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드라마 속 '광우병'

김경미 기자  |  2008.05.09 15:23
↑ 영화 \'블랙쉽\' 포스터와 드라마 \'하우스\'의 주인공 휴 로리 ↑ 영화 '블랙쉽' 포스터와 드라마 '하우스'의 주인공 휴 로리


미국산 쇠고기 수입재개를 앞두고 논란이 된 광우병 공포는 어린 학생들과 주부들까지 촛불을 들고 거리로 나서게 했다.

잠복기 10년, 사망률 100%의 무서운 질병. 드라마와 영화 속에서는 어떻게 그려지고 있을까.


2006년 발표된 뉴질랜드 코믹호러영화 '블랙쉽'은 자연의 순리를 거스르는 인간의 욕심을 꼬집는다. '블랙쉽'에서는 품종개량을 위해 실험중이던 양이 인간의 내장을 먹는 변종 바이러스를 갖게 되고, 이 바이러스는 주변의 양과 사람에게까지 퍼지게 된다.

광우병의 최초 원인은 초식동물인 소가 빨리 자라도록 육골분(동물의 내장이나 고기, 뼈)을 먹였기 때문으로 알려져있다. 양에게만 있었던 바이러스가 소의 체내에 축적되며 광우병이 처음 발생됐고 광우병에 걸린 소의 내장을 다른 소에게 먹이면서 감염은 더욱 확대됐다.


영화상에서 양고기를 먹지 않는 채식주의자들이 변종 바이러스에 감염되는 것도 의미심장하다. 광우병의 경우에도 소의 비료를 통해 채식주의자에게까지 감염될 수 있다는 것이 증명됐다.

현재 케이블 채널에서 방영중인 미드(미국드라마) '하우스' 시즌 4에서는 광우병 환자의 진단과정을 보여준다. 원인불명의 질병을 담당하는 진단전문의 하우스 박사는 채식주의자 치매환자를 광우병 의심환자로 진단한다.


광우병에 걸린 사람들이 치매와 같은 증상을 보인다는 점과 광우병을 유발하는 '변형 프리온'이 태아에게 전이될 수 있다는 점 때문이다.

부검을 하지 않으면 치매와 광우병을 확실히 구별할 수 없다는 사실은 우리 주변의 치매환자 중에도 광우병 환자가 있을 수 있다는 불안감을 갖게 한다.

↑ 영화 \'나는 전설이다\' 패러디 포스터와 \'식코\' 포스터 ↑ 영화 '나는 전설이다' 패러디 포스터와 '식코' 포스터


2007년 개봉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영화 '나는 전설이다'에서는 바이러스에 감염된 변종인간이 좀비가 되어 활동한다. 바이러스에 대한 면역력을 갖고 있는 윌 스미스는 황폐화된 도시에서 홀로 백신을 개발하며 다른 생존자를 기다린다.


치료법을 알지 못해 속수무책으로 당할 수 밖에 없는 영화속 전염병이 광우병 공포에 시달리는 네티즌들을 자극했다. 광우병이 확산될 경우 영화 내용처럼 인류가 멸망할지도 모른다며 이명박 대통령을 패러디한 포스터(사진)도 만들었다.

광우병 치료제가 개발된다 해도 모든 사람이 혜택을 받을 수 있을지는 확신할 수 없다. 비싼 치료비 때문에 손가락이 잘려도 봉합수술을 받을 수 없는 현실이라면 말이다.

미국의 다큐멘터리의 거장 마이클 무어 감독의 영화 '식코'는 미국 의료보험제도의 허점을 꼬집고 있다. 의료보험 민영화를 추진하고 있는 우리나라 역시 같은 상황이 될 수 있다며 덩달아 화제를 불러일으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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