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세스 문~" 장미희, 묘하게 눈길가네

김수진 기자  |  2008.02.18 12:54
배우 장미희 ⓒ홍봉진 기자 hongga@ 배우 장미희 ⓒ홍봉진 기자 hongga@


'위안부 소재 누드파문' 이승연, '동성애 커밍아웃' 홍석천 등 사회적으로 화제가 된 인물의 캐스팅으로 '사연많은 배우 전문 캐스팅'으로 불리고 있는 김수현 작가가 지난 해 '학력위조 파문'의 장본인인 장미희를 자신의 신작에 캐스팅하면서 눈길을 끌고 있는 가운데 장미희가 연기하는 캐릭터가 묘한 관심을 끌고 있다.


장미희는 드라마에서 재벌 사모님 '고은아'를 연기한다. 이름만큼이나 고운 장미희는 드라마에서 다른 사람의 의견은 용납하지 않는 성격이다. 드라마에서 아들 기태영이 자신의 바람과는 달리 평범한 가정에서 자란 이유리와 결혼을 선언해 머리아파하고 있다.

장미희는 지난 2일 첫 회가 방송됐을 당시 출연 논란을 일으키며 일부 시청자들에게 곱지 않은 시선을 받았던 게 사실이다.


일부 시청자들의 기대에 부응하듯 장미희는 극중 고은아라는 얄미운 캐릭터로 자리잡고 있다. 더 많은 안티팬을 낳을 것이 예상되는 상황이었지만 오히려 잘못된 캐스팅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던 일부 시청자들의 질타를 오히려 반감시키며 묘한 중독성을 뿜어내고 있다.

'아줌마'가 아닌 '미세스 문'


"미세스 문~. 저녁 준비 좀 해주세요." 장미희의 대사다. 집에서 일하는 아주머니를 칭하는 말로, '아줌마'가 아니라 '미세스 문'이라고 부드럽게 부른다.

장미희의 극중 캐릭터를 단편적으로 드러내는 대목이기도 하다. 교양미가 철철 넘치는 것처럼 행동하지만 이는 자신의 단점을 보완하기 위한 철저한 자기방어에서 오는 위장이다.

"미세스 문"은 마치 유행어처럼 번지며 장미희 캐릭터에 존재감을 더욱 부여하고 있다. "미세스 문"은 장미희의 시상식 유행어인 "아름다운 밤이에요"에 이어 벌써부터 유행어 조짐까지 낳고 있다.


분노 표출없는 절제의 독기

고은아, 장미희는 흥분하지 않는다. 자신의 성에 차지 않는 며느리감 이유리를 집에 불러 앉혀놓고 은유적인 독설을 내뱉지만, 직설화법이 아닌 간접화법으로 사람을 벼랑끝으로 몰아세운다. 오히려 흥분하는 이유리가 한 수 낮아보이기까지.

지난 17일 방송분에서 장미희의 연기는 절정에 달했다. 눈빛 하나만으로 시청자들의 미움을 사기에 충분한 카리스마를 뿜어냈다. 드라마에서 장미희의 존재감에 기대가 커지는 이유다.

장미희, 지적 이미지의 차용

학력 위조 논란 여부를 떠나 장미희는 그 이름만으로도 지적인 이미지의 배우다. 국내 영화제에서 수상한 것은 물론이고 지난 1977년 제27회 베를린국제영화제 은곰상을 수상하는 등 국내외에서 명실공히 손꼽히는 배우임에는 틀림이 없다. 또 오랜 기간 교수로 활동한 장미희의 이미지는 그야말로 미와 지를 겸비한 배우로 평가받기에 마땅하다.

장미희가 연기하는 고은아는 실제 그의 지적 이미지를 그대로 차용하며, 캐릭터의 존재를 부각시키고 있다. 또 겉은 화려하고 교양이 넘치는 고은아지만 콤플렉스를 감추기 위한 위장술임을 아는 시청자입장에선 동정심마저 일으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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