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하균의 변희봉 성대모사가 궁금하다면 '더 게임'

김태은 기자  |  2008.01.19 14:42


일단 '신체강탈'이라는 흥미진진한 소재가 호기심을 자극한다. 변희봉, 신하균, 이혜영, 손현주와 추상록, 이은성까지 출연 배우들의 면면도 만만치 않다.


18일 공개된 영화 '더 게임'(감독 윤인호·제작 ㈜프라임엔터테인먼트)은 오락적 요소도 풍부하고, 끝까지 긴장감을 놓지 않게 하는 미스터리가 잘 조화됐다. 뇌교환 수술도 볼거리고, 배우들의 나무랄 데 없는 연기도 흡입력이 있다.

돈과 명예를 가졌지만 늙고 병든 금융재벌 강노식(변희봉 분), 가난하지만 사랑하는 연인과 함께 해 행복한 길거리 화가 민희도(신하균 분). 두 사람은 30억원의 돈과 젊음을 놓고 내기를 벌이고 게임에 진 희도는 뇌와 척수를 바꿔치기 당한다.


하나씩 숫자를 번갈아 불러 전화를 받는 이가 남자냐, 여자냐를 두고 승부를 가늠하는 간단한 게임이 주는 긴박감, 몸이 바뀐 두 배우가 펼치는 상대방을 흉내낸 연기를 보는 즐거움이 쏠쏠하다.

'짝사랑하는 여자 훔쳐보듯' 변희봉을 관찰했다는 신하균은 음흉하게 이빨을 잔뜩 드러낸 웃음으로 악마 같은 노식이 됐다. 감탄이 나올 정도로 변희봉의 표정, 행동 하나 하나, 말투 뿐만 아니라 목소리까지 잘 흉내낸다. 과도하게 '성대모사'를 하는 것이 아닌가 하는 느낌마저 들 정도다.


변희봉은 희도의 삼촌 태석으로 분한 손현주와 함께 언밸런스에서 나오는 웃음을 자아낸다. 변희봉은 몸은 늙었지만 나이어린 정신으로 "삼촌, 나야 희도", "삼촌, 이 몸으로 어떻게 혼자가"라고 말하고, 손현주가 "나이도 어린 놈이"라고 구박을 하는 모습은 또 적당히 코믹하다.

후반부로 가면서 노식의 몸을 가진 희도는 노식에게 버림받은 젊은 전처 혜린(이혜영 분)과 결탁해 희도의 외양을 이용해 자신의 몸을 찾으려 하고, 이제는 모든 것을 가진 노식은 수단과 방법을 가리지 않고 이에 맞선다.

하지만 오락영화를 추구했다면 결말에 대한 설명이 부족한 점이 아쉽다. 주제의식을 내비치고 싶었다면 노식이 흘리는 한 줄기 눈물의 의미를 보다 명확히 했어야 하지 않나 싶다. 마지막 신에서 웃음을 내비치는 이는 노식인가, 희도인가 논란을 남기고 싶었던 걸까.


'마요네즈', '아홉살인생' 등 따뜻한 영화들을 만들어왔던 윤 감독은 국내 데뷔 전 할리우드 연출부에서 일했던 특이한 경력을 지니고 있다.

고성 같은 노식의 대저택을 비롯, 미국 하드보일드 영화에서 느낄 수 있는 암울한 분위기도 잘 살려냈다. 휴머니즘적 영화 뿐만 아니라 오락적 영화에서도 리얼리티를 버무려 그 재능을 발휘할 수 있음을 톡톡히 보여줬다. 31일 개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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