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혀에 신내린' 유재석이 명품인 이유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2008.04.15 08:53


“야~ 역시 명품이야. 뭔가 다르긴 다르다니까...”라며 꼬꼬 샤넬, 구라다, 구짜, 루이스 뷔똥 등등 명품에 대해 흔히들 말한다. 뭐가 다르지? 음... 일단 가격부터 다르고, 그 다음엔 품질...? 어쨌든 짝퉁까지 판치는 걸 보면 명품의 가치가 크긴 큰가 보다.


그렇담 명품이란 요 녀석이 물건에만 있는 것일까? 아니다. 세상을 살다보면 사람도 명품과 싼티나는 두 부류로 나뉘어질 때가 있다. 돈이 많고 적고의 차이가 아니라, 인격의 차이로 말이다. 연예계에서도 명품 인간으로 생각되는 사람이 있으니 바로 유재석이다.

외모가 메뚜기네, 진행할 때 수다스럽네라고들 하지만, 지금부터 펼쳐질 그의 이야기들을 기대하시라! 왜 그의 품성이 명품인지 여러분도 공감하게 될 것이다.


유재석이 '진실게임' MC 하던 때의 일이다. 하루는 힘 좋기로 소문난 출연자와의 녹화였다. 녹화에 취해 흥이 난 출연자, 번쩍~하고 그를 안아올렸다. 나무를 뿌리 채 뽑아올린 임꺽정 부럽지 않을만큼 멋진 장면이었다. 그런데, 아.뿔.사! 원숭이도 나무에서 떨어질 때가 있다고 했던가! 그만 실수로 MC유를 놓치고 말았던 것! 그것도 미꾸라지 미끄러지듯 살짝 미끄러진 것도 아니고, 머리가 바닥에 세게 부딪혀 쿠웅~~~, 하고 둔탁한 소리까지 내며 말이다.

그런데, 이를 어째! 엎친데 덮친격으로 MC유 아예 기절한 채로 움직이지 못하는 게 아닌가. 닥터스와 119를 능가하는 응급상황이었고, 그 날 녹화는 그만하기로 결정을 내리는데... 그렇게 잠시 쉬는 동안 다시 정신이 돌아온 MC유, 괜찮다며 녹화를 마저 끝내자고 했다. 녹화를 다시 이어가자마자 언제 기절했었냔 듯, 혀에 신내림받은듯 완벽한 진행으로 녹화를 마쳤다. 그리곤 부리나케 응급실로 달려갔다. 녹화하는 내내 머리가 띵~하며 아팠던 터라 제작진들까지도 걱정하며 결과를 기다리고 있었다.


얼마 후... ‘따르릉~’ 한 작가의 휴대폰에 그의 전화가 왔다. 놀라 묻는 작가, “오빠, 괜찮으세요?” MC유의 대답 “응, 다들 걱정했지? 괜찮대.” 그러면서 바로 이렇게 물어본다. “아까 나 들었다가 떨어트린 출연자분 전화 번호 좀 가르쳐줄래?” 작가 왈, “연락처요? 왜요?” 그의 대답은 이랬다. “아마 그 분이 가장 놀랬을거야. 본인이 실수한 거라고 생각해서... 하지만, 나 이렇게 괜찮잖아. 걱정하지 않으셔도 된다고 전화하려구...”

캬~~~ 정말 감동적인 대화 아닌가! 대부분의 사람들이었다면 응급실 진료로 끝이었을텐데, 집으로 돌아간 일반인 출연자까지 배려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사람이 정말 진국란 생각이 절로 들었다.

그렇담 이렇게 출연자만 배려하냐? 그것도 아니다. 제작진들, 특히 막내 스태프들 챙기기엔 둘째가라면 서러울 정도로 챙긴단다. 녹화장에 스태프들이 짐을 옮길 때 도와주는 건 정말 흔히 목격할 수 있는 풍경이요, 윗사람이 아니라, 막내들 이름부터 외우는 건 그에게 있어 당연한 일이다.


한번은 해외 촬영하러 갔을 때 이런 일도 있었단다. 해외 아이템을 준비하며 고생한 막내 작가들에게 수고했다며 외국에 왔으니 맛있는 거 사먹으라며 용돈까지 줬다는 것. 여러분들도 생각해보라! 누군가에게 밥 한 끼 사고, 차 한 잔 사는 건 쉬운 일이지만, 용돈까지 주는 건 좀 더 그 사람을 생각해서 더 깊이 챙기는 게 아닌가! 돈의 액수가 크고 작음이 아니라, 윗사람이 아닌 막내들을 배려하는 그 마음이 너무 따뜻해서 감동하는 게 아닐까.

이런 그를 보면서 왜 그가 ‘국민MC’란 타이틀을 얻었는지 저절로 납득하게 된다.

“작은 차이가 명품을 만든다”는 말처럼, 사람도 작은 차이, 세심한 배려 하나로 명품이냐, 아니냐가 판가름나는 것 같단 생각과 동시에... 살짝 짖궂은 생각이 든다.

요새 열애중인 그녀와 만약 결혼을 하게 된다면...? 남편으로선 어떨까? 명품 남편이 될까? 글쎄... 뚜껑을 열어봐야 알겠지만, 그의 이런 저런 모습을 볼 때, 역시 명품 남편이 되지 않을까, 추측해본다.

<이수연 SBS '진실게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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