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나콘다 사건' 정정아 "실패는 없다"(인터뷰)

김수진 기자  |  2008.05.28 15:34
정정아 ⓒ이명근기자 qwe123@ 정정아 ⓒ이명근기자 qwe123@


정정아(31), 그녀를 아십니까?

1997년 부산에서 무작정 보따리 하나 들고 상경한 당시 21살의 대학생. SBS 공채 탤런트 시험에 합격한 12명 가운데 이름을 올렸다. 시트콤 '오경장'에 출연해 "왜 이러세요"라는 대사까지 주어졌다. '이렇게 나의 연기자생활이 시작되는구나'라고 생각했다. 하지만 이후 아무런 연락이 없었다. "당시 나는 SBS 공채 탤런트에 뽑힌 줄 알았지만, 엑스트라에 뽑힌 것이었다." 이때부터 정정아의 연예계 생활은 시작됐다.


#1 정정아의 서울 상경기

지난 98년 대학로 창조홀 무대 위에 올려진 '배비장전'의 주연을시작으로, MBC 개그 프로그램 '코미디하우스'의 '남녀본색' 코너로 이름을 널리 알렸다. 당시 '남녀본색' 코너는 정정아라는 이름을 널리 알리게된 인기 코너다. 혜성급 신인 개그맨으로 꼽히며 승승장구하는 발판의 계기가 됐다.


하지만 지난 2005년 KBS '도전지구탐험대'에 출연해 아나콘다에 팔을 물려 논란이 일었다. 사건 이후 2년의 공백, 많은 일이 있었다 이제는 개그 무대가 아닌 연기자로 활동영역을 옮겼다. 방송중인 KBS 1TV 농촌드라마 '산너머 남촌에는'에 출연하고 있다.

"연예계 데뷔 10년만에 정식 인터뷰는 처음이다"는 그는 잔뜩 고무된 표정이었다. 영화 '작업의 정석' '화려한휴가', MBC '변호사들'을 통해 연기자의 길을 걷고 있지만 사실 그의 몸에는 '개그우먼의 피'가 흐르고 있다. 특허품 발명과 도전을 좋아하는 아버지로부터 이런 끼를 물려 받았다는 설명이다.


#2 정정아, 개그우먼에서 연기자 되다

"개그 무대에 대한 그리움이 있다. 개그는 무대에서 내게 많은 것을 가져다줬다. 지금의 내가 있기까지의 발판이 됐다. 연기를 하면서 '너 지금 여기서도 개그하냐'는 지적을 받기도 했다. 사실 전공은 연기다. 개그우먼이라는 선입견에서 오는 고정관념은 내가 감수해야할 몫이다. 나는 내 나름대로의 모습이 좋다. 이런 내 모습을 보고 나를 택하시는 감독님들께 감사할 뿐이다. 연기를 하는 동안 내가 살아 있다는 걸 느낀다."

정정아는 '산너머 남촌에는'에서 존재감을 드러내고 있다. 개그우먼 출신이라는 '고정관념의 장애'에서 자유롭다. 서민 냄새 물씬 풍기는 연기로 호평받고 있다.


정정아 ⓒ이명근기자 qwe123@ 정정아 ⓒ이명근기자 qwe123@


#3 '아나콘다' 정정아

개그 무대에서 주목받았고, 이후 각종 예능 프로그램에서 고정패널로 두각을 드러내던 가운데 '아나콘다' 사건이 터졌다. '아나콘다' 사건의 파장은 방송가 안팎을 강타했다. 결국 스스로 원치 않았지만 2년을 쉬어야했다. 그의 이름앞에는 지금도 '아나콘다'라는 수식어가 붙는다. 우울증을 겪었을 정도로 힘든 나날이었다는 고백이다.

당시 밤에는 라디오 프로그램에서 고정 패널로 일하며, 낮에는 노점상에서 액세서리를 팔았다. 고정패널로 출연중인 MBC 라디오 '심심타파'를 통한 팬들과의 만남은 꿈과 같은 존재였다.

"울산에 계신 부모님께 손 벌리고 싶지 않았다. 그리고 나를 포기하고 싶지 않았다. 부모님께 용돈을 타는 것은 부끄러웠지만, 노점상은 부끄럽지 않았다. 내가 생각하는 연예계는 스스로 포기하지 않는 이상 실패는 없다."

#4 긍정의 힘으로 산다

정정아는 '나는 잘하고 있다'는 자기최면을 걸고 있다. 유재석, 박미선, 송은이, 조혜련 등은 정정아의 든든한 후원자다.

"선배님들의 조언이 나의 힘이다. 내가 작품에서 단 한마디의 대사를 하더라도 칭찬해주고, 격려해주고, 충고해주는 말들이 큰 힘이 되고 있다. 연예계 생활을 하면서 이 분들을 만날 수 있었던 건 나에게 큰 행운이었다. 긍정의 사고 역시 이 분들의 조언이 크게 작용했다."

영화 '화려한 휴가'에서 다방 여종업원으로 인상깊은 연기를 펼쳤던 그는 '역할이 크지 않아 일주일 내내 나는 한 장면만 연기하면 된다'는 생각으로 즐겁게 촬영했다는 그는 긍정의 힘으로 전진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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