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팀의 경기결과 소식을 전한 첼시의 한국어 홈페이지. 리버풀 리세가 자책골을 넣고 고개를 떨구고 있는 사진이 게재됐다.
전세계 축구팬들의 시선을 끌어모은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4강전 첫경기는 드라마 같았다. 경기내용은 지루하게 느껴질 수 있었지만 승부 자체가 극적이었다.
23일 새벽(한국시간) 열린 리버풀과 첼시의 챔피언스리그 4강 1차전 경기는 리버풀 선수가 2골을 넣었지만 결과는 1대1 무승부였다. 경기종료 직전의 후반전 추가시간 상황에서 리버풀 욘 아르네 리세(노르웨이)가 '완벽한' 헤딩 자살골을 넣었기 때문이다.
리버풀 홈구장 안필드에서 열린 이날 경기는 전반 43분 디르크 카윗(네덜란드)의 선제골에 힘입어 리버풀이 승리를 챙길 듯했다. 후반전도 첼시가 아닌 리버풀이 주도권을 잡으며 홈팀의 승리로 마무리될 것 같았다.
첼시가 1골차라는 추격의 가능성을 끝까지 지닐 수 있었던 것은 전적으로 골기퍼 페트르 체흐(체코) 때문이다. 체흐는 스티븐 제라드(잉글랜드)의 결정적인 슈팅을 비롯해 수차례의 실점 위기로부터 팀을 지켰다. 첼시는 추격 기회를 경기종료 직전까지 가져간 끝에 상대팀 선수의 실책으로 이날 경기의 실질적인 승자가 됐다.
경기시작 전부터 안필드에 가득 모여든 리버풀 홈팬들의 열광적인 응원 탓에 경기장은 붉은 물결(리버풀의 유니폼 색깔)과 뜨거운 흥분으로 가득찼다.
원정팀인 첼시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할 수밖에 없는 상황. 그만큼 축구경기에서 원정팀은 많은 부담을 안고 경기에 나서기 마련이다.
그런탓에 챔피언스리그를 비롯한 많은 축구경기에서 원정팀이 넣은 골은 상당한 가치를 지닌다. 1·2차전 합계 골득실이 같아도 원정경기에서 많은 골을 넣은 팀이 최종 승리를 가져간다.
이런 상황에서 원정경기 무승부를 거둔 첼시는 유리한 고지에 올랐다. 2차전 스탬포드브릿지에서 열리는 홈경기에서 0대0으로 비기기만 해도 결승에 진출하게 된다.
그만큼 리세의 자책골은 뼈아프다. 리세는 후반 추가시간 4분, 첼시 살로몬 칼루(코트디부아르)가 왼쪽에서 올린 크로스를 걷어내려 했지만 마치 다이빙 헤딩슛처럼 자기팀 골문 안으로 공을 넣고 말았다. 자책골을 넣자마자 바닥에 엎드린 리세는 떨군 고개를 쉽게 들지 못했다.
드라마 같던 이날 경기를 비롯해 챔피언스리그의 명승부는 계속된다. 24일 새벽에는 박지성이 뛰는 맨체스터 유나이티드와 바르셀로나의 경기가 열려 국내팬들의 관심도 벌써부터 뜨겁다.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은 오는 29일(맨유-바르셀로나)과 30일(첼시-리버풀)에 열린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