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쌩얼개그' 박지선 "제 싸다구 맛좀 보실래요?"

김현록 기자  |  2008.05.13 14:04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머니투데이 스타뉴스


"제 싸다구 맛 좀 보시겠습니까∼"

'싸다구 신공'의 원빈마마로 인기몰이 중인 개그우먼 박지선은 KBS 신인개그맨 돌풍의 중심에 선 거의 유일한 여성 개그맨이다.


아담한 체구에 장난기 가득한 얼굴, 재기발랄한 아이디어와 그에 걸맞는 연기력. 어느 하나 빠지는 것 없는 개그우먼 박지선은 강유미, 신봉선 등 '개그콘서트'가 발굴한 차세대 여성 개그맨 계보를 이을 재목으로도 주목받고 있다.

"이제 막 1년이 지났는데, 운좋게 여기까지 왔어요. 제 말투가 특이하잖아요. 어떻게 어떻게 하다보니 신인개그맨으로 뽑히자마자 방송을 탔어요."


시작부터 빨랐다. 박지선은 KBS 22기 신인개그맨 연수 시절, PD 앞에서 했던 무심한 자기소개로 사람들을 웃기는 바람에 그대로 KBS '폭소클럽2'에 처음 얼굴을 내비쳤다. 첫번째 방송은 대성공, 그러나 둘째 주 별다른 반응이 없자 바로 코너가 폐지됐다. 그러나 박지선은 계속 성공 가도를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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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례적으로 신인들을 대거 투입했던 KBS 2TV '개그콘서트'의 '개그전사 300'에서 주목받은 그녀는 '삼인삼색'을 코너로 독립시켜 무대에 올랐다. 깜찍한 '성형전', 예쁘장한 '성형후'에 이어 등장, "부작용이올시다"라고 기선을 제압하던 박지선은 '조선왕조부록'의 '싸다구' 원빈마마로 입지를 굳혔다.


불손한 상궁에게 어김없이 싸다구를 날리는 독수공방 원빈마마는 인기를 누리고 있는 사극 드라마를 개그에 접목시키자는 아이디어에서 출발했다.

"원빈마마의 원래 이름은 '하얼빈'마마였어요. 그때 김석윤 PD가 '하얼빈이 뭐냐, 차라리 원빈을 하지'라고 하시면서 이름이 바뀌었어요. 물론 원빈씨가 '원빈마마'를 아는지는 잘 모르겠지만요.(웃음)"

데뷔부터 못난이 캐릭터가 이어지고 있지만 박지선은 신경쓰지 않는다. 일찌감치 캐릭터를 잡을 수 있어서 감사할 뿐. 재미있는 것은 그녀의 못난이 캐릭터 가운데 분장발의 덕을 보는 이가 아무도 없다는 사실.


최근 부활한 '봉숭아 학당'에서 박지선이 맡은 캐릭터 속에 답이 있다. 바로 '쌩얼이 빛나는 여자!' 분장 자체를 할 수 없는 얼굴 때문이다.

" 제 얼굴에 화장을 할 수가 없거든요. 피부가 너무 민감한데다 트러블이 심해서 아무 것도 바를 수가 없어요. 대학로 무대에 올라가던 시절부터 한 번도 분장한 적이 없을 정도죠. 지금까지 완전 세수한 얼굴 그대로 쭉 '쌩얼'이에요.

'쌩얼'로 TV 앞에 선다는게 떨리지도 않아요. 자신감 때문이 아니라, 원래 그렇고 앞으로도 쭉 그렇게 해야 하니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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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V를 볼 땐 생얼보다 눈에 띄는 것이 박지선의 말투다. 스스로도 자신의 인기 원동력으로 "사투리가 짬뽕된 말투"를 꼽을 정도다. 느릿느릿하지만 감칠맛나는 박지선의 말투엔 지역이 뒤섞인 집안 내력 탓이 크다. 할머니는 강원도 정선 출신, 어머니는 충청도 사투리를 쓰고 아버지는 부산 사투리를 쓴다.

알려졌다시피 박지선은 고려대학교 교육학과 출신의 이른바 '고학력 개그맨'. 그러나 대학 재학 시절부터 웃기는 학교 명물로 불렸던 개그우먼의 피를 어떻게 막을 수 있으랴.

"왜 안정적인 코스를 밟다가 개그로 왔냐는 이야기, 수도 없이 들었어요. 다만 저는 더 즐겁게 할 수 있는 걸 하고 싶었어요. 옛날에도 학교만 그리 다녔지 사람들 웃기고, '또라이' 짓 하고 그러는 거 좋아해서 사발식 있으면 쇼하고 마이크 뺏고 그랬어요."

그녀는 프리젠테이션이며 조모임을 할 때도 어떻게 하면 점수 잘 받을까 생각을 접고, 어떻게 하면 사람들을 웃길까 고민했다. 웃기고 특이한 학생으로 대접받았지만, 졸업이 가까워오면서는 친구 따라 강남가듯 그녀도 임용고시를 준비했다.

"한 3주 학원을 다녔는데 어찌나 진이 빠지던지 친구들이 다 우울해 보인다고 했어요. 엄마 아빠께 휴학을 하겠다고 말씀드렸죠. 부모님은 아무런 반대도 안하셨어요. 제가 어떤 아이인지 다 아셨거든요. 그저 젊었을 때 하고싶은 것 하라고, 그렇게 힘을 주셨죠."

그녀는 우연히 접어든 개그맨의 길이 너무나 행복하다며 밝게 웃음을 지었다. 남을 웃겨야 즐겁고, 그것이 자신의 가장 큰 재주라고 생각하는 그녀는 역시 '천상 개그우먼'이다.

"지금은 개그 프로그램에 힘을 쏟다가 나중에는 어떻게 하고, 몇년 뒤에는 버라이어티 하고 그런 계획은 없어요. 저는 원래 계획이 없어요. 개그맨도 학생 하다가 계획없이 된 거거든요. 무계획이 계획. 그저 열심히 웃겨드릴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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