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영화 할리우드 리메이크..득or실?

전형화 기자  |  2008.03.12 08:40


한국영화가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된다는 소식이 연일 들려온다.

최근 극장가에서 화제를 모으고 있는 '추격자'를 비롯해 박찬욱 감독의 '친절한 금자씨', 김윤진 주연의 '세븐데이즈' 등 수작들과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와의 리메이크 판권 계약 소식이 끊이지 않는다.


이미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로 제작된 '시월애'나 '엽기적인 그녀' 등의 국내 역수입 소식도 심심찮게 들린다. 국내 제작진이 참여한 중국영화 '집결호'도 중국에서 어마어마한 흥행 성적을 거둔 뒤 국내 개봉했다.

이는 비나 이병헌, 다니엘 헤니 등 한국배우들의 할리우드 진출에 더해 한국영화 시스템의 수출이 가속화되고 있다는 반증이다.


할리우드에서의 한국영화 리메이크는 침체의 늪에서 허덕이던 한국영화계에 새로운 활력을 불어넣는 계기를 준다. 단순히 판권 판매 수익만 받는 게 아니라 리메이크가 됐을 경우, 또 리메이크된 영화의 판매 수익 중 일부를 받는 경우 등 다양한 수익원이 확보되기 때문이다.

뿐만 아니라 한국영화의 위상 증대와 감독의 할리우드 입성도 가능해진다.


할리우드에서 일본공포영화 리메이크 붐이 일었을 때 '주온'의 감독 등이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작을 연출했던 사례도 있다.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가 추진 중인 '괴물' 제작사 청어람의 최용배 대표는 "'무간도'가 할리우드에서 '디파티드'로 리메이크된 뒤 홍콩 영화 인력에 대해 보는 눈이 높아졌다"면서 "한국감독 뿐만 아니라 작가, 촬영 스태프 등 다양한 인력에 대해 스카우트 제의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한국영화가 '블랙홀' 같은 할리우드에 빨려들어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할리우드에서 한국영화가 리메이크되는 게 소재가 고갈됐기 때문이며 현재 구도로는 단순히 할리우드라는 꿈의 공장에 하청을 하는 신세가 되버릴 공산이 크다는 것이다. 복잡한 계약 절차로 판권만 팔린 채 몇년이 지나도 촬영은 요원한 경우도 상당하다.

한 영화 제작자는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되는 우리영화에는 한국적인 소재는 사라지고 철저히 미국화된다. 여기에서 한국영화의 활로를 찾으려 하는 것은 무리"라고 지적했다.

이러한 지적에 대해 영화계에는 일정 부분 공감대가 형성돼 있는 것도 사실이다. 단순히 소재를 제공하는 게 아니라 우리 손으로 할리우드에서 리메이크를 해보자는 기획이 추진되기도 한다.

CJ엔터테인먼트는 '비열한 거리'를 할리우드에서 직접 리메이크하는 것을 추진 중이며, 싸이더스FNH는 '화산고' 리메이크를 기획하고 있다.

더 많은 시장을 확보하기 위해 아시아 합작영화, 미국 직배 등 다양한 노력을 아끼지 않고 있는 한국영화계가 리메이크라는 활로로 또 다른 돌파구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 기대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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