰고다녔다.


김구라는 억울하되, 그렇다고 남탓을 하고 싶지는 않다.

"말투에 싸가지가 없어 보이니" 그로서도 그리 억울하게 생각할 일은 아니지만, 자신의 말이 앞뒤 잘려나간 채 알려지고 왜곡되는 것 만큼은 어쩔 수가 없다. 억울함은 바로 그런 데서 생겨나는 것이라고 그는 항변했다.


데뷔 14년 만에 방송사 연예대상 본상을 거머쥐고 현재 출연 중인 방송 프로그램만 6개로 현재 최고의 인기를 누리고 있는 김구라를 새해 첫날 만났다.

그는 인터뷰를 위해 사진촬영을 하면서 "이거 내가 포즈를 잘 못취해서", "어색하네"라며 연방 쑥스러움을 감추지 못했다.

-뭘 그리 쑥스러워하나.


▶사진을 찍어도 잘 나오지 않는다. 생긴 게 이래가지고.

그러면서 그는 "사실, 내게 관한 좋지 않은 보도가 얼마나 많았냐"면서 아쉬운 표정을 지었다.

ⓒ사진=김병관 기자 ⓒ사진=김병관 기자


-늦었지만 수상을 축하한다.

▶기분이 너무 좋다. 특히 주변분들이 나보다 더 좋아하신다. 상이란 게 이래서 좋은 거구나 하는 생각을 한다. 방송사로부터도 인정을 받은 것 아닌가.

-새해 소망은.

▶지금 같은 상승세를 이어갈 수 있었으면 좋겠다. 이전에 양으로 승부했다면 이제는 질이다. 나를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프로그램을 만나고 싶다. MBC '황금어장'의 '라디오스타'나 SBS '라인업' 같은 프로그램이 좋다. 거친 방송하는 사람들, 예컨대 이경규, 신정환 같은 사람 말이다,과 함께 하는 게 편하다.

-결국 남들 비난하는 맛이 있다는 건가.

▶그건 아니고. 그냥 드센 쪽이라고 해두자. 지상렬, 박명수, 찰스, 김경민 선배 같은 사람들 있잖은가. 그리고 그것도 오해다. 사실 내 말투 자체에 좀 싸가지가 없어 보인다. 게다가 게스트들에게 어떤 피해를 주고 싶어서가 아니라 그저 재미있게 하려는 건데 그들의 팬 입장에서는 싫을 수도 있다. 내 스타일 자체가 싫은 사람들도 있을 것이다.

-그게 컨셉트는 아닌가.

▶허허, 참. 미치겠다. 생겨먹길 그렇게 생겨먹은 걸 나더러 어쩌라고. 나 같은 스타일은 좋게 말해 임팩트가 있거나 좀 튀는 거고, 나쁘게 말하면 싸가지가 없어 보이는 걸 수도 있다. 논란도 거기서부터 생겨나나보다. 루게릭병으로 돌아가신 아버지께서 생전 아프셨을 때도, 단칸방에 살 때도 주변 사람들은 내가 힘든 줄 잘 몰랐다. 부모형제가 못도와주는데 남들이 날 도와줄 수 있나? 그저 내 어렵고 힘겨운 걸 티 내지 않고 그렇게 살았다.

결국 문제는 말의 왜곡이었다. 지극히 냉소적인 듯한 그의 표정과 말투가 여기에 얹혀져 김구라는 그렇게 논란의 대상이 되어왔고 심한 경우 비난마저 감수해야 했다.

ⓒ사진=김병관 기자 ⓒ사진=김병관 기자


-돈은 많이 벌었겠다.

▶이 바닥에서 돈 버는 사람들 수준에 근접해가고 있다. 하지만 벌기 시작한 것도 지난해부터다. 2006년 하반기 KBS 2TV '불량아빠' 이후로 바빠졌다. 아직 전세를 살고 있다. 내집 마련을 위해 청약부금에 가입했다. 예전엔 언감생심, 뭘 꿈꿨겠는가. 그것 자체가 돈을 벌었다는 얘기겠지. 더 벌 수 있다면 집을 살 수도 있지만 아직 그럴 만한 상황이 못된다.

-아들 동현이와는 언제까지 함께 할 생각인가.

▶내가 동현이와 함께 무슨 프로그램에 출연시켜달라고 한 적이 없다. 한 마디로 수요가 있었을 뿐이다. 아이에게도 특별한 경험이 될 것이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아이는 그런 데 집착하지 않는다. 올해부터는 학교를 다니면서 공부도 열심히 해야겠지. 훗날에 자신이 원한다면, 자아형성이 되어서 하고 싶어 한다면 도와줄 생각이 있지만 지금 아이를 몰고갈 생각은 없다.

-팝 칼럼니스트를 꿈꾸지 않았나.

▶그랬지. 이미 책도 2권 냈다. 하지만 지금은 시간이 없다. 뭘 쓴다는 생각을 하지 못한다.

김구라는 인터뷰를 끝내고 자리를 터는 순간에도 자신에 대한 일반의 오해가 풀어지기를 기대했다. 자신의 말이 그저 개그맨의 유머로서 다가가게 되길 바라는 눈치였다. 그 자신 스스로도 "이제는 신경 좀 써야지"라며 새해를 맞는 나름의 각오를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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