폐막 앞둔 JIFF 민병록 위원장 "초심 잊지않겠다"(인터뷰)

전형화 기자  |  2008.05.08 11:21


올해로 아홉돌을 맞은 전주국제영화제(JIFF) 폐막이 하루 앞으로 다가왔다. 지난 1일 축제의 막을 올린 전주국제영화제는 올해 경쟁부문을 '국제경쟁' 부문으로 정립하고, 국내에서는 보기 힘든 중앙아시아 영화들을 소개하는 등 알찬 영화제를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영화제를 진두진휘한 민병록 집행위원장과 e-메일 인터뷰를 통해 이번 영화제의 성과를 들어봤다.

- 올해로 9회째 맞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성과와 미흡한 점이 있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 제9회 영화제의 성과로는 부쩍 늘어난 해외 작품과 게스트들의 방문을 이야기할 수 있습니다. '디지털 삼인삼색 2007 : 메모리즈'가 작년 여름 스위스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심사위원 특별상'을 수상한 것을 비롯해 그 효과로 전주국제영화제의 해외 인지도가 상승했습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 해외출품작수가 전년도 대비 36%가 증가하는 놀라운 기록을 세웠습니다.

더불어 영화제 기간 전 섹션에 걸쳐 고른 예매와 티켓판매로 영화제 프로그램에 대한 관객들의 높은 호응을 끌어낸 점을 들 수 있습니다. 또한 다양한 영역에서 신인감독을 발굴하고 새로운 작품들을 발견해 소개하고자 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의지가 긍정적인 결과를 이끈 것 같습니다.


영화관람은 물론 '전주 매그넘 영화 사진전'과 같은 다양한 이벤트를 관객이 즐기면서 영화제가 안정화 단계에 들어선 것으로 보입니다.

미흡한 점으로는 인프라 면에서 숙박문제를 들 수 있습니다. 점점 더 많은 관람객들이 영화제를 찾고 있지만 여전히 부족한 숙박문제로 인해 게스트들은 물론 전주를 찾는 국내 방문객들까지 숙박을 해결하는 데 어려움이 아직 있다는 점이 아쉽습니다.

-올해는 더 커진 외형과는 달리 영화제 시작부터 자원봉사자들의 교육 부족이라든지 작은 문제점들이 노출됐습니다. 상주 인원 문제는 매년 나오는데 근본적인 대책이 있다면.


▶회가 거듭될수록 많은 관객들이 전주국제영화제를 찾아주시고, 세계 영화인들이 주목하고 있는 만큼 저희도 더 많은 인원확보가 필요하다는 것을 잘 알고 있습니다. 따라서 작년 보다 50여명의 자원 봉사자를 추가해서 운영하고 있습니다.

어느 영화제보다 전주국제영화제의 자원 봉사자들은 참여한 국내외의 영화인들이 높은 평가를 받고 있어 올해는 큰 문제점이 없습니다. 그러나 운영과 진행에 있어서 전문 인력이 필요하고 상주하는 지원이 필요한 것은 사실입니다. 이러한 문제점의 해결을 위해서 예산확보가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내년 10회에는 그 부분을 보완할 것입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가 발견한 감독 혹은 작품을 꼽자면 무엇이 있을까요?

▶전주국제영화제가 자랑하는 '디지털 삼인삼색' '숏!숏!숏!' 프로젝트야말로 현재 영화계를 이끌어 가고 있는 거장 소개와 신인감독들을 발굴하고 그들의 작품이 제작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섹션이라 이러한 작업들이 우리의 ‘발견’이라할 수 있겠습니다.

그밖에도 폐막식에서 공개될 '국제 경쟁' '한국영화의 흐름' 등의 수상자들이 다음 세대의 영화계를 이끌 주인공들이 아닐까요?

-아프리카 등 해외 영화에 대한 문호를 넓힌 결과 국내 독립영화들에 대한 소개가 상대적으로 줄었다는 지적이 있습니다. 이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는지요?

▶저희 영화제는 '대안 독립 소통'이라는 슬로건으로 수많은 국내 독립영화인들의 제작 의지를 고취시키고자 노력해 왔습니다. 올해의 '디지털 3인3색'에 참여하는 감독들을 아프리카 감독들에게 의뢰했을 뿐 한국영화의 독립영화 감독들에게 기회가 줄어든 것은 아닙니다.

작년부터 전주국제영화제에서 소개된 주목할 만한 신인감독들에게 사전 제작비를 지원하여 영화를 제작하는 '숏!숏!숏!'은 이제 전주국제영화제의 대표 섹션으로 자리 매김 했다고 생각합니다. 회를 거듭할수록 '숏!숏!숏!'에 대한 관객들의 관심도 높아져 가고 있습니다.

또한 이번 한국영화 섹션의 출품작 수만 하더라도 지난해보다 두 배가 넘어서 상영 편수도 확대 했습니다. 이는 저희 영화제가 한국영화에 대한 꾸준한 관심과 지원을 아끼지 않은 결과라고 생각합니다. 또한 올해는 후반작업을 지원해주는 '워크 인 프로그래스'를 신설해 독립영화 감독들에게 지원하고 있고, 내년에는 더욱 확대해서 지원할 예정입니다.

-국제 경쟁 부문을 올해 새롭게 정립했습니다. 경쟁 부문이 가지고 있는 의미와 결과를 소개해주세요.

