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 결혼했어요', 어디까지가 설정?

길혜성 기자  |  2008.03.27 11:47
MBC가 자사의 간판 일요 버라이어티 예능 프로그램 '일요일 일요일 밤에'의 황금기 재건을 위해 지난 16일부터 야심차게 선보이고 있는 새 코너인 이휘재, 김원희, 이혁재 MC체제의 '우리 결혼했어요'에 대한 시청자들의 반응이 뜨겁다.


신애-알렉스, 솔비-앤디, 사오리-정형돈, 서인영-크라운제이 등 4쌍의 가상 스타 커플이 등장하는 '우리 결혼했어요'는 결혼이라는 주제를 리얼리티 예능 프로그램에 접목시켰다는 '소재의 신선함'에 각양각색 커플의 신혼 생활을 한꺼번에 만끽할 수 있다는 '재미적 요소'까지 더해져 시청자들의 호기심을 자극시키고 있다.

시청자들의 적지 않은 궁금증을 유발해내고 있는 부분 중 하나는 바로 신혼방과 의견 다툼의 모습까지도 서슴없이 보여주며 리얼리티 프로그램 및 엿보기 프로그램의 한계에 도전하고 있는 듯한 양상을 띤 '우리 결혼했어요'가 과연 어디까지가 설정이고 어디서부터가 말 그대로 '리얼'인지 하는 측면이다.


27일 '우리 결혼했어요' 측에 따르면 이 코너는 사실상 '리얼'로 진행된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미리 계획된 대본에 의존하는 것이 아닌, 출연자들의 애드리브와 의지에 의해 대부분의 장면이 채워지기 때문이다.


일례로 한 주에 2주 방송분의 녹화를 하는 '우리 결혼했어요'는 오는 30일 혹은 4월6일에 방영될 출연자들의 '김치 담그기' 장면을 최근 촬영했는데, 여기에서도 제작진의 관여는 "김치 담기를 한다" 정도에서 끝날 뿐 나머지는 가상 커플들이 알아서 했다.

즉, 큰 틀만을 제작진이 정해줄 뿐 그 안에서 펼쳐지는 대부분의 말과 행동들은 출연자들의 자의에 따른 것인 셈이다. 4쌍의 가상 커플이 화면 상에서 각기 다른 모습을 선보이고 있는 것도 이러한 점에 기인하고 있다는 평가다.

'우리 결혼했어요'의 한 관계자는 "제작진은 아이디어 회의 때부터 출연자 측의 의견을 최대한 반영해 주려는 노력을 보이고 있는데, 이러한 사실들에서도 이 코너의 리얼리티적 측면이 강하다는 것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을 것"이라며 "바로 이 점이 '우리 결혼했어요'의 가장 큰 강점이며, 시청자들도 이 부분에 재미를 느끼고 있는 듯하다"는 의견을 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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