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채경 "연기자 되려 위장 취업했었다"(인터뷰)

최문정 기자  |  2008.05.31 07:30
신인 탤런트 박채경 ⓒ이명근 기자 qwe123@ 신인 탤런트 박채경 ⓒ이명근 기자 qwe123@


스튜어디스 복과 어우러진 단아한 미소가 아름답던 아시아나 항공의 얼굴. '일진 짱' 출신의 과거를 지닌 신비롭기까지 한 터프걸, KBS 2TV 드라마 '아이엠 샘'의 민사강. 그늘 없이 밝은 성격에 착한 사람이지만 늘 사건 사고를 끊이지 않고 만드는 푼수, 일일시트콤 '못말리는 결혼'의 구미호.


공통점이라고는 하나도 없을 것 같은 각양각색의 캐릭터지만 동글동글 큰 눈망울이 눈길을 사로잡는다. 웃으면 반달 모양이 되는 눈동자는 "아직 멀었다. 이제부터가 시작이다"며 반짝반짝 빛난다. 박채경이다.

박채경은 박주미, 한가인, 이보영 등 빅스타들을 줄줄이 낳은 '아시아나 항공' 광고 모델 출신. 유니폼이 갖춘 듯 떨어지는 모습으로 관심을 모았었다. 그녀는 그 후로도'아이엠 샘'에서 교복 맵시를 뽐내고, 종영을 앞두고 있는 '못말리는 결혼'에서 호텔리어의 유니폼을 입으며 일약 '유니폼 퀸'으로 등극했다.


"유니폼을 쭉 입었구나 생각도 안 해봤는데 돌이켜보니 그랬더라. '아이엠 샘' 같은 경우는 전형적인 교복이 아니라 교복이라는 느낌이 별로 안 들었다. 잘 어울린다고 칭찬해주시고 '유니폼 퀸'이라고까지 불러주시니 감사할 따름이다."

박채경은 이어 "제복 입을 작품을 더 골라봐야겠다"며 "다음번엔 경찰복을 좀 섹시하게 입어보는 건 어떻겠냐"며 농담을 던졌다.

신인 탤런트 박채경 ⓒ이명근 기자 qwe123@ 신인 탤런트 박채경 ⓒ이명근 기자 qwe123@



'못말리는 결혼' 초기 그녀는 "'아이엠 샘'의 사강이가 '못말리는 결혼'의 구미호였냐"며 "같은 사람 맞냐"는 평까지 들었다. 신비롭기까지 했던 터프걸이 톡톡 튀는 개성의 귀여운 구미호로 급격하게 변한 캐릭터가 그 이유였다.

박채경은 "둘 다 평상시 모습이어서 자연스러웠던 것 같다"며 "사람과의 관계에서 만나서 불편한 사람과 있을 때는 사강이 성격, 편안 사람과는 있을 때는 미호같은 성격이 나온다"고 고백했다.

"나는 조금 다중인것 같다. 별 것도 아닌데 그냥 기분이 좋네'하며 하하 웃을 만큼 어떤 날을 천사였다가 어느 때는 '아! 뭐야~'하며 확 짜증도 났다가 한다. 연극처럼 쭉 끊이지 않고 연기가 흘러가는 것과 달리 영화나 방송은 컷으로 끊겨 순간순간의 감정이 있는데 감정 기복이 심한 것이 그렇게 보면 연기에는 이득일지 모르나 주변 사람들이 힘들까봐 걱정이다."


살짝씩 매니저와 코디의 눈치를 살피며 말을 잇는 박채경에게선 그녀의 말처럼 사강이도 미호도 보였다.

신인 탤런트 박채경 ⓒ이명근 기자 qwe123@ 신인 탤런트 박채경 ⓒ이명근 기자 qwe123@


박채경은 "'아이엠 샘'의 사강이처럼 일명 '노는 언니'는 아니었지만 공부에 흥미는 없었다"며 "사물함에 책을 다 두고 다니다가 가방 검사에서 아무것도 안 넣고 다닌다고 혼나기도 하고 가끔 지각도 했었다"고 학창시절을 공개했다.

이어 그녀는 "연기자가 너무 되고 싶어서 3학년 2학기때부터는 위장취업을 하고 계속 연기학원에 다니며 거의 학원에서 살다시피했다"며 "나중에 수시로 대학을 가서 눈 감아주셨던 선생님들이 '취업한다고 해놓고 대학에 붙으면 어떻게 하냐'며 다시 학교에 나오라고 하셔서 곤란했었다"고 털어놓았다.

박채경은 또 "망가지는 연기가 오히려 더 재밌다"며 호평을 받은 '똥개송'에 대해 설명했다.

평소에도 "대본에 재밌는 내용이 있으며 '이거 봐~'해가며 코디와 어떻게 더 살릴지 신나게 회의한다"는 박채경은 "노래 후 김수미 선생님이 "미쳤더라"고 말하시는데 대본 속 나훈아의 노래로는 나올 것 같지가 않더라. '재미난 부분이 있다면 어설프게 가기보다 확 가자'는 생각에 연구하다가 '똥개송'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박채경은 '똥개송'이 나온 비하인드 스토리만큼이나 톡톡 튀고 열정적이다.

박채경은 "모든 캐릭터를 다 하고 싶지만 그 중에서 정신분열증이나 조울증을 앓는 역할을 꼭 해보고 싶다"며 "잘 할거라는 자신감은 없다. 어려울 것 같지만 그래서 더 해보고 싶다"고 의욕을 보였다.

박채경은 "더 좋은 사람, 잘하는 사람도 많았을 텐데 제가 된 건 실력보다 운이었던 것 같다"고 속마음을 드러내고 "연기를 봐주는 사람에게 인정을 받는다면 정말 기분이 좋다"며 "이제부터 더욱 갈고 닦아서 같이 연기를 하는 사람들에게 인정 받고 또 감독님들에게 '언젠가 같이 연기를 하고 싶은 배우'라고 인정받고 싶다. 속해있는 쪽에서 더 인정받는 배우가 되고 싶다"고 포부를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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