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C몽, 오랜 무명 털고 일어선 재간둥이

[이수연의 클릭!방송계]

이수연   |  2008.05.27 08:59


이 사람은 누구일까?

첫째, 이 사람보다 더 솔직할 수는 없다.


둘째, 절대(?) 잘 생긴 얼굴은 아니지만, 계속 보고 있노라면 흐뭇한 웃음을 짓게 만드는 사람이다.

셋째, 매사 장난꾸러기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속깊다. 또 정도 많다.


넷째, 이 사람을 보고 있노라면 '서커스'처럼 버라이어티한 볼거리가 많아 재밌다.

그렇다. 이미 눈치 채셨으리라! 바로 재간둥이, 귀염둥이 엠씨 몽이다.


다들 아시다시피 엠씨 몽은 한참의 무명시절을 겪고 뜬 늦깍이 스타다. 내 기분이 어쩌건, 상황이 어쩌건 상관없이, 엠씨 몽의 출연은 늘 반갑다. 요렇게 기분좋은 사람이 어쩌다 그리 늦게 떴을까싶어 가끔 안타깝다가도 고생하던 무명 시절이 있었기에 지금의 엠씨 몽으로 잘 다져진걸 거라고 믿어본다.

어린 나이에 힙합 가수로 데뷔한 엠씨 몽. 당시 그 마음속에 들어가보진 못했지만, 아마도 하늘을 찌를 듯 큰 꿈과 바다보다 넒은 희망을 품지 않았을까 싶은데... 어찌되었건 명색이 가수니 서라운드 음악과 화려한 조명이 번쩍이는 무대에 서고 싶은 건 당연했겠지만, 이렇다 할 히트곡도 없고, 이름도 별로 못 알리고 있었으니 그저 꿈에 불과했다.

그나마 그를 필요로하는 무대라고는 값싼 비용에 노래 몇 곡 불르는 변두리 외부 행사 정도였다고. 그의 무명 시절의 고생은 말로 다 풀자면, 밤을 새도 모자라겠지만.. 어찌되었든 한 번은 이런 일이 있었단다. 그의 단짝 친구, 하하와 있었던 일이다.

그 때도 역시 지방 방송 스케줄이 들어왔단다. 보통의 연예인들이라면 장거리 지방 에 갈 경우, 운전해주는 로드 매니저에 코디네이터에 오랜 시간 차안에서 보내도 힘들지 않을 정도의 좋은 차에, 웬만큼 쾌적한 호텔에서 묶는 건 기본이다. 하지만, 당시 엠씨 몽과 하하에겐 이런 대접(?)은 꿈도 못 꿀 일이었다고.

몇 끼 식사비를 아끼겠다고 이 사람, 저 사람 빼다보니 지방 방송 출장에 남은 최소 인원은 엠씨 몽과 하하, 달랑 두 사람이었단다. 그러니 어쩌랴. 하하가 로드 매니저가 돼서 운전대를 잡고, MC몽은 코디네이터가 돼서 엄마 화장품 몇 개 가지고 출발할 수 밖에 없었다고.

하지만 거기서 끝이 아니었다. 숙박도 해야하는데 가진 돈이 별로 없고, 그래서 머물게 된 곳은 정말 몇십년 돼서 거의 쓰러질듯한 허름한 여인숙이었고, 심지어 뜨거운 물도 나오지 않아 샤워하는 것조차 너무 힘들었다고 한다. 하지만, 이렇게 얘기했다. 그 날 정말 고생스러웠지만, 행복했다고. 엠씨 몽과 하하, 둘이 좁은 침대에 누워서 천장을 바라보며 약속했다고. 천장의 침침한 형광등을 마치 하늘의 별처럼 생각하면서 몇 년 후 멋진 가수가 된 모습을 상상하며 꼭 꿈을 이루자고 말이다.

그리고 몇 년 후, 정말 꿈을 이뤘다. 새로 내는 노래마다 대박이요,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솔직한 웃음을 주는 재간둥이요, 가끔은 연기까지... 귀염둥이 엠씨 몽이 필요한 곳은 너무나도 많아졌으니까.

♬ 찬바람 불 때 내게 와줄래

♬ 세상이 모질게 그댈 괴롭힐 때

♬ 신나게 놀자 웃자 한바탕

♬ 하 하 하 하 하 이 밤이 다 할 때까지

'서커스' 가사는 어쩌면 엠씨 몽, 그의 생활 신조가 아닐까? 그래서일까? 엠씨 몽을 보면 든든한 남동생마냥 참 기특하니 말이다.

<이수연 SBS '진실게임'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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