듀란듀란의 보컬 사이몬 르 봉 ⓒ사진제공 비포에이치엔터테인먼트
'영원한 오빠' 브리티시 팝의 전설 듀란듀란이 돌아왔다.
19년만에 다시 한국을 찾은 듀란듀란은 17일 오후 8시부터 서울 방이동 올림픽공원 체조경기장에서 내한공연을 갖고 오랜만에 한국팬과 만남을 가졌다.
역시 듀란듀란이었다. 돌아온 오빠들을 향해 언니들은 끊임없이 소리를 내질렀다. 중년의 아주머니 부대부터 아빠 목에 목마를 타고 스탠딩 공연을 관람한 어린 꼬마까지, 세대를 뛰어넘어 많은 이들이 그 시절의 듀란듀란을 추억하며 환호했다.
올해로 데뷔 30년을 맞은 듀란듀란은 이제 더 이상 80년대 뮤직비디오에서 매력을 발산하던 '꽃미남' 오빠는 아니다. 하지만 흐른 건 세월 뿐 여전히 섹시한 이들의 무대 매너는 듀란듀란을 모르고 자란 세대에게도 여전히 '먹히는' 오빠들이었음을 입증했다.
듀란듀란은 70년대 후반 결성되어 현재까지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영국의 록그룹이다. 80년대 브리티시 팝의 제왕으로 불리며 마돈나, 신디 루처, 조지 마이클 등과 함께 이름을 날렸다. 같은 영국 출신의 그룹 컬쳐 클럽과 왬의 경쟁 관계로도 유명했다.
이날 공연은 보컬 사이몬 르 봉이 "안녕하세요, 코리아!"라고 한국말로 인사를 건네며 시작됐다. 이들은 2시간여 동안 주옥 같은 히트넘버와 새롭게 발표한 신곡을 쏟아내며 연신 무대를 휘저었다. 공연 내내 관객들은 한시도 쉬지 않고 팔을 흔들며 노래를 따라불렀다. 춤을 추며 온몸으로 공연을 즐기기도 했다.
듀란듀란의 보컬 사이먼 드 봉(좌)과 베이스 존 테일러 ⓒ사진제공 비포에이치엔터테인먼트
특히 해체와 와해를 거듭하다 2003년 원년멤버인 사이먼 르 봉(보컬), 존 테일러(베이스), 로저 테일러(드럼), 닉 로즈(키보드)가 다시 뭉친 듀란듀란은 세월을 무색케 할 정도의 파워로 대중을 압도했다.
공연 중반이 지나고 'A View to a Kill' 'The Reflex' 'Ordinary World' 등 과거의 히트곡들이 연달아 흘러나오자 관객들은 자리를 박차고 일어나 열광하기 시작했다. 사이몬 르 봉은 느끼한 키스를 날리기도 하고 적당히 나온 배를 돌려가며 허리 춤을 과시했다. 발차기로 관객의 환호를 이끌기도 했다. "You Fucking play Base, John!"을 연호하게 만들며 장난스럽게 멤버를 소개하기도 했다.
앵콜의 화답은 'Rio'로 이어졌다. 보컬 사이몬은 어깨에 태극기를 두르고 나오는 퍼포먼스를 연출하며 한국 팬들에게 고마움을 전했다. 언제 또다시 이들의 공연을 볼 수 있을까 하는 아쉬움에 팬들은 쉽게 발길을 돌리지 못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