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닥터피쉬' 이종훈·송병철의 이상한 존재감①(인터뷰)

"개그코너도 리얼리티가 대세, 록의 저항정신 살렸다"

김수진 기자  |  2008.04.25 07:30
KBS \'개그콘서트\'의 \'닥터피쉬\'코너에 출연중인 코미디언 이종훈(왼쪽)과 송병철 ⓒ홍봉진 기자 hongga@ KBS '개그콘서트'의 '닥터피쉬'코너에 출연중인 코미디언 이종훈(왼쪽)과 송병철 ⓒ홍봉진 기자 hongga@


톱스타 행세하는 엉터리 록밴드 2명 유세윤과 이종훈, 이들의 모습에 열광하는 유일한 팬 양상국 그리고 팬을 저지하는 경호원 송병철. 이들의 이야기가 안방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방송중인 KBS 2TV '개그콘서트'(연출 김석현)의 '닥터피쉬' 코너다. 얼굴만으로 큰 웃음을 선사하는 이종훈과 배우 못지 않은 잘생긴 외모의 소유자인 송병철을 만났다.


무존재의 존재감

이종훈과 송병철은 '닥터피쉬'에서 양상국과 유세윤처럼 단박에 주목받은 인물은 아니다. 노래를 부르는 것 외에는 목소리가 궁금할 정도로 대사가 없는 '록가수' 이종훈, 꽃미남 아이돌 스타같은 고운 외모의 '경호원' 송병철 역시 말로 웃기거나 표정으로 웃기는 캐릭터는 아니다. 사실 대사가 거의 없는 두 사람이다. 소리내지 않아도 자연스럽게 눈길이 가는 이유가 무엇일까. 바로 무존재의 존재감이라는 특별한 매력. 소리없이 강한 두 사람이다.

KBS \'개그콘서트\'의 \'닥터피쉬\'코너에 출연중인 코미디언 이종훈 ⓒ홍봉진 기자 hongga@ KBS '개그콘서트'의 '닥터피쉬'코너에 출연중인 코미디언 이종훈 ⓒ홍봉진 기자 hongga@



이종훈 "나는 유령 개그맨도, 못된 사람도 아니다"

이종훈은 '개그콘서트' 무대 4년차다. 그의 존재감은 지난해 연말 시상식에서 코너상을 수상한 '까다로운 변선생'을 통해 알려졌다. 그 코너에서 이종훈은 선생님에게 무시당하는 '투명인간' 같은 존재였다. 이후 '유령개그맨'이라 불리고 있다. '닥터피쉬' 코너 역시 튀는 존재는 결코 아니다.


"내가 유령개그맨? 아니다. 다들 각자의 역할이 있다. 개그코너는 멤버의 조화가 먼저다. 누구 한 사람이 튀면, 튈 수 있도록 받아줘야하는 사람이 있어야하는 건 당연한 일이다. 나는 내 역할에 충실할 뿐이다. 또 나는 못된 사람이 아니다. 제발 외모로 판단하지 말아달라. 나는 착하다."

'닥터피쉬' 코너는 지난해 말 막을 내린 코너인 '착한녀석들2'에서 비롯됐다고 이종훈은 설명했다. '윤도현의 러브레터' 사전 MC이기도 한 그는 윤도현에게 자문을 구할 정도로 이 코너에 공을 들였다.

"'착한녀석들' 코너가 막을 내리고 아쉬움이 많았다. 그 후속 코너를 생각하다가 '닥터피쉬'로 발전하게됐다. 코너를 준비하며 실제 콘서트장도 많이 다녔다. 윤도현 형에게 록에 대한 자문도 많이 받았다. '닥터피쉬'에서 내 동작은 윤도현 형의 지도를 받은 것이다."

이종훈이 아이디어를 낸 '닥터피쉬' 코너가 대박이 나는데는 그만한 이유가 있다. 메모광인 그의 습관 때문이다. 잠을 자다가도 벌떡 일어나 메모를 하는 그는 항상 개그에 대한 생각으로 깊은 잠은 꿈도 못꾼다고 설명했다. 마음은 언제나 개그무대에 있다는 그다.

KBS \'개그콘서트\'의 \'닥터피쉬\'코너에 출연중인 코미디언 송병철 ⓒ홍봉진 기자 hongga@ KBS '개그콘서트'의 '닥터피쉬'코너에 출연중인 코미디언 송병철 ⓒ홍봉진 기자 hongga@


송병철 "처음 '개콘'에 온 날 혼자 무대에 올라 웃었다"

"처음으로 '개그콘서트'에 참여하게된 날 아무도 없는 무대 위에 올라 행복해했다."

송병철, 배우못지않은 '꽃미남'이다. 무대에서도 잘생긴 외모를 강조하는 개그만 한다. 새롭게 부활한 '봉숭아 학당 2008'에서도 후광이 비치는 꽃미남을 내세워 개그를 하고 있다. '닥터피쉬'코너에서도 잘생긴 외모가 한몫했다.

"튀지않고 웃기지 않은 외모와 코너의 캐릭터가 맞아 떨어졌다. 실제 경호원에게 자문을 구해 가급적 리얼리티를 그대로 살리려고 노력하고 있다. 만약 내가 양상국 역할을 했다고 치자. 지금처럼 큰 사랑은 아닐 것이다. 이 코너는 출연자 네 명 모두 자신의 역할에 맞는 개그를 하기 때문에 돋보이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의 외모가 부각되는 데는 단순한 이유가 있다. 개성 넘치는 외모의 개그맨들 사이에 존재하기 때문에 더욱 빛나는 것이다. 그 역시 잘 알고 있다.

자칭 '춘천 4대 얼짱'인 송병철 역시 외모에 불만이 있다. "정종철 선배나 오지헌 선배가 부럽다"는 그다.

KBS \'개그콘서트\'의 \'닥터피쉬\'코너에 출연중인 코미디언 이종훈(왼쪽)과 송병철 ⓒ홍봉진 기자 hongga@ KBS '개그콘서트'의 '닥터피쉬'코너에 출연중인 코미디언 이종훈(왼쪽)과 송병철 ⓒ홍봉진 기자 hongga@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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