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 자매' 드라마 작가의 아버지는 유명 소설가였다. '문학 DNA' 유전이 입증된 셈이다.
퓨전 사극 '다모'의 이재규 PD와 신작을 준비 중인 홍진아·자람씨의 부친 홍성원(71)씨는 한국 문단의 거목이다. '흔들리는 땅', '남과 북', '먼동' 등 대하 역사소설을 주로 집필했다.
1992년 이산문학상 수상작인 '먼동'은 KBS가 동명 드라마로 제작, 주목받기도 했다. 구한말에서 3·1운동에 이르는 시기의 처절한 민중사를 추적한 작품이다. 탤런트 하희라가 주연했다.
아버지의 필력을 물려받은 자매는 1967,70년생이다. 청춘의 초상을 깊이 있는 대사와 섬세한 감정묘사로 담아내며 마니아층을 거느리고 있다. 특히 청소년 드라마 분야에서 한 획을 그었다는 평가다.
언니 홍진아씨는 90년대 후반 KBS '신세대보고 어른들은 몰라요'를 쓰다가 동생에게 바통을 넘겨준 다음 MBC 청소년 드라마 '나'를 선보였다. 이어 의기투합한 자매는 KBS '학교3', '반올림1'을 공동집필하며 청소년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MBC '떨리는 가슴', 2005년 MBC '베스트극장'의 부활 첫 작품인 4부작 '태릉선수촌' 등도 시청자들의 호평을 받았다. 이후 각 방송사 4부작 드라마 유행의 원조 격인 작품이다.
양궁, 수영, 유도, 체조 등 운동선수 4명을 각 회의 주인공으로 내세워 20대의 도전과 좌절, 두려움, 그리고 이 와중에서 피어나는 우정과 사랑을 농밀하게 보여줬다. 4부작보다 긴 미니시리즈로 만들어달라는 시청자 주문이 빗발치기도 했다.
이들 자매 작가는 여세를 몰아 스타를 꿈꾸는 젊은 댄서들의 열정과 사랑을 MBC '오버더레인보우'(사진)에 녹여 넣었다.
홍 자매작가가 이재규 PD와 준비중인 MBC '베토벤 바이러스'는 일상에 쫓기는 남녀들이 오케스트라를 결성, 고군분투 한다는 뮤직 드라마다. 김명민, 이지아, 이순재, 송옥숙, 박철민, 정석용 등이 출연하며 6월에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한편, 이들을 또 다른 '홍 자매' 작가와 헷갈리는 경우도 잦다. 2005년 KBS '쾌걸춘향'으로 혜성처럼 등장한 홍정은·미란씨 역시 스타 드라마 작가들이다. SBS '마이걸', MBC '환상의 커플', KBS2 '쾌도 홍길동' 등을 터뜨려 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