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유, '수비축구'로 챔스리그 결승행

풀타임 출장 박지성, 공수 걸쳐 맹활약

조철희 기자  |  2008.04.30 10:04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전 승리 소식을 전한 맨유 홈페이지 ↑챔피언스리그 바르셀로나전 승리 소식을 전한 맨유 홈페이지


잉글랜드 프로축구팀 맨체스터 유나이티드가 세계 최고의 명문클럽 FC바르셀로나를 꺾고 2007~2008 유럽축구연맹(UEFA)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에 진출했다.


맨유는 30일 새벽(한국시간) 홈구장인 올드 트래포드에서 열린 바르셀로나와의 챔피언스리그 4강 2차전에서 전반 14분 터진 폴 스콜스의 결승골을 끝까지 지켜 1대0으로 승리했다.

이로써 지난 24일의 원정 1차전 경기에서 0대0 무승부를 기록했던 맨유는 2차전 승리로 최종합계 1승1무를 거둬 오는 5월 22일 챔피언스리그 결승전이 열리는 모스크바행 티켓을 얻게 됐다.


맨유-바르셀로나 2차전은 압박축구의 진수를 보여줬다. 양팀 모두 중원에서 강한 압박을 가하며 주도권 다툼을 벌였다. 특히 맨유는 최전방 투톱인 크리스티아누 호날두와 카를로스 테베스까지 적극적으로 수비에 가담할 정도로 '수비중심' 경기를 펼쳤다.

전반 초반 맨유는 리오넬 메시를 필두로 한 바르셀로나의 공세와 압박에 골문을 지키는데 급급했다. 전방 공격수들은 철저히 봉쇄됐고 박지성이 간간히 측면돌파를 시도하며 공격의 물꼬를 트려 했다.


변변한 슈팅 한번 날리지 못한 맨유는 상대팀 수비의 실수로 득점 기회를 잡았다.

전반 14분 바르셀로나 진영 페널티박스 앞에서 잔루카 잠브로타가 걷어낸 볼이 스콜스 앞으로 흘러갔다. 스콜스는 이전 경기에서 수없이 보여줬던 중거리슛을 재연했다. 스콜스의 오른발을 떠난 볼은 바르셀로나의 오른쪽 골그물에 꽂혔다. 이 골로 스콜스는 맨유의 '레전드'로서 그 진가를 입증했다.

득점 이후 주도권을 되찾은 맨유는 바르셀로나의 공세를 차단하며 추가골을 노렸으나 치열한 공방을 거듭한채 전반전을 마쳤다.


바르셀로나는 최전방 공격수 사무엘 에투의 부진 속에서 메시와 데쿠를 중심으로 공격을 풀어가며 후반전 추격의 고삐를 당겼다. 후반 15분 앙리를 시작으로 보얀 크르키치, 아이두르 구드욘센 등 스트라이커들을 대거 투입해 반드시 필요한 한 골을 위해 전력을 다했다.

그러나 맨유의 철벽수비 앞에서 결정적인 기회를 잡지 못했다. 몇차례의 날카로운 슈팅도 맨유의 골키퍼 에드윈 판 데르 사르의 선방에 막혔다. 결국 바르셀로나는 실점을 만회하지 못하며 결승진출에 실패했다.

강한 압박과 끈끈한 수비로 이날 승리를 거머쥔 맨유의 알렉스 퍼거슨 감독은 1999년 챔피언스리그 우승 이후 처음으로 결승에 진출하게 됐다. 1차전 지나친 수비지향 전술로 '반코트 축구' 논란을 야기했던 그였지만 2차전에서도 탄탄한 수비를 바탕으로 결국 승리를 일궈냈다.

이로써 퍼거슨 감독과 맨유는 올시즌 '더블 크라운'(프리미어리그-챔피언스리그 동반우승) 달성 가능성을 한층 높였다.

한편 박지성은 이날 경기에 왼쪽 윙포워드로 선발출장해 풀타임동안 공수에 걸쳐 맹활약을 펼치며 팀승리에 기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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