▶전 세계 신인감독들의 영화를 대상으로 하는 경쟁 섹션으로 기존 '인디비전' 섹션의 이름을 올해 '국제경쟁'으로 바꾼 것은 경쟁에 대한 의미를 강화하고 전 세계 주목할 만한 신인감독들을 발굴하며 그들을 지지하고자 하는 전주국제영화제의 의지를 반영한 것입니다.

또한 올해는 심사위원 특별상을 신설하여 상금 제도를 확대했고, 내년에는 감독상도 추가할 예정입니다. 세계적인 영화제로 부상하기 위해서는 경쟁부분을 확대해서 신인감독들의 참여를 유도하고 등용문이 될 수 있도록 노력할 것입니다.

-문광부의 영화제 평가에서 부산국제영화제와 더불어 좋은 평가를 받지 못했습니다. 문광부의 평가 기준에 문제점이 있다고 하더라도 정부의 지원을 받는 입장에서는 대책도 필요할텐데요. 어떤 점을 염두에 두시는지요.

▶문광부의 영화제 평가는 부산국제영화제와 함께 전주국제영화제가 매년 우수한 영화제로 평가를 받고 있습니다. 다만 100점의 전체 평가 중에 3점에 해당되는 관객만족도 평가에서 적은 점수 차로 낮게 받은 것입니다.

당연한 결과이겠지만 주말에 전주에 내려오신 분들이 표를 구할 수 없기 때문인 걸로 생각합니다. 따라서 올해는 15%정도 객석을 확대 했는데 올해도 전회 매진이 되어서 죄송할 따름입니다. 내년에는 더욱 좌석을 확보해서 이러한 불편함이 없도록 최선을 다해 관객중심의 영화제로 지향하겠습니다.

비록 지금까지 저희 영화제를 다녀가신 모든 관람객에게 만족을 주지는 못했을지라도 많은 분들의 격려와 성원을 받아왔습니다. 또한 영화제 기간이 되어 영화의 거리에서 만나는 관람객들의 표정을 보면서 더욱 몸으로 체감하게 됩니다. 앞으로 영화제 인력 운용에 더욱 노력하여 영화제를 찾는 모든 관람객들에게 잊지 못할 영화축제로 남기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전주가 발굴 혹은 발견한 감독들이 많은데요. 그중에서 기대하고 있는 분들을 꼽자면. 또 전주가 발견한 감독들을 지속적으로 지원하고 관심을 보이기 위해 어떤 노력을 기울이시는지요.

▶제1회 때 봉준호 감독의 '플란다스의 개'가 상영이 되면서 많은 국가로부터 초청이 되어 지금은 세계적인 감독이 되었고, 김영남 감독의 '내 청춘에 고함'은 59회 로카르노국제영화제에서 넥펫상과 평론가상을 수상하여 세계적으로 알려졌습니다.

당연히 저희 영화제에서 소개된 모든 감독들이 기대되고 소중합니다. 출품해 주신 모든 분들 역시 소중합니다. 선정되어 상영의 기회를 드릴 수 있었던 감독 분들, 작품들뿐만 아니라 출품하신 모든 분들과 그 작품이 소중하고 기대됩니다. 비록 상영되지는 못했을지라도 그 모든 분들이 한국영화를 이끌어갈 미래의 주역들이기 때문입니다.

-올해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 산업이 어려운 탓도 있겠지만 어느 때보다 배우들이나 감독, 혹은 제작자가 적었습니다. 이는 전주국제영화제가 소위 충무로라 불리는 한국영화산업과 더욱 거리가 멀어지고 있다는 것으로도 해석이 되는데요.

▶우선 이번 저희 영화제는 그 어느 때보다 배우와 감독들, 영화 관계자들의 방문이 많았다고 봅니다. 국내 뿐 아니라 해외 게스트들 역시 그랬습니다. 일본의 나카무라 토오루와 코이케 에이코, '나쁜 피' '퐁네프의 여인들'로 세계적인 배우가 된 프랑스의 성격파 배우인 드니 라방이 찾아왔고, 국내에는 전도연, 박해일, 안성기, 엄지원 등 40여의 배우와 50여명의 감독들이 참여했습니다.

그리고 앞에서도 말했듯이 저희 영화제는 '자유 독립 소통'이라는 슬로건을 앞세우고 있습니다. 영화제라는 것은 평소 극장에서 보기 어려운 다양한 장르의 영화를 소개하고 독립영화인들의 창작의지를 고취시키는 역할이라고 봅니다. 그런 점에서 오히려 많은 배우들과 영화 관계자들이 찾은 이번 9회 전주국제영화제는 한국영화산업에서 중요한 역할을 해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저희 영화제는 이러한 역할에 충실할 것이며 한국영화 산업의 발전에도 기여하기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내년 10주년을 기념해 영화를 제작한다는데 구체적인 계획을 설명해주세요.

▶아직은 9회 영화제가 진행 중이며 구체적으로 말씀드릴 만한 계획이 없으므로 답변하지 않겠습니다.

-앞으로 전주국제영화제가 더욱 매진하고 지향해야 할 점이 있다면 무엇을 꼽을 수 있을까요

▶지금까지 저희 영화제는 규모보다는 내실 있는 영화제를 위해 노력해 왔습니다. 그리고 영화제가 가지는 의미와 역할, 사명을 고민하며 9회를 맞이했습니다. 앞으로도 이러한 초심을 잊지 않고 한국영화의 발전과 위상을 위해 꾸준히 최선을 다해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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